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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에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는 17일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다시 한 번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하는 바이며, 이는 국가 간, 국민 간 신뢰에 기반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토대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고 했다.
이번 논평은 다카이치 총리가 이날 도쿄 야스쿠니 신사의 추계 예대제에 맞춰 공물을 봉납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내각총리대신 다카이치 사나에'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보냈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사에 사용되는 나무 공물이다.
추계 예대제는 오는 19일까지 사흘간 이어진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기간 신사를 직접 방문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총리 주변 관계자를 인용해 다카이치 총리가 참배를 보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물 봉납과 직접 참배는 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한국 정부는 야스쿠니 신사와 관련한 일본 지도자들의 행보에 거듭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다카이치 총리를 포함해 기우치 미노루 경제재정담당상, 자민당의 고바야시 다카유키 정무조사회장 등이 야스쿠니를 참배했다.
이 밖에도 모리 에이스케 중의원(하원) 의장과 세키구치 마사카즈 참의원(상원) 의장, 우에노 겐이치로 후생노동상이 공물을 봉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9일에는 초당파 의원 연맹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이 참배할 예정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관련 행보는 취임 이후 한일 외교의 주요 관심사로 이어지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집권 자민당 총재에 오른 뒤 총리 취임 전까지 신사를 참배한 이력이 있다. 총리 취임 이후에는 직접 참배하지 않았으며, 지난 8월 15일에도 신사를 방문하는 대신 공물 비용을 봉납하고 멀리서 신사를 향해 절을 올리는 '요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신사로, 메이지유신 전후의 내전과 일본이 벌인 여러 전쟁에서 숨진 이들을 추모한다. 신사 측이 합사한 인원은 약 246만6000명이다. 이 가운데 약 213만3000명은 태평양전쟁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이 야스쿠니 신사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이곳에 전쟁 희생자뿐 아니라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침략전쟁을 이끈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기 때문이다.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극동국제군사재판, 이른바 도쿄재판에서 전쟁범죄 책임을 인정받아 처벌받은 인물들이다.
이 때문에 일본 총리와 각료,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나 공물 봉납은 단순한 추모 행위를 넘어 과거 일본의 전쟁 책임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보여주는 사안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한국과 중국 등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피해를 본 국가들은 일본 지도자들의 관련 행보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한일 양국은 경제와 안보, 인적 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식민 지배와 전쟁을 둘러싼 역사 인식은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현안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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