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 바통 이어받고 제대로 터진 한국영화, 벌써 쿠팡플레이에 풀린다

23년 만에 한국 공포영화 흥행 기록을 새로 쓴 영화가 쿠팡플레이에서 개별구매 방식으로 공개된다. 극장 개봉 약 50일 만의 OTT 이동이다. 최근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의 흥행 열기를 이어받아 쿠팡플레이가 연속으로 화제작을 확보하며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흐름이다.

'살목지' 스틸컷. 장다아. / 쇼박스 제공

바로 영화 '살목지'에 대한 소식이다.

330만 돌파, '장화 홍련' 23년 기록을 넘다

'살목지'는 지난 4월 8일 쇼박스 배급으로 개봉해 한 달여 만에 누적 관객 33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2003년 개봉한 '장화, 홍련'이 세운 314만 관객 기록을 23년 만에 경신한 수치다. 한국 공포영화 역사에서 '장화, 홍련'은 오랫동안 상업적 정점으로 불렸는데 '살목지'가 그 벽을 허물었다고 평가된다.

흥행 과정도 이례적이었다. 일반적으로 공포영화는 개봉 첫 주에 관객이 집중되고 이후 급격히 하락하는 패턴을 보이지만, '살목지'는 실관람객의 입소문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퍼지면서 2~3주차에도 관객 유입이 꾸준히 이어졌다. 온라인에서 생생한 후기가 10·20대를 중심으로 확산됐고, 이 반응이 다시 30·40대 관객을 끌어들이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극장가에서는 '살목지'를 두고 2018년 개봉한 '곤지암'을 잇는 가상 체험형 호러라는 평가가 나왔다. '곤지암' 역시 파운드 푸티지 기법을 앞세워 200만 관객을 모았던 작품이다. '살목지'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330만이라는 성적을 냈다.

'살목지', 어떤 작품인가

'살목지'는 이상민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괴담이 무성한 저수지 '살목지'의 인터넷 로드뷰 화면에 정체불명의 형체가 포착되고, 재촬영 미션을 받은 촬영팀이 저수지로 향하면서 벌어지는 공포를 그렸다. 장르는 공포·미스터리이며 관람 등급은 15세 이상이다.

'살목지' 스틸컷. 김혜윤. / 쇼박스 제공

출연진은 김혜윤, 이종원, 김준한, 김영성, 오동민, 윤재찬, 장다아 등 대세 젊은 배우들로 구성됐다. 개봉 전부터 김혜윤과 이종원의 조합이 화제가 됐고, 10·20대 관객층의 사전 관심을 끌어냈다.

주인공 한수인(김혜윤)은 로드뷰 업데이트 촬영팀의 PD로, 살목지에서 연달아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다. 윤기태(이종원)는 수인의 전 남자친구로 설정돼 있으며, 위기 상황에서 그를 향해 달리는 인물로 그려진다. 우교식(김준한)은 수인의 상사로 병가를 내고 연락이 끊겼다가 촬영팀이 살목지에 도착하자마자 갑작스럽게 등장해 의문을 자아낸다.

조연 캐릭터 설정도 세밀하다. 로드뷰 촬영 업체를 운영하는 형제 송경태(김영성)·송경준(오동민) 중 동생 경준은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출신이라는 설정을 가져, 물과 관련된 장면에서 긴장감을 높이는 장치로 작동한다. 문세정(장다아)은 구독자 5만 명대 공포 방송 채널을 운영하는 주니어 PD로, 자극적인 콘텐츠 촬영을 목적으로 팀에 합류한다는 설정이 현실적인 웃음과 공포를 동시에 만들어낸다.

왜 무서운가, 촬영 기법이 핵심

'살목지'가 기존 한국 공포영화와 구별되는 지점은 촬영 방식에 있다. 360도 파노라마 카메라와 핸드헬드 촬영 기법을 적극 활용해, 관객이 화면 안에 함께 있는 듯한 현장감을 만들어냈다. 이른바 '체험형 공포'로, 스크린을 통해 공포를 간접 경험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로 그 공간 안에 있는 감각을 자극하는 연출이다.

실제 촬영은 지난해 5월부터 7월까지 충청남도 일대와 살목지 인근에서 진행됐다. 현장 분위기가 영화에 그대로 녹아들었다는 후기가 많다. 파운드 푸티지 형식을 취하지 않으면서도 핸드헬드 촬영으로 비슷한 몰입감을 구현한 점이 연출적 성과로 꼽힌다.

'살목지' 스틸컷. 이종원. / 쇼박스 제공

쿠팡플레이의 흥행작 연속 확보 전략

쿠팡플레이는 '살목지' 직전에 '왕과 사는 남자'와 '만약에 우리'를 연이어 선보였다. 세 작품 모두 극장 흥행 이후 빠르게 OTT로 이동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극장 개봉 후 OTT 출시까지의 기간이 점차 짧아지는 추세 속에서, 쿠팡플레이가 화제작을 빠르게 확보해 플랫폼 유입을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살목지'는 개별구매 방식으로 제공된다. 쿠팡플레이 구독자라도 별도 결제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극장에서 미처 보지 못한 관객, 혹은 무서워서 혼자 보기 위해 극장을 피했던 관객 등 OTT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30만 관객 중 상당수가 입소문을 타고 유입된 만큼, OTT 공개 후 2차 화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살리단길'이 됐다는 말이 나올 만큼

영화의 배경이 된 실제 저수지는 충청남도 예산군 광시면 대리 산27-1에 위치한다. 1982년 농업용수 공급 목적으로 준공된 인공 저수지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상 공식 명칭은 '산묵저수지'이며, 예산군 지도에는 '산묵지'로도 표기된다. '살목지'는 지역 통칭으로, '살목 지역에 있는 연못'이라는 의미다.

지명 유래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예산군 지명 유래에 따르면 화살나무가 많이 자란 데서 비롯했다는 설이 있고, 지형이 기울어진 집을 받치는 지렛대나 창살 모양과 닮았다는 설도 있다. '살목'의 다른 명칭은 '시목'이다.

이름에 한자 '죽일 살'이 연상돼 섬뜩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한국어 '살'의 한자 음역 과정에서 생긴 표기 중 하나로 어원상 관련이 없다. 공식적인 한자 표기도 정해진 바 없다. 영화 개봉 이후 이름에 한자 의미가 있는 것으로 오해되는 경우가 생겼지만, 사실과 다르다.

심령 스폿으로서의 역사는 1990년대~2000년대 PC 통신과 인터넷 커뮤니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귀신이 나오는 곳'이라는 소문이 퍼지며 흉가 체험 동호인 사이에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2020년대 '심야괴담회' 방영 이후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밤 10시 이후에는 낚시꾼도 모두 돌아간다" "예전부터 지역에서 살목지 방향으로 집의 문을 내지 않았다" 등의 이야기가 블로그와 낚시 카페 등을 통해 퍼져 있다. 다만 이러한 이야기들은 비공식적인 지역 전언 수준이며, 검증된 기록은 아니다.

'심야괴담회' 방송에서는 살목지 이름이 바다 물살이 드나드는 길목에서 유래했다고 소개됐으나, 해당 방송 이전에 그 유래를 바다와 연관짓는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 살목지는 예산 장신리 미륵불, 대흥리 배맨나무 등 바닷물 관련 설화가 전해지는 예당저수지 일대보다 더 내륙 산골짜기에 위치해 있어 설득력이 낮다는 평가가 많다.

영화 개봉 이후 이 저수지를 새벽에 방문해 인증샷을 찍는 '살리단길' 현상이 생겨났다. 현수막과 안내판이 등장하면서 사실상 관광지 분위기가 형성됐다. "원래 살던 귀신도 이사 갔겠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다만 실제로 방문할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살목지 주변에는 독사·말벌·모기 등이 많이 서식하며 특히 여름철에 위험하다. 호수 안쪽 황새공원 전망대 방향으로 들어가면 이동통신 중계기가 닿지 않아 데이터가 거의 터지지 않는다. 진입로가 비포장 자갈길인 데다 웅덩이가 많아 차량 손상이나 바퀴가 빠지는 사고도 빈번하다.

'살목지' 실관람평 모음 (네이버 영화 기준)

썸녀랑 봤는데 감사합니다 물귀신에게 10점 드립니다. / 별점 10점 / 작성자 1009****

공포 마니아 감독이라더니 무섭고 몰입감, 긴장감이 엄청나네요 끝까지 긴장하면서 봤더니 온몸이 아파요 배우들 연기도 다 좋고 너무 재밌어요. / 별점 10점 / 작성자 smy3****

오랜만에 영화관 가서 본 공포영화!! 역시 공포영화는 영화관 가서 봐야 되는구나~~ / 별점 10점 / 작성자 sm77****

공포 영화 많이 본 편인데 공포는 너무 무섭거나 유치하거나 하면 재미가 없음 하지만 살목지는 적당한 포인트의 공포감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받쳐줘서 살목지의 실제로 가본 듯한 여운을 준 좋은 작품이라 생각. / 별점 10점 / 작성자 bong****

보는 내내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었고 배우들 연기 구멍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대박 나세요!! / 별점 10점 / 작성자 chlr****

한국 물귀신 공포 새롭다 ㅋㅋㅋ 혼자 보긴 너무 무서웠어요 ㅠㅠ / 별점 10점 / 작성자 rncn****

바닥에 물이 흥건해서 놀랐는데, 사람들 오줌이었네. / 별점 10점 / 작성자 dbwk****

'살목지' 포스터. 김준한. /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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