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여사 황제 골프 의혹 영상 틀겠다” vs “불허”…오늘(26일) 발칵 뒤집힌 국감장

이재명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를 겨냥한 이른바 '황제 골프' 의혹이 국정감사장을 뒤흔들었다. 의혹을 처음 꺼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관련 영상을 회의장 화면에 띄우겠다고 나섰지만,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이를 허락하지 않으면서 여야 사이에 거친 언쟁이 벌어졌다.

26일 국정감사 도중 항의하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26일 국회에서는 법사위의 법무부·대법원·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을 상대로 한 종합국정감사가 열렸다. 오전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항소심 무죄 판결과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론 등을 두고 여야가 부딪친 가운데, 오후 들어서는 김 여사 골프 의혹 영상 상영을 놓고 공방이 한층 격해졌다.

이날 법사위는 오전에도 한 차례 멈춰 섰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 대통령의 과거 변호인들이 주요 공직에 진출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띄우자 민주당 의원들이 동료 의원에 대한 모욕이라며 항의했고, 감사는 약 25분간 중단됐다. 당초 오전 질의가 예정돼 있던 주 의원의 순서도 감사 일정이 늦어지면서 오후로 밀렸다.

■ "파파라치인지 스토커인지"…질의 시작 전부터 제동

포문은 민주당이 먼저 열었다. 여당 간사인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 의원 질의 순서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영상 상영을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주 의원이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공개한 자료를 문제 삼으며 촬영 경위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파파라치인지 스토커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간 법사위가 회의 중 활용해 온 영상은 언론 보도나 상임위원회 질의 장면이었다며, 이번 영상은 성격 자체가 다르다는 논리였다. 위원장이 간사와 협의해 영상 상영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국정감사계획서 조항도 근거로 제시했다.

주 의원은 즉각 맞받았다. 그는 "김혜경 여사가 프로골퍼 리디아 고로부터 황제골프 레슨을 받았다는 중요한 제보를 받았고 복수의 경로로 동영상과 여러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또 "제보를 받아 확보한 영상인데 어떻게 출처 불명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오전에 올린 사진 역시 해당 동영상의 한 장면을 캡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론은 서 위원장의 손에서 내려졌다. 서 위원장은 "어디서 숨어서 찍었는지 알 수 없는 영상을 국정감사에서 사용하는 것이 맞느냐"고 되물은 뒤 "제가 위원장인 이상 이렇게 몰래 숨어서 찍은 영상을 여기서 틀 수는 없다"며 상영을 허가하지 않았다. 주 의원을 향해서는 "허위사실이나 거짓말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 위원장은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하지 말고 (회의장을) 나가서 공개하라"고도 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 의원들이 서로의 발언에 끼어들며 고성을 주고받았고, 감사는 한동안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대법원(법원행정처)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준비한 이재명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가 서울 역삼동 화재 발생일 유명 프로골퍼와 골프를 쳤다는 의혹 관련 영상을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상영하지 못하게 하자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못 틀게 하는 건 자백"…의혹 영상, 결국 국감장 밖으로

상영이 막히자 주 의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영상이 거짓이라면 공개할수록 제가 이상해지는 것인데 왜 틀지 못하게 하느냐"고 항의했다. 이어 "제가 틀겠다고 하는데도 못 틀게 하는 것은 자백이라고 생각한다"며 보좌진에게 전체 영상을 외부에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해당 영상은 이후 주 의원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주 의원은 본 질의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너무 안 맞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입을 틀어막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날을 세웠다.

민주당 쪽에서는 촬영 방식 자체를 문제 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가족이 경호 대상이라는 점을 짚으며 의혹 제기를 위해 골프장 촬영이 이뤄진 것이 적절한지 따졌다. 그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스토커처럼 행동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대법원(법원행정처)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가 서울 역삼동 화재 발생일 유명 프로골퍼와 골프를 쳤다는 의혹과 관련해 오동운 공수처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주진우가 꺼낸 주장…"20일 오전 11시 5분, 태릉CC"

주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지난 20일 오전 11시 5분 김혜경 여사가 군 골프장인 태릉CC에서 리디아 고, 남성 한 명과 함께 3인 골프를 쳤다"고 말했다. 당일 골프장이 휴장 상태였고, 김 여사 일행을 위해 대통령 전용 클럽하우스가 따로 문을 열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주 의원은 의혹의 핵심으로 비용 문제를 꼽았다. 그는 "프로골퍼가 동반 레슨을 하는 경우 필드 레슨비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받는다"며 "이 비용을 누가 댔느냐가 핵심 쟁점"이라고 했다. 골프장 예약이 누구 이름으로 이뤄졌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했다. 레슨비를 정부 예산으로 치렀다면 횡령, 대가 없이 레슨을 받았다면 청탁금지법 위반이나 알선수재 소지가 있다는 게 주 의원의 논리다.

주 의원은 이 의혹을 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이날 출석한 오동운 공수처장에게 대통령 배우자와 가족도 수사 대상에 포함되는지 물었고, 오 처장은 "네"라고 짧게 답했다. 다만 골프 비용이나 특수활동비 사용 여부 등 구체적 쟁점에 대해서는 "사건이 어떻게 될지 예상해서 가정을 섞어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사건이 들어오면 위원님이 지적하신 부분까지 포함해 검토하겠다"고 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김혜경 여사가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 골프'를 쳤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사진 / 주진우 의원실 제공

주 의원은 국감에 앞서 페이스북에서 골프 시점도 문제 삼았다. 의혹의 날짜인 20일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빌딩 두 곳에서 잇따라 불이 난 날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11시 54분께 역삼동 신명빌딩 3층, 낮 12시 1분께 인근 한양빌딩 4층에서 7분 간격으로 화재가 발생해 19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고, 신명빌딩에 있던 60여 명은 스스로 대피했다. 경찰은 두 건물에 잇따라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을 같은 날 오후 4시 16분께 체포했다. 주 의원은 이날이 부천 소방관 영결식 바로 다음 날이었다고도 주장했다.

주 의원이 태릉CC를 둘러싼 의혹을 꺼낸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1일에도 대구 상가 천장 붕괴 사고가 난 10일 이 대통령이 태릉CC에서 골프를 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청와대는 주 의원의 기자회견 직전 입장문을 내고 이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태릉 골프장을 찾은 사실은 인정하면서, 사고 상황을 전화로 보고받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사적 휴일 일정을 정치 공방에 활용한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

■ 민주당 "황당무계한 소설"…청와대는 '따옴표 보도' 경고

민주당은 주 의원의 주장을 허위사실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공지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은 주진우 의원이 대통령 가족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함에 따라 주진우 의원을 곧 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앞서 낸 입장에서 주 의원이 제기한 '군 시설 사적 이용' 주장도 반박했다. 태릉CC는 국군복지단이 운영하지만 민간인도 예약해 이용할 수 있는 골프장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일반 국민도 예약할 수 있는 시설을 이용한 것을 '군 시설 사적 이용'이라 부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전용 클럽하우스 이용이나 고액 레슨 의혹에 대해서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며 "황당무계한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김혜경 여사가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오월어머니집 전·현직 임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청와대는 이날 주 의원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쓴 언론 보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홍보소통수석실은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일방적 주장 인용 보도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공지를 내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정치인의 일방적 주장을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없이 받아쓰는 '따옴표 보도'는 언론의 검증 책임을 방기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따옴표 보도' 방식은 허위사실 보도의 면책특권이 아니다"라며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사실인 양 보도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주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민주당이 저를 고발하겠다고 하는데, 무고로 맞고발 예정임을 알려드린다"며 맞불을 놨다. 청와대 공지에 대해서도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대한민국 언론 자유 수준을 이렇게 망가뜨려도 되느냐?"며 보도 통제라고 반발했다.

유튜브, CBS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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