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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15일 전국 극장 개봉을 확정한 영화가 있다. 이는 투자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가 공식 발표한 내용이다.

바로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에 대한 소식이다.
'호프'는 비무장지대 인근 어촌 호포항을 배경으로,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이 마을 청년들로부터 호랑이 출현 소식을 듣고 실체를 알 수 없는 존재와 맞닥뜨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이 주연을 맡았다.
'호프'는 나 감독의 장편 네 번째 작품이다. '추격자'(2008), '황해'(2010), '곡성'(2016)에 이은 신작으로, 나 감독 전작들은 모두 칸 영화제에 초청됐지만 경쟁 부문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곡성'이 2016년 칸 비경쟁 부문에서 상영됐을 당시 심사위원장으로부터 "다음엔 경쟁 부문에 영화를 제출하자"는 말을 들었다고 전해진다. 그로부터 정확히 10년이 지난 2026년, 제79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으로 그 약속이 현실이 됐다.
칸 영화제 측은 통상적인 출품 마감 기한인 3월 24일이 지난 뒤에도 '호프'의 편집본이 도착할 때까지 제출 기한을 연장하며 기다렸다. 영화제 역사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로 꼽히며, 집행부가 이 작품에 얼마나 높은 관심을 기울였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호프' 공식 순제작비는 약 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한국 영화 역사상 단일 작품에 투입된 최대 제작비다. 기존 기록은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2013)에 투입된 약 430억 원이었다. 일각에서는 실제 제작비가 700억 원 이상이라는 추산도 나오고 있으나 공식 확인된 수치는 아니다.
두 작품은 구조적으로 닮은 부분이 많다. 한국 감독이 SF 장르에 도전했다는 점, 대형 제작사 구조, 한국 배우와 해외 배우가 함께 등장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형태가 그것이다. '호프'는 2020년대 개봉 한국 영화 가운데 러닝타임이 2시간 40분(160분)을 넘는 사실상 유일한 작품이기도 하다.

칸 필름마켓에서 '호프'는 파트너십을 맺은 200여 개국 모든 국가 및 권역과 계약을 체결하는 이른바 '완판'을 기록했다. 배급사 면면도 화려하다. 북미는 봉 감독의 '기생충' 북미 배급을 담당해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까지 이끈 NEON이 맡았다.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등 주요 유럽 국가와 라틴아메리카는 유럽 예술영화 대표 배급사 무비가 담당한다. 프랑스는 유피아이(UPI), 중동 일부 지역은 소니픽쳐스가 각각 배급권을 확보했다. 일본, 태국, 대만, 홍콩,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도 각국 주요 배급사와 계약을 마쳤다.
플러스엠은 이번 선판매가 미니멈 개런티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호프'의 해외 개봉 성과를 배분받는 구조로 계약이 이뤄진 만큼 실제 수익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국내 7월 개봉 이후 9월 북미, 이후 전 세계 순차 개봉이 예정돼 있다.
'호프'의 서사는 비무장지대 인근 외딴 어촌 호포항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시작은 농로에 참혹한 형상으로 버려진 소 한 마리다. 마을 청년 성기가 사냥을 다녀오다 발톱 자국이 난 채 죽어 있는 소를 발견하고 출장소장 범석에게 신고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엔 호랑이 소행으로 의심하지만, 리어카와 오토바이, 자동차까지 마을 곳곳에 내던져진 것을 보고 그 스케일의 사건이 아님을 직감한다. 곧이어 외계인이나 공룡의 포효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괴성이 울려 퍼진다.
산불 진압을 위해 증원 병력이 차출되고 통신이 끊긴 상황에서, 범석과 순경 성애(정호연)는 노인들만 남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성기와 마을 사람들은 짐승을 쫓으러 산으로 들어갔다가 오히려 사냥감이 된다. 무지에서 비롯된 작은 불씨가 마을 공동체 안의 갈등을 거쳐 거대한 우주적 비극으로 치닫는 구조다.
나 감독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외계인 이미지와 식당에서 기이한 일이 벌어진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점점 살을 붙이며 시나리오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출연 배우 라인업은 국내외를 통틀어 이례적인 수준이다. 황정민은 외계인이 처음 모습을 드러내기 전 한 시간가량 이어지는 추격전을 사실상 홀로 이끈다. 조인성은 말 위에 올라타 사냥용 총으로 외계인을 겨누거나 달리는 말에서 뛰어내려 자동차로 갈아타는 등 비현실적인 수준의 액션을 소화했다. 정호연이 연기한 순경 성애는 중요한 국면마다 등장해 외계인을 직접 처치하는 역할을 맡았다.
외계인 캐릭터는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카메론 브리튼이 모션 캡처와 페이셜 캡처 기술로 연기했다. 단순히 목소리만 빌려주는 방식이 아니라 배우들의 감정과 신체 움직임 전체를 투영하는 방식으로 구현됐다. 칸 현장에서 만난 캐나다 출신 관객 루이스 랙슨은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이 외계인으로만 나오는 줄 전혀 모르고 봐서 더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외계인의 외형은 '아바타', '에일리언', '쥬라기공원' 시리즈,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등을 연상시키면서도 각 캐릭터마다 외형과 특징, 질감이 전혀 달라 독자적인 시각적 충격을 만들어낸다. 마을이 초토화된 뒤 벌어지는 각종 총기와 백마, 흑마, 경찰차, 우주선이 뒤섞인 대결 장면은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이다.

상영이 끝난 뒤 현장 관객 반응은 엇갈렸다. 영국 런던에서 온 샬럿 더블린은 "매우 강렬한 영화였고 보는 내내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예상과 너무 달라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프랑스인 에밀리 부는 "지금까지 칸에서 본 경쟁 부문 초청작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들었다. 긴 영화지만 지루하지 않고 심장이 계속 뛰었다"고 전했다.
코미디의 존재감도 강렬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말장난이 섞인 실랑이와 심각한 상황에서 사소한 것에 집중하는 능청스러운 연출이 영화 내내 이어진다. 극 중 한 마을 주민이 내뱉는 "아유 세상에,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야?"라는 대사는 뤼미에르 대극장을 채운 관객들의 심정을 정확하게 대변했다는 평이 나왔다.
호불호가 갈리는 반응은 나 감독의 전작들이 걸어온 궤적과 일치한다. '곡성' 역시 칸 초연 당시 강렬한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국내에서 관객 688만 명을 동원했다. '호프'의 칸 반응이 그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은 흥행 가능성을 가늠하는 하나의 참고 지점이 된다.
흥행 우려도 분명히 존재한다. 외계인을 소재로 한 한국 영화는 '지구를 지켜라!'(2003), '외계+인 1부'(2022), '외계+인 2부'(2024) 모두 극장에서 참패했다. 반면 해외 감독의 SF 작품들은 한국 극장가에서 꾸준히 안정적인 성적을 유지해왔다. '호프'가 이 흐름을 처음으로 뒤집을 수 있을지가 국내 영화계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투자·제작사 상황도 변수다. 제작을 맡은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의 모기업 메가박스중앙은 극심한 자본잠식 상태에 있으며, 부채비율이 2,200%를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수치는 '호프'의 흥행이 단순한 상업적 성과를 넘어 회사 존속 문제와 직결된 사안임을 보여준다.

단순한 공포 자극 대신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기괴하고 축축한 공기만으로 압도적인 공포를 만들어내는 것이 나 감독식 연출의 핵심이다. '곡성'의 굿판 시퀀스, 즉 일광이 살을 날리는 굿판과 외지인의 의식 장면, 고통받는 효진의 모습을 교차 편집한 장면은 한국 영화사에서 손에 꼽히는 명장면으로 평가된다.
그가 완벽주의자라는 점은 업계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곡성' 촬영을 위해 수수밭을 직접 재배하고, 실제 무속인들을 만나 고증을 거쳤으며, 완벽한 자연광을 받기 위해 몇 시간씩 대기하며 촬영한 일화는 유명하다. '호프'에서 칸 영화제 제출 기한까지 연장시킨 편집 고집 역시 같은 맥락이다.
'호프'는 7월 15일 국내 개봉 후 9월 북미, 이후 전 세계 순차 개봉 일정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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