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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12·3 비상계엄 2주년에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동혁 대표 측의 의중과는 무관하게, 정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의원들의 입장을 국민에게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정 원내대표가 '통렬한 반성'의 뜻을 담아 다시 한번 국민께 사과한다고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제 의원들 사이에서도 비상계엄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다가오는 총선에 대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12·3 비상계엄은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시작됐다. 국회는 선포 직후 본회의를 열어 다음 날 새벽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고, 계엄은 발동 약 6시간 만에 해제됐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국회 탄핵소추를 거쳐 2025년 4월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파면됐으며, 같은 해 6월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됐다. 계엄 사태는 국민의힘이 정권을 내주게 된 핵심 배경으로 꼽혀 왔다.
대국민 사과문에 담길 구체적인 문안은 현재 검토 중이다. 당내에서는 당시 집권 여당으로서 비상계엄을 사전에 막지 못한 데 대한 책임, 이로 인해 불안을 겪은 국민에 대한 사과 등이 폭넓게 담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사적으로 가까운 관계지만, 이번에는 국민의힘 의원 109명을 대표해서 사과에 나설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계엄 1주년 때에도 당시 송언석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국회의원 모두는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사과했었다. 이밖에 계엄 사태 전후로 당을 이끈 무소속 한동훈 의원, 비상대책위원장이던 권영세·김용태 의원이 각각 사과했다. 뒤이어 올해 3월 의원총회에서는 의원 전원 명의로 계엄에 사과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장동혁 대표까지 이름을 올렸다.
다만 장 대표가 다가오는 계엄 2주년에 별도로 사과할지는 불투명하다. 장 대표 측은 매체에 "장 대표가 따로 입장을 발표할지는 아직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장 대표 주변 인사들은 "해묵은 절윤(絶尹·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논란만 일으킬 것"이라면서 사과문 발표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내년 당대표 선거에서 연임 도전에 나서는 장 대표가 '윤어게인'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장 대표는 지난해 계엄 1주년에는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고 했지만, 올해 초 기자회견에서는 "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라며 사과한 바 있다.
당 지도부가 해마다 계엄에 대한 사과를 반복하는 것은 비상계엄 사태가 여전히 국민의힘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당 지지율이 정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데에는 계엄 책임론이 꾸준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차기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과 중도층에서의 반등이 절실한 상황에서, 계엄 그늘을 걷어내지 못하면 외연 확장이 어렵다는 위기감이 당내에 폭넓게 퍼져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사과의 횟수보다 내용과 후속 조치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러 차례 사과에도 당을 향한 국민의 시선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는 만큼, 이번 사과문에 책임의 범위를 어디까지 담고 재발 방지를 위해 무엇을 약속할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사과의 형식 역시 원내대표 개인 명의로 할지, 의원 전원의 뜻을 모은 형태로 할지에 따라 무게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계엄 2주년 사과를 둘러싼 논의는 당의 향후 노선 문제와 맞물려 있다. 원내지도부가 계엄 문제를 매듭짓고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히는 데 무게를 두는 반면, 지도부 일각에서는 사과가 반복될수록 강성 지지층의 이탈과 당내 분열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 원내대표의 사과문 발표가 현실화하면 장 대표가 어떤 입장을 낼지, 그리고 내년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당내 역학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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