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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국정감사에서 소방 예산을 '재정 빨대'에 빗댄 추미애 경기지사의 발언이 논란을 키우자 당 차원에서 공식 사과에 나섰다.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은 16일 서면 브리핑을 내고 "추 지사가 소방 재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표현으로 상처받은 소방공무원과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발언 당사자인 추 지사가 직접 사과하기 전에 당이 먼저 고개를 숙였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변인은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설명하려는 취지였더라도, 위험한 현장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소방관들의 노고와 자부심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당은 사과에 그치지 않고 후속 대책도 함께 내놨다. 이 대변인은 2020년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인건비를 비롯한 소방 예산이 여전히 지방재정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짚으며 "국가직 전환의 취지가 현장에서 실현되도록 재정과 처우에 남은 과제를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소방관 안전을 위한 지원 확대와 함께 인력·장비 확충,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에 필요한 예산 확보에 힘쓰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였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소방 예산은 세원 조정 대신 국비 지원을 요구해야 한다'고 질의하자 추 지사는 "의원님 말씀처럼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답했다. 이어 "인건비만 하더라도 2027년도에 1조1,000억 원을 잡아먹게 되고, 사업비만 5,000억 원가량"이라며 "인건비와 사업비를 합쳐 약 1조7,000억 원이 나간다"고 부연했다. 소방 관련 재정 부담을 구체적인 금액으로 언급하는 과정에서 '빨대', '잡아먹는다'는 표현이 그대로 노출됐다.

현장의 반발은 즉각적이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산하 소방공무원 노조 등은 소방관들의 헌신을 폄훼했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소방공무원노동조합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등은 소방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모독 행위라고 규정했다. 16일에는 소방통합공무원노조가 경기도청 앞에서 항의 집회와 1인 시위를 열었고, 성명을 통해 "소방공무원의 헌신을 재정 낭비나 부담으로 바라보는 인식은 현장 대원들의 사기와 자긍심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재차 사과를 요구했다. 노조는 소방의 명예와 자긍심을 훼손하는 표현이 반복되지 않도록 추 지사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발언 이후 사흘째 소방 조직 내부의 반발이 이어졌다.
경기도 측은 발언의 취지가 왜곡됐다는 입장의 해명을 내놨다. 경기도청은 국가직으로 전환된 소방공무원 인건비 상당수를 여전히 지방재정으로 감당하는 문제를 지적하다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홍은광 경기도 대변인도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관련 재정을 지자체가 대부분 부담하고 있으며, 오히려 국고 지원 비율이 줄어드는 상황을 강조하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대변인은 "경기도 소방공무원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며 소방 재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재정 구조 문제를 제기하려던 의도였다는 설명이지만, 표현 자체가 소방관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점에서 노조의 반발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여론 악화에 불을 붙인 것은 16일 발생한 화재 사고였다. 이날 오전 8시 38분쯤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4층짜리 금속 사출 인쇄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관 5명과 공장 관계자 2명 등 7명이 다쳤다. 소방관 2명은 중상자로 분류됐고, 이 중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소방관의 희생과 헌신이 현실로 드러난 날, 소방 예산을 '재정 빨대'로 표현한 앞전의 발언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면서 파장이 커졌다.
추 지사는 이날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간담회와 전국체육대회 개회식 참석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로 향하던 중 화재 소식을 듣고 일정을 취소한 뒤 현장을 찾았다. 추 지사는 부상한 소방관들의 치료와 회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동료의 부상에 슬퍼하는 소방대원을 위로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추 지사는 "경기소방이 3분 만에 출동해 피해 확산을 막아냈다"며 "현장에서 작업하는 분들을 먼저 내보내고 소방관들이 가장 뒤늦게 남아서 나오다가 미처 안전하게 대피를 못 했다"고 부상 경위를 설명했다.
추 지사는 사고 원인과 관련한 문제도 언급했다. 금속 세정 과정에서 시너를 취급하다 불길이 일어나 피해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추 지사는 "이러한 위험물질을 다루면서도 소방당국으로부터 허가도 제대로 받지 않고 취급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소방본부와 긴밀히 협력해 위험물질을 다루는 업소를 사전에 단속하고, 예방활동을 강화하는 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추 지사는 이날 부천 화재 현장에서 국감 발언과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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