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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계란 역마진 수입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실제 수입 단가가 당초 국정감사에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높았던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브라질 계란을 수입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야당 쪽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가 정상외교 성과를 챙기느라 국민 세금을 무리하게 쓴 것 아니냐고 야당은 지적한다. 정부는 소량 시범 도입이었다고 밝혔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브라질산 계란의 실제 수입 단가는 한 알에 1464원이다. 국감에서 알려진 1300원보다 164원 비싸다. 30알들이 한 판으로 환산하면 4만3923원이다. 정부는 브라질산 신선란을 112만개 수입했다.
수입 단가가 뛴 것은 낙찰업체가 두 차례 계약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처음 낙찰된 업체가 써낸 가격은 한 판에 3만8892원이었다. 최종 계약은 이보다 5031원 비싼 4만3923원에 체결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국회의원에게 계약 내용을 알리며 최종 계약가가 아닌 최초 업체의 입찰가를 제출했다. 국감에서 실제보다 낮은 1300원이 알려진 이유다.

최종 수입 단가를 다른 나라 계란과 비교하면 정부가 얼마나 비싸게 브라질 계란을 들여왔는지 실감할 수 있다. 개당 수입 단가는 미국산이 464원, 태국산이 305원, 덴마크산이 761원이었다. 브라질산은 미국산의 약 3.2배, 태국산의 약 4.8배에 이른다.
이렇게 사들인 계란은 헐값에 시장으로 풀렸다. 농식품부는 수입 계란을 원산지 구분 없이 같은 가격에 유통업체에 공급했다. 평균 공급가격은 한 알에 131원 수준이다. 1464원에 들여온 브라질산 계란을 수입가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값에 넘긴 셈이다. 대형마트에서는 한 판 4980원, 배달의민족 즉시배송 서비스 배민B마트에서는 4990원에 팔렸다. 수입 원가와 유통업체 공급가의 차이는 정부 재정으로 메워졌다.
미국산과 태국산을 훨씬 싸게 들여올 수 있었는데도 굳이 비싼 브라질산을 사들인 것을 두고 야당이 의혹을 제기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식품부 국감에서 브라질산 계란 수입 절차가 2월 한·브라질 정상회담 이후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의 7월 브라질 방문 직전에 브라질산 계란이 들어온 점도 문제 삼았다. 정상외교 일정에 맞춰 수입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브라질산 계란 수입이 정상회담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김 의원의 질의에 "그것과는 관련 없다"고 답했다. 송 장관은 "수입선을 찾던 중 브라질에 여유가 있어서 가져온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브라질 측 발언은 정부 해명과 배치된다는 점이다. 브라질 현지 언론 보도를 확인한 결과, 룰라 대통령의 방한에 동행한 카를로스 파바로 브라질 농업축산부 장관은 이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린 2월 23일 브라질 언론에 계란 시장 개방 성과를 직접 설명했다. 파바로 장관은 "한국 대통령이 브라질 계란 시장의 한국 진출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받았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며칠 안에 증명서가 발급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도 했다.

브라질 매체들은 한국 측이 서류 접수를 확인하면서 브라질산 계란의 한국 수출이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고 전했다. 파바로 장관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브라질산 계란 수입 문제가 정상 간 대화 의제로 먼저 다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후 절차는 브라질 측 설명대로 진행됐다. 브라질 축산 전문매체 피드앤드푸드는 브라질이 한국으로부터 계란 수출 허가를 받았다고 5월 7일 보도했다. 브라질 농업축산부 고위 관계자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룰라 대통령의 한국 방문이 협상 진전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브라질산 계란은 7월 13일 국내에서 처음 통관됐다. 이 대통령이 브라질을 국빈 방문하기 2주가량 앞둔 시점이었다.
이 대통령은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브라질을 국빈 방문했다. 두 정상은 당시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2월 방한 때 채택한 '한-브라질 전략적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2026-29년 행동계획'에 담긴 브라질산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한국 시장 접근 약속을 재확인했다. 양측은 8월 브라질에서 실시하는 농림축산검역본부와 농식품부의 기술 실사를 시작으로 브라질산 쇠고기 위험평가 절차를 지체 없이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공동성명에 계란은 따로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브라질산 축산물의 한국 시장 개방은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모두 의제에 올랐다.
수입 시점도 도마에 올랐다. 농식품부는 11일 설명자료에서 미국 주요 생산지역의 수입 제한이 5월부터 순차적으로 풀렸다고 밝혔다. 정부의 주력 수입처인 미국산 공급이 회복되던 시기에 미국산보다 3배 넘게 비싼 브라질산 계란을 처음 들여온 것이다.
농식품부는 전날 설명자료를 내고 계란 수입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에 따른 일시적인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한시적인 수급 안정 조치였다고 밝혔다. 지난겨울 고병원성 AI로 산란계 약 1134만마리가 살처분되면서 계란 생산이 줄었다고 했다. 농식품부는 브라질산 계란 112만개를 16억원어치 들여온 것은 미국산에 편중된 수입 구조를 보완하고 수출국의 가축질병 발생 등으로 생길 수 있는 수입 차질에 대비하기 위한 소량 시범 도입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브라질산 계란 수입에 혈세 800억원을 낭비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했다.
이 대통령도 직접 나섰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 비공개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브라질산 수입 계란과 관련한 허위 정보가 번지고 있다며 엄정하게 대처하라고 주문했다.
야당은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계란 수입까지 좌파 커넥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장 대표는 "아무리 운송비가 든다고 해도 어떻게 이런 가격이 나올 수 있는가"라며 "결국 우리 국민의 혈세로 브라질 누군가의 배를 채워준 거 아닌가. 국내 '왼쪽' 챙기는 걸로 모자라서 국제 '왼쪽'까지 챙겨준 것인가"라고도 말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훨씬 싼 계란을 파는 나라가 있었다며 '국제 커미션'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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