대체 뭐라고 말했기에... '진성준 북한 지뢰 발언'에 폭발한 네티즌들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를 두고 "우리 군을 상해할 목적으로 심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한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의 발언이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대한민국 국방위원장인가, 북한 국방위원장인가"라며 날을 세웠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이 28일 오후 경기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찾아 북측을 살펴보며 최근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와 관련한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 뉴스1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진 위원장은 전날 KBS 1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지난 21일 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를 두고 북한의 책임을 언급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채택한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거론하며 "MDL(군사분계선) 부근을 국경선으로 두고 그 국경선 부근을 요새화하겠다는 작업이 계속 진행돼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국경선 요새화 작업의 일환으로 지뢰가 매설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 점에서 북한의 책임은 피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아주 엄중하고 단호한 항의 조치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진 위원장은 군사적 대응에는 선을 그었다. "당장 이 문제를 과거 목함지뢰와 곧바로 비교해서 군사적 대응 조치에 나서는 것은 조금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목함지뢰 사건과의 차이를 근거로 들었다. 진 위원장은 "당시 북한은 군사분계선을 넘어와서 우리 군의 수색로상 소통문에 지뢰를 심었다"며 "거기를 다니는 우리 군 장병들을 상해하려는 의도를 분명하게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사고에 대해서는 "조금 더 조사를 해 봐야겠지만 MDL을 넘어와서 우리 군을 상해하기 위해 일부러 심었는가 하는 문제는 좀 다른 문제"라며 "이 지역은 원래 우리 군이 수색 작전을 펼치지 않는 지역"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니까 우리 군을 상해할 목적으로 심었다고 단정하기 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유엔군사령부의 판단도 언급했다. 진 위원장은 "유엔군사령부도 비무장지대에 공격형 무기나 중화기는 안 된다고 하고 있지만 방어적 목적의 시설이나 무기는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북한의 지뢰 매설이 실제로 이뤄졌는데 그것이 방어적 목적이라면 군사적 대응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뢰가 매설된 것인지 유실된 것인지가 중요하냐는 질문도 나왔다. 진 위원장은 "유실이든 매설이든 기본적으로 북한에 책임이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대응의 수위나 방법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는 "고의로 우리 장병을 상해하기 위해 지뢰를 매설했느냐, 아니면 다른 지역에 매설한 것이 비 때문에 쓸려 와서 사고가 일어났느냐 하는 것은 고의성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했다.

사고 뒤 현장조사 착수까지 일주일 가까이 걸린 점을 두고 제기된 '늑장 조사' 논란에는 적극 반박했다. 군은 사고 다음 날인 22일 방호복과 화약흔 채취 거즈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했다. 현장조사를 위한 기동로 확보와 작전환경 점검은 지난 26일에 착수했다.

진성준(오른손을 들고 있는 사람) 국회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국방위원들이 28일 오후 경기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찾아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와 관련해 설명을 듣고 군 관계자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 뉴스1

진 위원장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그는 "평소 우리 군이 수색 작전을 벌이는 지역이 아니라 새로운 수색로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조사 인력이 다시 들어가는 것 역시 매우 위험한 일이다. 지뢰밭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당 지역은 통신이 잘 되지 않는 데다 MDL과 가까워 북한군의 공격을 받을 수도 있는 곳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진 위원장은 "북한 측 입장에서는 MDL을 침범했다며 사격도 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안전 조치를 갖춘 다음에 비로소 작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는 설명"이라며 "저는 그 설명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조사 인력이 2차 폭발에 대비해 5cm 간격으로 땅속을 확인하며 전진했다는 현장 설명도 전했다. 비로 증거가 유실됐을 수 있다는 야권의 지적에는 "현지에 4~5mm 정도의 비가 내렸다고 한다"며 "그 정도 비로 증거가 유실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북한 눈치를 보느라 조사를 미뤘다는 주장에는 "우리 군이나 정부가 이 사고의 진상 규명을 늦춰야 할 실익이 없지 않나. 그걸 늦춰서 무슨 이익이 있나"라며 "전혀 가당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유엔사가 신속한 조사를 요구했는데 군이 반대했다는 한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무슨 근거로 그렇게 얘기하는지 모르겠다"며 "과도한 주장이고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제기한 청문회·국정조사 필요성에는 웃음으로 답한 뒤 "정 원내대표는 국방부의 보고나 조사 진행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한 채 그런 주장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밝힌 한반도 평화 체제 구상에 대해서는 "동결, 감축을 거쳐 최종적으로 비핵화까지 나아가는 단계적 접근"이라며 "매우 현실적이고 실용주의적인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진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한 의원은 곧바로 페이스북에 비판 글을 올렸다. 한 의원은 전날 "민주당은 '북한이 재미 삼아 지뢰를 심었다'는 말인가"라며 "지뢰라는 잔인한 살상무기에 상해 목적 말고 다른 목적이 있나. 진 위원장은 북한 국방위원장인가, 대한민국 국방위원장인가"라고 말했다.

진성준 위원장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하고 있다. / 뉴스1

한 의원은 또 다른 글에서 "우리 장병에게 발목 절단상을 가한 북한 지뢰가 고의가 아니고 상해 의도가 아닐 수 있다는 망언을 하는 민주당 진 위원장은 북한 국방위원장에 어울린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현장조사가 늦어진 경위에 대해서도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별도의 페이스북 글에서 "하나 마나 한 비겁한 변명 말고 '유엔사 즉시 조사 요구를 거부하고 29일로 현장조사를 미룬 범인'이 누구냐"며 이재명 대통령을 지목해 답변을 요구했다.

한 의원은 유엔사가 사고 직후인 21~22일 현장조사를 요구했지만 군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 24일에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DMZ 지뢰 폭발 사고 즉각 조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네티즌 반응도 싸늘했다. 관련 기사 댓글에는 진 위원장을 비판하는 글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우리나라 군인의 다리가 날아갔는데 신중 같은 소리 하네"라고 적었다. 다른 네티즌은 "방어적 목적으로 심었으면 자기들 땅에 심어야지 왜 우리 땅에 심나"라고 꼬집었다.

"상해 목적이 아니면 재미있으라고 심었나", "지뢰를 상해 목적으로 심지 보물찾기용으로 심었을까", "지뢰 찾기 게임을 하라고 심은 거냐", "남북이 적대적으로 맞선 상황에서 그럼 짐승을 대상으로 지뢰를 심었을까. 다친 병사 앞에서 똑같이 말해보라" 등의 댓글이이 쏟아진다. "당연히 상응하는 대응을 해야지"라며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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