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CJ제일제당, K-스타쥬 6기 모집…한식 파인다이닝서 실무 경험 기회

위키트리
2000년 연극 무대로 데뷔한 진선규는 오랫동안 이름 없는 배우였다. '놈놈놈', '불한당', '송곳', '무신'까지, 이름난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 누볐지만 관객은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진선규는 그 시절을 무명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졸업 이후 단 한 번도 일이 끊긴 적 없는 빽빽한 필모그래피가 그 증거였다.

다만 생활은 팍팍했다. 월 30만 원을 벌던 시절이 있었고, 결혼 후 6개월 만에 집에서 쌀이 떨어졌다. 카드는 연체됐고, 은행에서 200만 원도 빌리지 못한 채 문을 나서야 했다. 진선규는 2022년 10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은행에서 나오면서 많이 울었다. 내가 가장이 됐는데 한 사람을 책임 못 지는구나 하는 자괴감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집에 쌀마저 바닥났을 때 진선규는 아내 박보경에게 솔직히 털어놨다. 박보경은 "괜찮아요, 친구한테 쌀 좀 달라고 하세요"라며 덤덤하게 받아쳤다. 진선규는 그 모습을 두고 "아내는 저보다 훨씬 더 대인배"라고 했다.

와이프 박보경은 2010년 결혼 뒤 두 아이를 낳고 약 10년간 배우 활동을 멈춰야 했다. 남편이 단역을 쌓는 동안 아내는 아이 둘을 키우며 그 시간을 함께 견뎠다.
진선규는 그 긴 시간 동안에도 무대를 등한시하지 않았다. 이희준, 김민재 등 배우들과 함께 20년째 극단 '간다'를 이끌며 "무대는 내 시작점"이라고 했다. 2023년 2월 첫 단독 주연작 '카운트' 개봉 당시 진선규는 "시계의 쳇바퀴 역할로 조력하는 게 아닌 시계의 바늘이 됐잖아요"라며 "주인공이어서가 아니라 단역 배우 한 분 한 분 모두 리딩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환점은 2017년이었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진선규는 처음 오디션에서 떨어졌다. 감독은 "이미지가 너무 선하다"는 이유를 댔다. 진선규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기회를 요청했고, 결국 흑룡파 2인자 위성락 역을 따냈다. 조선족 말투와 민머리, 잔인한 눈빛으로 스크린을 압도한 위성락은 실제 촬영장에 있던 형사가 "야 저 자식 누구야? 내가 잡았던 애랑 비슷한데"라고 말할 만큼 사실적이었다.

그해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시상대에 오른 진선규는 첫 마디를 이렇게 열었다. "저 조선족 아닙니다. 경상남도 진해 출신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유해진, 배성우, 김희원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받아든 트로피였다.
2019년 '극한직업'에서 진선규는 마약반 트러블메이커 마형사 역을 맡았다. 범죄도시의 잔인한 악역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180도 다른 엉뚱하고 짠한 코미디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악역도 코미디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작품이었다. 영화는 개봉 15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고, 최종 누적 관객 1626만 명으로 역대 흥행 2위에 올랐다. 쌀값을 빌리던 배우가 천만 관객을 불러모으기까지 걸린 시간은 꼬박 20년이었다.
이후 진선규는 2024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무명 시절을 버티고 있는 후배들에게 "나도 이렇게 됐는데 너도, 너는! 더 잘될 거야. 가진 자의 여유가 아니라 진심으로요"라고 말했다. 쌀값을 빌리고 은행 문 앞에서 울던 사람이 건네는 말이었다. 성공한 뒤에도 그 시절을 잊지 않았기에 나올 수 있는 한마디였다.

오는 6월 19일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남편들'이 공개된다. 범죄 조직에게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손을 맞잡은 전남편과 현남편의 구출 작전을 그린 코미디 액션이다. 진선규는 마약반 형사 출신 전남편 충식 역을 맡아 수의사 현남편 민석(공명)과 호흡을 맞춘다.
하반기에는 tvN 드라마 '100일의 거짓말'도 대기 중이다.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한 첩보 로맨스로, 진선규는 조선총독부 신임 정무총감 사토 신이치 역을 맡았으며 2026년 하반기 방송 예정이다. 진선규는 "시청자분들 마음속에 깊은 여운으로 자리잡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