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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에너지시설 난타에 브렌트 119달러까지…유럽가스 35%↑(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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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이 사실상 ‘요새’가 됐다. 21일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컴백 공연을 하루 앞두고 서울 도심 한복판이 전례 없는 수준의 경비 태세를 갖춘 요새로 탈바꿈했다. 차벽이 솟아오르고, 특공대가 게이트 안쪽을 지키고, 하늘에는 드론 재밍건이 대기 중이다. 사실상 소규모 군사작전에 버금가는 안전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는 셈이다.

경찰은 공연 당일 최대 26만 명의 인파가 광화문 일대에 몰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 때 운집한 20만~25만 명을 웃도는 규모다. 이번엔 단순히 내국인 팬만의 잔치가 아니다. 전 세계 190여 개 국에서 몰려든 해외 팬들이 대거 가세하는 데다 불안정한 중동 정세까지 겹치면서 테러 위협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정부는 공연 사흘 전인 19일 0시부터 21일 자정까지 서울 종로구와 중구 일대의 테러경보를 기존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테러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4단계로 구분되는 만큼 이번 조치는 선제적 강화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인력 규모부터 압도적이다. 경찰은 공연 당일 기동대 72개 부대, 형사 35개팀 등 6700여 명의 경찰관을 투입한다. 여기에 서울시와 자치구, 소방 당국 3400여 명, 주최 측 하이브의 질서·안전 요원 4800여 명이 더해져 안전 관리 인력만 총 1만5000명을 넘어선다. 소방차도 102대가 동원된다. 소방청은 특별경계근무 제2호를 발령하고 구조대원 등 인력 800여 명과 장비 100여 대를 행사 당일 현장에 집중 배치한다. 국가소방동원령도 발령해 50대 규모의 구급차를 추가 동원할 계획이다.
공연장 자체는 가상의 스타디움 개념으로 설계됐다. 광화문 월대 맞은편부터 이순신 장군상을 지나 시청역까지 남북으로 1.2㎞, 동서로 200m 구간을 경계로 삼아 이 안팎을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나눈다. 행사 당일 오전 7시부터 서쪽 15개, 동쪽 16개 등 총 31개 게이트로만 드나들 수 있으며, 각 게이트에는 문형 금속탐지기가 설치돼 위험물 반입을 막는다. 게이트 안쪽에는 경찰특공대와 기동대가 상주한다. 내부 혼잡도가 높아지면 추가 유입을 즉시 차단하고 바깥으로 인파를 분산 유도하는 방식이다.
경계선 밖에서도 철통 경비 태세가 이뤄진다. 경찰은 휴대용 스캐너 300여 개를 인파 관리선 바깥 인력에도 지급해 가방에 흉기를 넣은 것으로 의심되는 거동 수상자의 소지품을 수시로 확인할 계획이다. 신분증이 없는 경우 주민등록번호와 지문 조회를 요구받을 수도 있다. 행사장 전역은 15개 권역으로 나뉘고, 권역마다 경찰서장급 지휘관이 배치돼 현장 책임지휘 체계를 구성한다.
차량 테러 봉쇄도 꼼꼼하다. 경찰버스 차벽과 바리케이드를 동원해 주요 도로 5곳과 이면도로 15곳에 3중 차단선을 설치한다. 공연 전야인 20일 오전 5시부터 22일 오전 1시까지는 테러 위협에 대비해 서울 시내 17개 지하철 역사의 물품보관함도 일시 폐쇄된다. 종각역, 시청역, 종로3가역, 을지로입구역, 광화문역, 경복궁역, 안국역, 서울역, 명동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등이 대상이다. 이 기간 BTS 컴백 공연을 전후해 민간 소유 총기의 출고도 금지됐다.
하늘에서도 감시가 이뤄진다. 경찰특공대 '드론대응팀'이 행사장 인근에 배치돼 재밍건을 비롯한 드론 감지 및 차단 장비를 운용한다. 불법 드론이 상공에 진입하는 순간 전파 교란으로 즉시 무력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인근 건물 31곳에 대한 통제도 이뤄진다. 후문을 통한 우회 입장과 옥상 무단 관람 등 이른바 '꼼수 관람'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공연 당일 결혼식이 예정된 프레스센터는 전면 폐쇄가 어려워 핸드스캐너를 동원해 하객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추가 검색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응급의료 체계도 촘촘히 마련됐다. 서울시는 세종대왕 동상, 이순신 동상,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세 곳에 현장진료소를 설치하고 당일 오후 2시부터 11시까지 운영한다. 이와 별개로 이동형 중환자실(SMICU)도 가동되며, 하이브 측은 자체 의료부스 11개를 추가로 운영한다. 전체 진료소만 모두 합치면 15곳에 달한다. 세종문화회관 4층에는 서울시 행정2부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관계기관 통합 현장본부가 오전 10시부터 상황 종료 시까지 가동된다. 국무조정실, 행정안전부, 중구·종로구, 경찰, 소방, 주최 측 책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시간 대응 체계를 유지한다.
공연이 190여 개국에 동시 생중계된다는 점도 이번 안전 대책의 무게를 키운 요인 중 하나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공연이 190개국에 동시 송출되는 만큼 사소한 사고도 대한민국의 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단 한 건의 인파 사고나 테러 사건 없이 안전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유산과 K컬처의 매력을 함께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며 "행사가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지방정부, 경찰, 소방을 비롯한 유관 기관과 함께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BTS도 팬들에게 안전을 당부하고 나섰다. 리더 RM은 공연 이틀 전인 전날 팬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여러분을 만날 생각에 저희도 정말 설렌다"며 "많은 분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모두가 안전하고 즐겁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그는 안전을 위해 힘쓰는 경찰관, 소방,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맏형 진은 "의미 있는 곳에서 오랜만에 다 같이 인사드릴 수 있어 영광"이라며 "저희도 최선을 다해 좋은 무대를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공연 종료 후 한꺼번에 쏟아질 인파 분산 계획도 마련돼 있다. 경찰은 행사장 외곽부터 순차적으로 이동을 유도하며, 귀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을지로입구역, 종각역, 안국역에 대해서는 혼잡도에 따라 무정차 통과를 요청할 계획이다. 공연 종료 시점부터는 2·3·5호선에 임시 열차 12대가 추가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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