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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전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 안팎의 갈등을 향해 "도대체 언제까지 이럴 건가"라며 쓴소리를 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이어지고 있는 이른바 '명청(친이재명·친정청래) 갈등'과 조국혁신당과의 신경전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우 전 의장은 민주당 5선 의원이다. 우 전 의장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다시 돌아봐야 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비상계엄을 해제하고 내란의 밤을 이겨내지 못했다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됐겠나"라고 했다. 이어 "제4기 민주정부를 세워내지 못했다면 또 어떻게 됐겠나"라며 "내란은 정당화되고, 민주주의는 질식했을 것"이라고 했다. 우 전 의장은 "박근혜 정권 탄핵 이후 국민은 우리에게 기회를 줬지만, 우리는 불과 5년 만에 정권을 내줬다"고 했다. 이어 "불법 비상계엄과 내란의 밤, 국민은 온몸으로 헌정질서를 지켜내며 우리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줬다"고 적었다.
우 전 의장은 "그런데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그는 "여전히 진영 내부의 공방은 멈추지 않고 있다. 당내 갈등도, 민주개혁진영 간의 날 선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도대체 언제까지 이럴 건가. 그것이 지금 국민의 삶보다 더 중요한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마디에 또 다른 말이 얹히고, 공방이 또 다른 공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어렵게 만들어준 이 소중한 기회마저 내부의 다툼과 분열로 허비한다면 국민은 다시는 우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 전 의장은 "국가경제는 성장하고 지표도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삶과 일상은 여전히 하루하루가 숨가쁘다"고 했다. 그는 "물가와 금리, 집값과 일자리 문제로 한숨은 깊어지고, AI와 산업 대전환의 거센 파도 속에서 양극화의 그늘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며 "민생을 살리는 데 우리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도 시간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우 전 의장은 "상대를 베는 말이 아니라 동지를 품는 말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갈라진 틈을 더 벌리는 말이 아니라 그 틈을 메우는 통합의 언어를 써달라"고 했다. 그는 "서로 다른 생각보다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가치가 훨씬 크다"며 "국민의 삶으로 입증되는 민주주의를 향해 함께 걸어가자"고 호소했다. 그는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가 있으리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며 "요즘의 우리를 바라보면서 몸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낀다"고 글을 맺었다.
우 전 의장의 글은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중진들에게 통합을 당부한 직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청와대에서 6선인 송영길 의원과 5선인 우 전 의장, 박지원·김태년·안규백·윤호중·정동영·정성호·이인영 의원 등과 만찬을 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통합에 중진 의원들이 힘을 보태달라"고 강조했다. 만찬에서는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 이야기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계와 친청계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청래 의원이 대표로서 당을 이끌던 올해 초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정 의원은 6·3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1월 22일 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했다. 이후 지도부 안에서 독단적 결정이라는 공개 반발이 나왔다. 결국 민주당은 지난 2월10일 합당 논의를 멈췄다. 정 의원은 당시 "대통령께 누 끼친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지방선거 이후에는 선거 책임론과 함께 정 전 대표가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는 등의 발언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
두 세력은 지난 8월 17일 전당대회에서 정면으로 부딪쳤다. 연임에 도전한 정 원과 김민석 대표가 맞붙었다. 김 대표는 선호투표 끝에 54.08%를 얻어 45.92%의 정 전 대표를 꺾고 당선됐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친청계 3명(최민희·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과 친명계 2명(박선원·서미화 최고위원)이 지도부에 입성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신천지 의혹'은 지금까지 불씨로 남아 있다. 김 대표는 지난 7월20일 예비경선 당시 이번 전당대회의 본질이 '반명(반이재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을 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원정비 태스크포스(TF) 단장인 박선원 최고위원은 지난 2일 신천지 교인 당원 수에 대한 조사 결과를 구두로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당 공식 유튜브에 출연해 상당한 수준의 집단적 가입이 있다고 말했다.
친청계는 근거를 공개하라며 반발했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이 순간까지도 일방적으로 조롱과 야유를 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근거를 대라는 요구는 내부 갈등이 아니다. 친석(친김민석)계와 친청계의 충돌이 아니다"라며 "가해자가, 피해자가 분명한데 이게 어떻게 쌍방 사건이냐"고 반문했다. 한 최고위원은 지난 28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허위 주장에 가깝다면 그 주장을 제기했던 분들도 거기에 따른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고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한 대응을 어느 정도 마친 뒤 11월 중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결과를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청계는 지도부와 11월 의원총회 보고에 합의한 적이 없다며 맞섰다.
우 전 의장이 언급한 '민주개혁진영 간의 날 선 신경전'은 혁신당과의 갈등으로 읽힌다. 합당론은 김 대표 체제에서 다시 나왔다. 그러나 김 대표가 이중당적 문제를 꺼내고 "지분을 놓고 나누는 시대는 지났고, 대원칙은 경쟁력"이라고 말하면서 혁신당의 반발을 샀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페이스북에 "혁신당 경쟁력이 약하니 머리 숙이고 입 닫고 들어오면 받아는 주겠다는 취지로 읽힌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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