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큰 거 온다…올여름 韓 극장가 뒤집을 '500억' SF 대작 정체

나홍진 감독이 10년의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신작 '호프'(HOPE)는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고, 미국 배급사 NEON과의 파트너십 체결로 북미 개봉까지 확정됐다. 한국 영화 단일 작품으로는 이례적인 약 5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작품이 올여름 전 세계 관객과 만난다.

영화 '호프' 촬영지. / 나홍진 감독 인스타그램

칸이 먼저 손 내밀었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은 심사를 통과한 작품에만 주어지는 자리다. '호프'는 이 자리를 얻는 과정에서도 이례적인 기록을 남겼다. 칸영화제는 통상 3월 말로 출품 접수를 마감하지만, '호프'에 한해 마감 기한인 3월 23일을 넘긴 시점까지 편집본 수정을 허용했다. CG를 포함한 후반 작업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영화제 측이 먼저 출품 마감 연기를 승인했다.

영화 '호프' 조인성. / 나홍진 감독 인스타그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호프'에 대해 "장르가 끊임없이 변화하며, 지금까지 한 번도 다뤄진 적 없는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낸다"고 평했다. 나홍진 감독은 '추격자'(2008)로 제61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처음 초청된 이후, '황해'와 '곡성'으로 연달아 칸의 부름을 받았다. 이번 '호프'로 10년 만에 다시 칸 레드카펫을 밟는다. 이번엔 비경쟁이 아닌 경쟁 부문으로 칸에 선다.

'호프', 북미 개봉 확정…전 세계 관객 만난다

북미 배급을 맡은 NEON은 2017년 설립된 미국 배급사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시작으로 '티탄', '슬픔의 삼각형', '추락의 해부', '아노라', '그저 사고였을 뿐'까지 2019년부터 6편 연속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북미 관객에게 소개했다.

NEON은 한국 영화와도 인연이 깊다. '기생충' 외에도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북미 배급을 맡으며 한국 영화의 글로벌 유통에 꾸준히 관여해 왔다. 이번에는 '호프'를 포함해 제79회 칸영화제 출품작 총 6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NEON 측은 "유일무이한 나홍진 감독, 그리고 포지드필름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전 세계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기대작 '호프'를 선보이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10년 만의 복귀작에 500억을 건 이유

'호프'의 제작비는 약 500억 원으로 알려졌다. 한국 영화에서 제작비 100억 원이 넘으면 대작으로 분류돼 왔다는 점에서, 이 숫자는 단순한 규모의 차이가 아니다. 2022년 개봉한 '외계+인'의 제작비가 약 330억 원이었는데, '호프'는 그보다도 170억 원 이상이 더 들어갔다.

영화 '호프' 크랭크업 / 나홍진 감독 인스타그램

제작비의 상당 부분은 루마니아 현지 로케이션 촬영과 재난 상황을 구현하기 위한 시각효과(VFX), 대규모 세트 구축에 투입됐다. 후반 작업도 예상보다 길어졌다. 2024년 3월 촬영을 마쳤으나 2024년 칸 출품을 포기하고 1년을 더 썼다. 그 1년을 기다린 끝에 칸 집행위원회는 마감 연기까지 승인하며 '호프'를 경쟁 부문에 올렸다.

영화 '호프', 어떤 이야기인가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가상의 항구 마을 호포항을 배경으로 한 SF 스릴러다.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은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온 마을에 비상이 걸리는 가운데 외곽에서 미지의 존재가 목격되고, 마을이 파괴될 위기에 처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나홍진 감독은 2023년 인터뷰에서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갑자기 기이한 일이 벌어져요. 환한 빛과 함께. 그런데 그 기이한 일이 조금 있다가 TV 뉴스에서 소개되는 거죠. 그 장면이 머리 속에 떠오르면서 이 이야기를 구상하기 시작했어요"라고 밝혔다.

황정민·조인성·정호연에 패스벤더까지

황정민의 캐스팅 소식이 처음 알려진 것은 2022년이다. 이후 조인성, 정호연이 합류했고, 테일러 러셀,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해외 배우들도 이름을 올렸다. 국내외 배우가 함께 출연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형태로 제작됐다.

영화 '호프' 출연진. / 나홍진 감독 인스타그램

정호연은 "나홍진 감독의 오랜 팬이었다"면서 "정말 치열하게 준비했고, 재밌게 찍은 작품이다. 촬영하며 느낀 즐거움을 관객분들도 함께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인성은 "제 마음이 엄청나게 두근두근하다"면서 "작품이 관객분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국 영화 시장은 팬데믹 이후 회복 속도가 더디다. 제작비는 오르는데 투자는 줄고,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작품의 비율도 낮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500억 원짜리 프로젝트를 완성해 칸 경쟁 부문까지 올렸다. '호프'는 5월 칸영화제 월드 프리미어를 시작으로 올여름 국내외 극장에서 정식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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