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큰 원인은 저”…이재명 대통령 어제자 ‘이 발언’에 전 국민 눈길 확 쏠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500일을 맞아 국정 운영의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자신의 '준비 부족'과 '과잉 자신감'을 꼽아 주목받고 있다. 국정 지지율이 반등한 데 대해서도 "신경을 안 쓰긴 어렵다"며 낮은 자세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500일 계기 기자단 티타임에서 이 같은 입장을 내놨다.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 갖는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국정 운영의 최대 장애 요인을 묻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저의 준비 부족, 과정 관리 부족이 제일 큰 원인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답했다. 이어 "개혁과제들을 수행해 나가는 데 제가 일종의 과잉 자신감이었을 수 있겠다는 반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정부 내부의 분위기도 짚었다. "우리가 잘하려고 하고 잘하고 있고 결국 좋게 변할 건데 일단 견뎌주세요, 이런 생각이 강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개혁으로 기존의 이익을 잃게 되는 사람들에 대한 설득과 공감, 위로가 부족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의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가 깊이 반성한다"며 "제일 큰 원인은 저"라고 거듭 강조했다.

발언의 배경에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2~16일 전국 18세 이상 2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주 만에 반등해 30%대 후반을 회복했다. 긍정평가는 37.3%, 부정평가는 60.4%였고 '잘 모름'은 2.3%였다.

전주와 비교하면 긍정평가는 2.1%포인트(p) 올랐고 부정평가는 1.0%p 내렸다. 긍정·부정 평가 격차는 23.1%p로 오차범위 밖이다. 긍정평가는 지난주 2.2%p 하락한 뒤 이번 주 2.1%p 올라 10월 1주 차 수치(37.4%)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돌아왔다. 지난주 하락분을 사실상 모두 만회한 것이다.

세부 지표를 보면 권역별로는 인천·경기가 6.0%p로 가장 크게 상승했고 대전·세종·충청도 3.6%p 올랐다. 반면 전남광주·전북은 5.0%p 하락했다. 연령대별로는 70대 이상이 8.1%p, 60대가 3.6%p 올랐으나 30대는 3.3%p 내려갔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이 4.7%p, 보수층이 2.4%p 상승해 양쪽 모두 올랐다.

리얼미터는 반등 요인으로 인천 흉기난동 사건 이후 나온 강력범죄 특단 대책과 주거·일자리·금융 등 민생 정책 강조를 꼽았다. 다만 주 후반 증시 급락으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상승 폭 일부를 반납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지지율 반등에 대해 "평가가 조금 바뀌고 있다고 하니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좀 더 낮은 자세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또 "국민들께서 국정에 대해 더 좋은 평가를 하실 수 있게 좀 더 많이 성과를 내고, 그 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청와대 춘추관 찾은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 대통령은 6·3 지방선거가 국정 운영의 분기점이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너무 많은 걸 한꺼번에 하지 않느냐, 속도 조절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며 속도 조절 가능성도 언급했다. 개혁이 중첩될수록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개혁 자체를 멈추지는 않겠다는 뜻은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방법과 과정을 통해 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정과제 대부분은 이미 착수한 상태이지만 남은 과제일수록 어려운 사안이 많다는 설명도 붙였다. 속도는 조절하되 방향은 유지한다는 것이 해당 발언의 골자다.

정책 성과에 대한 체감도 과제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잠재성장률 개선과 산업재해 사망 감소 등을 사례로 들며 "바람직하지 못한 상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뀌는 것은 정말 느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체감할 수 있게 만드는 게 국민주권정부의 제1과제"라고 강조했다. 수치가 개선돼도 생활 속 변화로 느껴지기까지는 시차가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최근 증시 급락과 관련한 발언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정책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며 "조만간 종합보고를 받을 것"이라고 말해 추가 대책을 예고했다. 한국 증시가 저평가돼 온 원인으로는 지배경영구조, 시장의 투명성, 지정학적 리스크, 산업경제정책의 불확실성 등 네 가지를 짚었다.

이 가운데 산업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은 “AI(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분야 집중으로 많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남아있는 것은 시장에 대한 불신, (기업의) 지배경영에 대한 불신인데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정책의 기본 원칙으로는 예측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 경영에서 제일 중요한 건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주고 합리적이고 투명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불공정·불투명성을 완화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을 만드는 것이 산업경제정책 수립의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주가 하락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국정을 맡은 지 1년 남짓 됐는데 (증시가) 많이 개선됐지만 너무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을 걱정하긴 했다"며 "많이 오르면 조정 과정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 기업 주가 급락에 대해서는 "그 속에서 부정적으로 작동하는 요소들을 최대한 많이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직도 할 일이 많다. 주식시장도 교정 과정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제자리를 찾아가지 않을까. 그렇게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취재진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뉴스1

부동산 시장 전망은 공급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대통령은 “2022년부터 (주택 공급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고 그 여파가 지금 오기 시작했다”며 "우리 정부가 취임해서부터 공급을 올려보려 하는데 2028년을 넘어서부터는 공급이 제대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2028년 이전까지는 공급 부족의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에 변곡점이 생길 것으로 본다며 "언제일지 모르지만 충격이 있을 수 있기에 최소화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규제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빚내서 집사면 돈이 된다는 게 너무 오랫동안 사람들 머리에 각인돼 있다"고 짚었다. 집을 사야 하는데 왜 대출을 안 해주느냐는 민원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사람만 대출 규제를 풀어줄 수 없다. 그러면 집값은 어떻게 될까"라고 되물었다.

다만 실수요자 보호 필요성도 인정했다. 이 대통령은 "꼭 집을 사야 할 사람, 예를 들어 분양을 받아 중도금을 대출 받아야 하는 사람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정부 정책이 좀 더 세밀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요 규제는 유지하되 규제 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실수요자에 대한 보완책은 마련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세금 논란에도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누군가는 집값을 잡으려고 세금을 올렸다고 주장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우리가 돈을 벌면 세금을 내지만 이상하게 부동산 투자는 세금이 거의 없었다"며 "조세 정의에도 바람직하지 않아 정상적으로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거주 목적으로 산 집은 예외로 두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 이른바 전작권 발언이 나왔다. 전작권은 전쟁이 났을 때 군을 지휘하는 권한이다. 이 대통령은 "직설적으로 얘기한다면 반드시 조기에 환수해야 하고,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고, 한미 간 협의도 기본적으로 돌려받는 쪽으로 잘 협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전환'이라는 표현을 써왔지만 "그 표현보다는 환수, 환원이라고 해야 한다"고 용어 변경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그 이유로 주권을 들었다. "주권의 가장 핵심적인 구성 분야 중 하나가 군사 주권"이라며 "대한민국이 국가로서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 반드시 신속하게 돌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전작권을 맡겨놓은 지가 70년이 넘었을 것"이라며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군사적으로 여느 나라 못지않다"고 국가 위상을 언급했다.

방위 역량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방위는 당연히 스스로 감당해야 하고, 또 충분히 스스로 감당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부족한 게 있으면 채워야 한다. 국방 역량 강화를 위한 여러 조치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거로는 한국의 군사력이 전 세계 5위이고, 국방비 지출 수준이 북한의 연간 총생산을 다 합친 것의 1.5배쯤 된다는 점을 들었다. 국방비도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작권을 맡겨놓고 (방위를) 의존한다는 것은 결코 그대로 방치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취재진과 식사를 하고 있다. /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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