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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에 가상자산 소득 과세 유예를 공식 제안했다. 과세보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앞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정협의와 사업자 간담회를 거치며 숙고했다. 과세 원칙, 산업 여건, 이용자 간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숙고한 결과 우선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전체적인 틀을 세우고 기업과 투자자가 적응 기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뜻을 모았다"며 “(이미 3차례) 유예된 점도 함께 고려했다. 이번에는 유예 기간을 분명히 정하고 해외 거래 정보 활용, 전산 검증, 납세 안내 방식 등 선행 과제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하자는 의견을 당 지도부에 건의하겠다고 지난 3일 전했다.
재경위 여당 간사인 민주당 오기형 의원은 국회에서 미래대응기금 관련 당정협의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재경위원 의견을 수렴했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해야 한다는 조세기본원칙을 많은 분이 언급했다”면서도 “대외적 여러 환경을 고려할 때 일정 기간 추가 준비를 거쳐 시행하는 것이 부득이하다는 다수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2020년 12월 개정된 소득세법에 따라 2022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연간 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금액에 세율 22%(지방소득세 포함)를 적용하는 구조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이 소액주주에게 양도소득세가 비과세인 국내 주식과의 형평성을 문제 삼아 반발하면서 시행 시기는 2023년, 2025년, 2027년 1월로 세 차례 미뤄졌다.
구체적인 유예 기간은 추가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 의원은 “내년에 바로 과세하기보다 정책 환경 변화를 고려해 그다음 조금 더 준비할 부분을 점검한 뒤 시행하는 방향으로 재경위가 당 지도부에 의견을 건의했다”며 “(향후 시행 시기는) 대부분 의원이 2년 정도를 언급한 것 같은데 일단 유예 여부만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야당은 곧바로 비판에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4일 가상자산 과세 문제와 관련해 "정부·여당이 손발조차 맞추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굿모닝 수요 정책 아카데미'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아카데미는 '디지털 자산과 금융 혁신'을 주제로 진행됐다.
장 대표는 "오늘 공부하는 디지털 자산이야말로 정치가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분야"라며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자국 중심주의가 확산되면서 금융 분야에서도 테크노 내셔널리즘이 힘을 얻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이 내년 1월부터 스테이블코인 관련 지니어스법을 시행하는 점에 대해서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한 것"이라며 "이미 작년에 해외로 옮겨간 가상자산이 160조 원을 넘고 해외 거래소에 낸 수수료는 5조 원으로 추정된다. 지니어스법이 시행되면 본격적인 달러 공습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의 대응은 솔직히 늦어도 너무 늦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정부 추진 방향조차 나오지 않았다. 여당은 특검법 같은 정치법안은 총알같이 처리하면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정부와 제대로 협의조차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과세 정책을 두고 "더 혼란스럽다. 정부는 한 달 전만 해도 고시를 서둘러 예정대로 과세하겠다고 했지만, 청년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민주당이 나서서 또다시 유예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지난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발의하며 일찍이 시장 생태계 조성을 준비해 왔고, 준비 없이 세금부터 걷는 데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도 정부·여당을 믿지 말고 우리가 책임 있게 이끌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이자 정책위의장은 토론에서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따른 소비자 보호와 자본 유출 가능성을 거론하며 신중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정책위의장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를 누가 맡을지를 두고도 한국은행과 당정 간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24시간 현금화가 가능한지, 플랫폼이 연결됐을 때 권한과 책임은 누가 지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카데미에서는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가 '디지털 자산과 금융 혁신'을 주제로 강연했다. 장 대표와 정희용 사무총장, 임이자 정책위의장, 조승환 여의도연구원장, 양준모 당무감사위원장, 김대식·김장겸·박준태·서지영·조지연·이달희·최은석·최보윤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당은 내년 1월 시행 예정이던 가상자산 과세를 추가로 유예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의견을 모아 당 지도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한편 김 대표는 취임 이후 리더십 측면에서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 김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신천지 교인 집단 입당 의혹과 관련해 사과했다. 약 3개월간 당내를 뒤흔든 의혹이 증거 없음으로 결론 난 직후다.
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총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김 대표가 ‘조사 결과 3자 비밀 연합의 증거는 없었다.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신 분들께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반명(반이재명)·분열주의·신천지 등 ‘3자 비밀 연합’을 깨는 게 전당대회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당권 경쟁 상대였던 정청래 전 대표와 친청(친정청래)계는 즉각 반발했다.
대표직에 오른 김 대표는 당원 정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의혹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13일에는 TF 자체 조사에서 신천지 교인의 당원 가입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김 대표도 “상당히 의미 있는 증언을 축적했다”고 자신했다. 친청계는 조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라고 요구하면서, 명백한 근거가 없다면 김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맞섰다.
김 대표가 고개를 숙였지만 정 전 대표는 수위를 더 높였다. 정 전 대표는 “3자 비밀 연합을 깨는 게 전당대회의 본질이라고 했던 김민석 후보의 주장은 깨졌다”며 “비공개 의원총회에 숨어서 죄송하다고 할 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나와서 사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면 당원과 정청래는 무죄가 되고 김민석 후보는 유죄가 되고 가해자가 되는 것”이라며 “이대로 그냥 넘어갈 수 있겠나. 어떠한 책임을 질 것인지 스스로 말하라”고 압박했다.
해당 사태로 김 대표의 향후 대표직 수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결국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당대표에 당선됐다는 것 아닌가”라며 “추후 전당대회에서 더한 주장을 펼쳤다가 ‘아니면 말고’ 식이면 된다는 굉장히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평론가는 “이번 일로 김 대표는 리더십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다”며 “김 대표는 향후 공천권 행사에서도 야당의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짚었다. 이어 “민주당의 내분은 격화하고 지지율도 더 떨어질 수 있다.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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