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께 묻습니다"…오세훈이 이재명 정부 향해 꺼낸 말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한미동맹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묻고 외교안보 정책의 전면적인 점검을 요구했다.

오 시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맹을 의심하는 정부에게 안보를 맡길 수 있겠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한미동맹이 살얼음판 위에 서 있다"며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기조를 비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과 대미 투자 관련 후속 조치가 미국의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오 시장은 미국 측의 한미관계 관련 발언과 정부 각료들의 대북·대미 발언을 근거로 제시했다. 한미 간 안보·통상 협력의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에게는 외교안보라인의 기강을 바로잡고 대미 투자 이행 일정부터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재명 대통령, 트럼프 美 대통령과 정상회담 / 뉴스1

"대통령께 묻습니다"…한미동맹 신뢰 문제 제기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대통령께 묻습니다. 이 정부는 한미동맹을 믿습니까"라고 밝혔다. 한미동맹에 대한 정부의 신뢰와 정책 방향을 직접 문제 삼은 것이다. 그는 현재 한미관계가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의 '한미관계 난기류' 발언을 거론했다. 미국대사가 동맹국과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터뷸런스(난기류)'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을 강조했다. 이를 근거로 미국이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우려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주한 미국대사가 공개적으로 동맹국 대사가 주재국을 향해 좀처럼 쓰지 않는 말인 '터뷸런스'를 언급할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워싱턴이 지금 서울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고 밝혔다. 미국 측의 발언을 한미동맹에 대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인 것이다.

오 시장은 한미관계가 불안정해진 원인을 한국 정부의 대응에서 찾았다. 그는 "이 위기를 키우는 쪽은 다름 아닌 우리 정부"라고 주장했다. 특히 외교안보 분야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이 미국과의 신뢰 관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 뉴스1

국방·통일부 장관 발언 비판…미국 정보 제공 제한도 거론

오 시장은 강신철 국방부 장관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두 장관의 발언이 미국 측에 한국 정부의 안보 인식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는 주장이다. 그는 정부 내부에서 한미동맹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강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북한과 전쟁이 일어났을 때 그런 미군은 믿을 수 있나"라고 발언한 점을 문제 삼았다. 정 장관의 지난 4월 구성 핵시설 관련 발언도 언급했다. 오 시장은 이러한 발언들이 미국의 의구심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북 관련 정보 제공 제한 문제도 제기했다. 오 시장은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최근 미국의 일부 정보 제공 제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언급했다. 이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과 연결해 한미 간 정보 협력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지금까지 북한의 도발을 막아온 힘은 '한미가 함께한다'는 확신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 김정은이 가장 듣고 싶어 할 말을 대한민국 정부 각료들이 앞다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대북 발언이 한미동맹의 억제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오 시장이 제기한 문제는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과 미국의 정보 제공 제한 사이의 연관성에 관한 것이다. 다만 해당 발언들이 정보 협력 제한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는지는 별도로 구분해야 할 사안이다. 이날 글에서 오 시장은 이를 한미 간 신뢰 저하의 사례로 제시했다.

"3500억 달러 투자 약속했는데"…관세·핵추진잠수함 문제 언급

오 시장은 한미 간 경제·안보 협력 문제도 함께 거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관계를 안보뿐 아니라 통상과 투자까지 연계해 판단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미국의 정책 기조를 고려해 한국 정부가 대미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즈니스 리더십으로 무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도 거래 장부처럼 계산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보와 통상을 따로 떼어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경제 협력이 안보 협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다.

오 시장은 한국이 국방비 증액과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뒤 미국이 핵추진잠수함과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지원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원자력협정 개정은 자신이 오랫동안 안보 분야의 주요 과제로 강조해 온 사안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이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그는 "셈이 맞으면 과감하게 움직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생각하면 이만한 기회도 드물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가 1년 만에 멀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미 간 합의의 후속 조치가 지연되면서 경제·안보 협력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대미 투자를 뒷받침할 특별법 처리가 늦어진 점도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한국에 대한 관세를 25%로 올리겠다고 밝힌 배경에 관련 입법 지연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미국의 통상 압박이 국내 수출기업과 일자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재명 대통령, 모하메드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 / 뉴스1

"미국 중간선거 지나면 나아진다는 기대는 착각"

오 시장은 미국의 정치 일정에 따라 한미관계가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에도 반대했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의회 권력 구도가 달라지더라도 미국 우선주의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가 미국의 선거 결과를 기다리기보다 직접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중간선거만 지나면 저절로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착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미국 우선주의가 새로운 표준이 됐다고 강조한 사실을 언급했다. 미국의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인식이다.

오 시장은 "어느 당이 의회를 차지하든 '미국 먼저'라는 셈법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의 나라 선거만 쳐다보며 기다리면 수주대토(守株待兎)에 그칠 뿐"이라고 지적했다. 수주대토는 우연한 행운만 기다리며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하지 않는 태도를 가리키는 사자성어다.

미국의 통상정책과 관련해서는 무역법 301조 조사도 언급했다. 그는 과잉생산 문제를 겨냥한 조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향후 미국의 통상 조치에 따라 한국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오 시장은 미국의 관세 압박과 대미 투자 문제를 한미동맹에 대한 신뢰 문제와 연결했다. 그는 "동맹을 의심케 하는 정부를 상대국이 온전히 믿어줄 리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 상황을 "자승자박"이라고 표현하며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외교안보라인 기강 바로잡아야"…이 대통령에 조치 촉구

오 시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발언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사대적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언급한 점을 거론하며 현재 한미관계의 상황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미동맹의 신뢰를 유지하는 일이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동맹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는데 지나치게 한가한 말씀"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강(自强)도 한미동맹이라는 울타리가 단단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자체적인 안보 역량 강화와 한미동맹의 유지는 함께 추진해야 할 과제라는 주장이다.

오 시장은 이 대통령에게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발언과 대응을 점검할 것을 요구했다. 한미동맹에 대한 신뢰를 흔들었다고 판단한 발언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미 투자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일정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동맹을 믿는다면 외교안보라인의 기강부터 바로잡고, 동맹을 흔든 발언에 책임을 물으라"고 말했다. 이어 "남은 대미 투자도 일정표부터 내놓고 미국보다 한발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글의 마지막에는 "골든타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