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광주 바 루아, 4골 폭풍 관여…K리그1 31R MVP 날았다

위키트리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국정감사장에서 소방 예산을 '재정 빨대'에 빗댄 발언을 두고 소방공무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은 "전국 소방관의 명예를 훼손한 망언"이라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고, 경기도는 "국비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던 취지"라며 진화에 나섰다.

논란이 된 발언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병)은 이날 추 지사가 지난 8월 선포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의 타당성을 따지는 과정에서 소방 재정 문제를 꺼냈다. 권 의원은 "소방 예산 중에 국비를 전체적으로 높여달라는 요구를 해야지, 세원을 조절하면 또 다른 충돌이 온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추 지사는 "의원님 말씀처럼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답했다. 이어 "인건비만 하더라도 2027년에 1조1000억원을 차지하고, 사업비만 5000억원가량"이라며 경기도가 떠안고 있는 소방 재정 부담의 규모를 구체적인 숫자로 제시했다. 추 지사는 소방 예산에 대한 국비 지원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권 의원의 지적에 공감을 나타내면서, 담배에 매겨지는 세금 가운데 일부를 소방 재원으로 돌려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을 덜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갔다.
발언의 취지 자체는 국가직 공무원인 소방관의 인건비 대부분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구조적 모순을 지적하려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화재와 재난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일하는 소방관 조직을 '빨대'에 비유한 표현이 알려지면서 일선 현장의 분위기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전공노 소방본부)는 이튿날인 14일 성명을 내고 추 지사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노조는 "추 지사가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는 귀를 의심케 하는 망언을 쏟아냈다"며 "충격적인 발언에 전국 7만 소방공무원은 끓어오르는 분노와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가 문제 삼은 것은 '빨대'라는 비유만이 아니었다. 노조는 추 지사가 내년도 소방 인건비와 사업비를 언급하면서 '1조1000억원을 잡아먹는다'는 식으로 표현한 대목도 함께 꼬집었다. 노조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뛰는 소방관들을 단순한 예산 낭비 요인이자 재정의 짐으로 치부한 것"이라며 "소방 인건비와 사업비는 국민 안전과 직결된 필수 비용"이라고 반박했다.
노조는 이어 "소방관들은 재난 현장의 최일선에서 화마와 싸우며 묵묵히 헌신하고 있다"며 "우리가 흘리는 피와 땀, 그리고 목숨을 건 희생이 어찌하여 지자체의 '골치 아픈 재정 빨대'로 매도돼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발언을 "전국 7만 소방공무원의 자부심을 짓밟고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모독 행위"로 규정했다.
다만 노조는 추 지사가 짚은 제도적 문제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문제의식은 공유하되 해법의 방향이 틀렸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노조는 "소방관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여전히 지방재정에 상당 부분 의존해야 하는 불완전한 현실이 문제라면, 국비 지원 비중을 높여 달라고 정부에 당당히 요구하는 것이 도지사로서의 올바른 책무일 것"이라며 "그러나 추 지사는 제도적 모순을 해결하려는 노력은커녕 그 책임을 도민의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소방 조직에 전가하며 상처를 줬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재정 빨대', '잡아먹는다'는 발언으로 소방관들의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해 7만 소방관 앞에 즉각적이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경기도가 안정적인 소방 예산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경기도는 해명에 나섰다. 도는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관련 재정을 지자체가 대부분 부담하고, 오히려 국고 지원 비율은 줄어드는 현실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방 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지키는 매우 중요한 필수 업무"라며 "경기도 소방직 공무원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며 소방 재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해명은 경기도 차원의 입장으로, 노조가 요구한 추 지사 본인의 사과는 담기지 않았다.
이번 논란의 이면에는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해소되지 않은 이른바 '반쪽 국가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전국 소방공무원은 2020년 4월 1일자로 국가직으로 일괄 전환됐다. 정부는 이에 맞춰 담배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가운데 소방안전교부세로 배분하는 비율을 20%에서 45%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신분은 국가직인데 인건비 등 예산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시·도가 부담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지자체와 소방 현장 모두에서 불만이 누적돼 왔다. 2022년 기준 전국 소방공무원 인건비 4조9000억원 가운데 국비인 소방안전교부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9.8%(4800억원)에 그쳤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추 지사는 취임 이후 이 문제를 경기도 재정난의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아 왔다. 추 지사는 지난 8월 5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했다. 도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취득세 수입이 2022년 약 11조원에서 올해 8조원 수준으로 줄어든 데다, 전임 도정에서 상당수 민생사업 예산이 12개월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됐다는 게 이유였다.
사흘 뒤인 8월 8일에는 SNS를 통해 소방 재정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추 지사는 "국가직 소방공무원 1만1000명에 대한 1조5000억원이 넘는 경비를 대부분 경기도가 부담하고 있다"며 "인건비는 1조1000억원인데 중앙정부는 800억원만 부담하고, 나머지 사업경비 4000억원도 중앙정부는 300억원을 대주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직 인건비는 중앙정부 몫"이라고 강조했다.
추 지사의 제도 개선 요구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지난달 7일에는 충북도청을 찾아 소방공무원 인건비의 국가 부담 확대 등 지방재정 개편을 위한 광역지자체 간 공조를 제안했다. 지난달 21일 더불어민주당과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는 지방소비세율 단계적 인상, 법인세 일부의 광역지방정부 배분과 함께 담배소비분 지방교육세를 소방분 지역자원시설세로 전환해 소방 인건비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공식 제안했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