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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개봉 당시 극장가를 뒤흔들었던 한국 영화 한 편이 다시 대중 앞에 선다. 누적 관객 1136만 명을 기록하며 한국 영화사에서 아홉 번째 ‘천만 영화’로 이름을 올린 작품이다.

바로 양우석 감독의 '변호인'이다.
'변호인'은 설 연휴가 시작되는 초입인 13일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극장 개봉 이후 10 이상이 흐른 시점이지만, 작품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과 메시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에 가깝다.
‘변호인’은 198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한 법정 드라마다. 군사독재 시기 국가 권력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짓밟았는지를 한 명의 변호사를 통해 정면으로 보여준다. 러닝타임은 127분, 15세 이상 관람가다. 연출은 양우석 감독이 맡았고, 주연은 송강호가 연기했다. 여기에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임시완 등이 주요 배역으로 출연했다.

이 작품이 개봉 당시부터 큰 주목을 받은 이유는 분명했다. 영화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참여했던 ‘부림 사건’을 직접적인 모티브로 삼았다. 1981년 부산 지역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학생과 청년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고문과 조작 수사 끝에 유죄 판결을 받았던 대표적인 용공 조작 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영화는 실존 인물의 이름과 세부 사실을 그대로 재현하지는 않지만, 사건의 구조와 시대적 공기는 비교적 충실하게 반영했다.
영화의 주인공 송우석은 빽도, 배경도 없는 세무 전문 변호사다. 그는 인권이나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인물로 등장한다. 부동산 등기와 세금 자문으로 돈을 벌며 성공을 꿈꾸는 현실적인 인물이다. 법정에서 정의를 외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수임료를 더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타입이다. 영화 초반부의 송우석은 당시 사회 구조 속에서 다수의 중산층 시민이 가졌던 태도를 그대로 투영한다.

이런 송우석의 삶에 균열이 생기는 계기는 국밥집 아줌마 순애의 아들 진우다. 순애는 송우석이 사법고시에 합격하기 전부터 그를 챙겨준 인물이다. 진우는 대학생으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던 중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다. 문제는 혐의의 실체다. 영화는 진우가 고문을 통해 허위 자백을 강요당하고, 이미 결론이 정해진 재판 절차 속에 던져지는 과정을 비교적 직접적으로 묘사한다.
송우석은 처음에는 사건을 피하려 한다. 정치 사건은 손대지 않는 게 상식이던 시기였고, 변호사 개인의 생계와 안전을 생각하면 외면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처럼 보인다. 그러나 구치소에서 만난 진우의 모습은 그의 태도를 바꾼다. 고문으로 망가진 몸, 공포에 질린 눈빛은 단순한 법률 사건을 넘어 인간의 존엄에 대한 문제로 다가온다.

이후 영화는 본격적인 법정 공방으로 들어간다. 송우석은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거대한 프레임에 맞서 증거 조작과 수사 과정의 불법성을 하나씩 파헤친다. 수갑을 풀어달라며 법정에서 항의하는 장면, 고문 사실을 증언하려는 피고인들의 떨리는 목소리, 이를 막아서는 검사와 판사의 태도는 영화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특히 법정 장면은 감정 과잉보다는 구조적 부조리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송강호의 연기는 영화의 중심축을 단단히 잡는다. 초반부 능청스럽고 계산적인 인물에서, 후반부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변호사로 변해가는 과정이 과장 없이 설득력을 얻는다.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보다, 말을 아끼며 눈빛과 호흡으로 상황을 전달하는 장면이 더 큰 여운을 남긴다. 이 연기는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임시완이 연기한 진우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는 피해자이지만, 수동적인 존재로만 남지 않는다. 법정에서 진실을 말하려는 순간의 두려움과 결기를 동시에 표현하며, 이야기의 감정적 중심을 형성한다. 김영애가 연기한 순애는 이 모든 갈등의 출발점이다. 아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변호사에게 매달리는 모습은 당시 평범한 부모 세대의 심정을 대변한다.
‘변호인’은 흥행 성적에서도 기록을 남겼다. 최종 관객 수 1136만 명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선다. 2013년이라는 시점을 고려하면, 정치·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영화가 이 정도의 대중적 반응을 얻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당시 극장가에는 상업 블록버스터와 코미디 영화가 주류였지만, 이 작품은 입소문을 통해 관객층을 넓혀갔다.

관객 평점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네이버 영화 기준 평점은 9.30이다. 이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작품이 던지는 문제의식이 관객에게 강하게 전달됐다는 방증이다. 특히 30대 이상 관객층에서의 반응이 두드러졌고, 실제 사건을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일종의 집단적 기억을 환기하는 역할을 했다.
이번 설 연휴를 맞이하며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공개된 ‘변호인’은 이미 결론이 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전히 질문을 던지는 현재형의 영화로 볼 수 있다. 극장에서 놓쳤던 관객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되고, 이미 봤던 이들에게는 다시 한 번 장면을 곱씹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송강호)
"데모한 사람이 천벌 받으면 데모를 하게 한 사람은 무슨 벌을 받아요?" (임시완)
"포기 안 합니다. 절대 포기 안 합니다." (송강호)
"서울대에서 추천하고 있는 서적들입니더. 대한민국 최고 교육 기관이 불온 단체라는 말입니까? 그렇게 보면 판사님 검사님도 불온 단체 출신이시네예?" (송강호)
"무죄면 무죄판결 받아 내야죠! 그게 내 일입니다." (송강호)
우리 변호사님.. 참말 고맙데이." (김영애)
"마, 와이 샤츠도 벗어라" (이성민)
"계란으로 바위치기, 바위는 죽은 것이지만, 계란은 살아서 바위를 넘는다" (임시완)
"아저씨… 저 잘못한 거 없는데요." (임시완)
"제..제가잘못했습니다형사님들한테도잘못했습니다앞으로도잘하겠습니다" (임시완)
"니 변호사 맞재? 변호사님아. 내 좀 도와도." (김영애)
"너 자꾸 모를거야." (곽도원)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 (송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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