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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기세가 심상치 않다. 개봉 이후 단 한 번도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내주지 않으며 3주 연속 1위를 지키더니 누적 관객 600만 명을 코앞에 뒀다. 극장가의 관심은 최종 스코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쏠리고 있다. 1000만 관객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배급사 쇼박스는 23일 “‘왕과 사는 남자’가 3주 연속 주말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141만4207명을 동원했다. 22일 기준 누적 관객 수는 582만8899명이다. 주말 사흘 동안 140만 명 이상을 끌어모으며 경쟁작과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실시간 예매율 역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4주 차에도 관객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계유정난 이후 영월 청령포로 유배된 어린 단종 이홍위와 그를 떠안게 된 광천골 촌장 엄흥도의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다. 왕위에서 쫓겨난 소년 왕과 지방의 평범한 인물이 한 공간에서 공존하며 만들어내는 관계의 변화가 서사의 중심이다. 거대한 정치 서사보다 유배지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감정의 충돌과 교감에 초점을 맞췄다.
연출은 장항준 감독이 맡았다. 예능과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활동해 온 장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비교적 정통 사극의 문법을 택했다. 과장된 장치 대신 인물의 표정과 침묵, 호흡을 길게 가져가며 감정을 쌓아 올린다. 역사적 비극을 소재로 삼았지만 신파를 자제하고, 인물 중심의 서사로 접근한 점이 폭넓은 관객층의 선택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우들의 연기도 흥행을 견인하고 있다. 유해진은 촌장 엄흥도 역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무게감과 인간적인 면모를 동시에 드러내며 인물의 복합성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는 평가다. 단종 이홍위 역을 맡은 박지훈은 어린 왕의 불안과 고독, 그리고 점차 단단해지는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특히 후반부 감정이 응축되는 장면은 관객들 사이에서 재관람을 부르는 요소로 꼽힌다.
유지태, 전미도, 이준혁 등 주요 배우들의 존재감도 돋보인다. 조연진까지 고르게 힘을 보태며 특정 인물에 의존하지 않는 앙상블을 완성했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사극이지만 인물 드라마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령포의 자연 풍광을 담아낸 영상미 역시 호평을 받는다. 겨울 강과 절벽, 적막한 유배지의 풍경이 인물의 처지와 맞물리며 극의 정서를 강화한다.

흥미로운 지점은 작품의 제목과 맞물린 흥행 계보다. ‘왕’과 ‘남자’가 함께 들어간 사극 영화는 이미 두 편의 1000만 영화를 배출했다. 2005년 개봉한 ‘왕의 남자’는 1230만 명을 동원하며 사극 최초의 1000만 영화로 기록됐다. 이준익 감독이 연출하고 감우성, 이준기, 정진영이 출연한 작품은 궁중 광대극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특히 유해진이 당시 광대 패거리 ‘육갑’으로 출연했다는 점이 '왕과 사는 남자'와의 연결 고리로 거론된다.
2012년 개봉한 ‘광해, 왕이 된 남자’ 역시 1230만 명 이상을 모으며 흥행과 비평을 동시에 잡았다. 추창민 감독이 연출하고 이병헌이 1인 2역을 소화한 이 작품은 팩션 사극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독살 위협에 놓인 왕을 대신해 천민이 대역을 맡는 설정은 ‘가짜가 진짜가 되어가는’ 서사의 힘을 보여줬다.
이 두 작품과 비교할 때 ‘왕과 사는 남자’는 결이 다소 다르다. 권력 암투의 스펙터클이나 대체 서사의 극적 장치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유배지에서의 공생과 관계 변화에 방점을 찍는다. 그럼에도 ‘왕’과 ‘남자’의 조합이라는 상징성, 그리고 인간적인 서사에 대한 관객의 호응은 공통분모로 언급된다. 개봉 18일 만에 500만을 돌파한 속도는 ‘왕의 남자’보다 이틀 빠른 기록이다.

극장가에서는 세대 확장성을 흥행 요인으로 꼽는다. 중장년층에게는 단종과 청령포라는 역사적 배경이 친숙하게 다가가고, 젊은 관객층에게는 박지훈을 비롯한 배우들의 캐스팅이 관심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상에서는 “부모 세대와 함께 보기 좋은 사극”이라는 평가도 이어진다. 이 같은 관객층 확장은 장기 흥행의 기반으로 작용한다.
또 하나의 변수는 시장 환경이다. 지난해 ‘범죄도시 4’ 이후 1000만 영화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영화계는 대형 흥행작의 등장을 기다려왔다. ‘왕과 사는 남자’가 그 흐름을 이어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4주 차에 접어든 현재도 관객 감소 폭이 크지 않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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