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국힘서 가장 순수한 안철수가 한동훈에게 얼씬도 말라고 했겠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향해 혼자 계엄을 다 막은 것처럼 말한다며 쓴소리를 했다. 김 최고위원은 계엄 해제를 의결한 건 국회의원들이었고 당시 원외 인사였던 한 의원에겐 표결권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이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연대에 기대감을 나타낸 데 대해서도 당내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며 선을 그었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공개된 KBC광주방송 '여의도초대석' 인터뷰에서 한 의원과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오 시장은 23일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기소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앞서 1심은 시장직 상실형인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오 시장이 기사회생하자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 이름의 끝 글자를 딴 '훈훈 연대'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한 의원은 25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오 시장에 대해 "굉장히 합리적인 분이고 보수 진영의 승리를 위해 함께 힘을 합치고 함께 가야 할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손을 놓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항소심 무죄 판결에 대해서는 1심 때부터 지적돼 온 문제가 바로잡혔다며 다행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 종합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김 최고위원은 '훈훈 연대' 가능성을 낮게 봤다. 김 최고위원은 "한 의원은 무소속 의원으로서 어느 누구와도 연대하고 정치를 함께할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훈훈 연대니 1대1로 대등하게 이야기한다면 오 시장이 어떻게 생각할지 나는 조금 그렇다"며 "오 시장뿐 아니라 당내에도 한 의원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분이 많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을 두 번이나 우리 손으로 탄핵하고 끌어내리는 과정에서 한 의원이 우리 당뿐 아니라 보수 진영의 많은 분에게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준 것도 사실"이라며 "그 점에 대해 한 의원도 스스로 돌이켜 봐야 한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다른 대목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도 모자라 계속 보수에 상처를 주고 있다"며 한 의원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우리 당에서 가장 순수하고 바른 분이라고 생각하는 안철수 의원조차 한 의원에 대해 '우리 당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마라'고 했다"며 "안 의원같이 순한 분이 그런 말을 할 정도"라고 했다.

안 의원은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재판에 지난 7월 8일 증인으로 나왔다. 안 의원은 계엄 당시 당 대표였던 한 의원이 의원들에게 국회가 아닌 당사로 모이라고 처음 말했다고 증언했다. 한 의원은 "거짓 선동"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한 의원 측 인사들도 안 의원을 비판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나흘 뒤인 지난 7월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한 의원의 복당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계엄을 막은 건 결코 한 의원 혼자가 아닌데 왜 그날의 역사가 오직 한동훈 한 사람의 영웅 서사가 돼야 하느냐"며 "우리 당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8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지도부와 조직강화특위에 쇄신안을 건의하고 있다. / 뉴스1

김 최고위원은 한 의원 주변 인사들에게도 쓴소리를 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 의원 주변에서 나팔수 역할을 하는 사이비 렉카들이 있다면서 한 의원에게 “신당을 만들더라도 그 사람들은 데려가지 마라. 당내에 그런 분위기가 없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의 비판은 한 의원의 계엄 관련 발언에 집중됐다. 한 의원은 KBS 인터뷰에서 보수 일각의 '배신자론'에 대해 계엄은 막아야 했고 자신은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에게 설명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이 대목을 문제 삼았다. 김 최고위원은 "한 의원은 본인이 계엄을 다 막았다고 주장하는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자신은 계엄을 막았지만 나머지는 계엄을 오히려 옹호했다는 식의 이분법적 논리로 주장한다면 그에 대해서도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계엄 해제 의결을 한 것은 민주당"이라며 "한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 갔지만 그때는 국회의원이 아니어서 표결권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안 의원이 말하는 것도 바로 그것"이라며 "나는 국회 담을 넘어 본회의장에 있었고 계엄 해제 표결을 한 건 국회의원들인데 왜 혼자 계엄을 막았다고 주장하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는 이튿날 새벽 본회의를 열어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했다. 국민의힘 의원은 18명이 표결에 참여했다.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한 의원은 원외 인사여서 표결에 참여할 수 없었다.

김 최고위원은 한 의원에게 다른 사람들을 배려해 달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 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분들이 왜 그러는지 한 의원이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며 "당신이나 나나 같은 동지라고 하면 좋겠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혼자 다 한 것처럼 하니까 당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면을 한 의원이 좀 배려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