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보증금 12억 호화 관사에 살며 억대 관용차 몰면서..."

국민의힘이 소방 예산을 '재정 빨대'에 빗댄 추미애 경기도지사에게 사죄를 요구했다. 경기 부천시 공장 화재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관이 끝내 숨진 가운데 나온 논평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까지 함께 비판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6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의 한 공장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7일 '소방관이 재정 빨대라는 추미애 지사의 인면수심… 민주당 뒤에 숨지 말고 사죄하십시오'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들의 피와 땀을 가리켜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재정을 잡아먹는다'고 매도한 추 지사의 망언은 7만 소방공무원과 국민을 향한 명백한 인격 모독이자 언어폭력"이라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사자의 진정한 사과 하나 없자 결국 민주당이 '대리 사과'라는 기괴한 촌극을 연출했다"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뻔뻔함의 극치이자 소방관을 또 한 번 모욕한 인면수심의 처사"라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작 본인은 보증금 12억원이 넘는 호화 관사에 억대 관용차를 몰며 도민의 혈세에 빨대를 꽂고, 목숨 걸고 화염 속으로 진입하는 소방관들의 필수 예산을 줄이고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를 위한 예산마저 전액 삭감했다"고 주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을 향해 "당내에서 자신과 각을 세워온 추 지사가 망언으로 궁지에 몰리자, 기다렸다는 듯 '천금을 준들 아깝겠느냐'며 저격 정치, 훈수 정치에 나섰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천금이 아깝지 않다'며 말로만 생색낼 것이 아니라 지방정부에 소방 재정을 떠넘기는 구조적 문제부터 당장 해결하라”며 “200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이라는 정권 쌈짓돈을 만들어 입맛대로 쓸 궁리만 하지 말고, 그 돈으로 장비조차 사비로 사서 쓰는 소방관들의 처우부터 당장 현실화하라”고 요구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에서 "부천 도장공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을 구하다 순직하신 소방관의 명복을 빌며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소방 예산을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로 폄하했던 추 지사는 비판 여론에 떠밀려 화재 현장을 찾고도, 정작 자신의 망언에 대해서는 유감 표명 한마디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추 지사는 입을 다물고, 민주당 지도부만 마지못해 대리 사과에 나섰다"며 "이재명 정부와 추 지사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 정책 마련에 즉각 나서라"고 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국민의힘이 문제 삼은 추 지사 발언은 지난 13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추 지사는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경기도 재정 비상 선언에 관해 묻자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며 "인건비만 하더라도 2027년에 1조1000억원을 잡아먹게 되고 사업비만 5000억원가량, 그러니까 국가직임에도 소방 인건비와 사업비를 합쳐 1조7000억원이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소방공무원은 2020년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인건비와 사업비 상당 부분은 광역자치단체가 부담한다.

소방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14일 성명에서 "소방공무원은 경기도 재정을 갉아먹는 '빨대'가 아니라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소방공무원노동조합은 15일 "칠흑 같은 화마 속으로 가장 먼저 뛰어드는 소방관들의 목숨 값이 고작 '빨대'냐"고 했다. 홍은광 경기도 대변인은 "해당 발언은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관련 재정을 지자체가 대부분 부담하고 오히려 국고 지원 비율이 줄어드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이어지던 전날 오전 8시40분쯤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한 금속부품 도장공장에서 불이 났다. 불은 2시간 반 만에 꺼졌다. 가장 먼저 현장에 투입된 선발대였던 40대 소방대원 A씨는 20분가량 화재를 진압하다가 불길이 빠르게 번지면서 고립됐다. A씨는 오전 9시40분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의식 불명 상태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이날 오전 1시쯤 숨졌다고 경기남부경찰청이 밝혔다. 크게 다쳐 병원에 옮겨진 또 다른 40대 소방대원 1명은 의식을 되찾았다. 나머지 소방대원 4명과 공장 관계자 2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A씨의 빈소는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세종시 세종중앙공원 도시축제마당에선 17일 오후 2시부터 합동분향소가 운영된다.

추 지사는 전날 제주 일정을 취소하고 화재 현장을 찾았다. 추 지사는 "두 분의 소방관께서 크게 다치시고 한 분은 중태에 빠져 있어 매우 큰 충격이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기자가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한 소방노조 반발을 묻자 추 지사는 "그런 얘기 하지 마라"라며 손사래를 치고 자리를 떠났다.

민주당은 전날 이용우 대변인 명의 서면브리핑에서 "상처받은 소방공무원과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소방관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 확보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제주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 기념사에서 부상 소방관들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지금 이 순간 화재를 진압하다 심정지 상태로 입원해 있는 소방관이 있다"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져가며 헌신하는 그분들에게 천금을 준들 아깝겠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추 지사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소방을 재정 부담으로 표현했다가 역풍을 맞은 추 지사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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