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인문학] 29살 이승만이 감옥에서 쓴 책에 대한민국 설계도가 있었다

대한민국이 우연히 만들어진 나라라고 생각한다면 틀렸다. 감옥 속 청년의 원고, 독립선언문 초안 작성자의 마지막 고백, 필라델피아를 선택한 이유. 누군가 처음부터 치밀하게 설계했고, 그 설계도는 이미 100년 전에 완성돼 있었다.

■ 29살 이승만, 감옥에서 쓴 책에 답이 있었다

1904년, 한성감옥에 갇힌 29살 청년이 책을 한 권 썼다. 나중에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 될 이승만이었다. 책의 이름은 『 독립정신 』 . 감옥 안에서 쓴 원고였다.

그 책의 16장에서 20장까지 그는 미국 혁명과 프랑스 혁명을 구체적으로 비교했다. 결론은 명확했다. 미국 혁명은 따라가고 싶은 모델이었다. 왕을 섬기지 않고 국민이 진짜 주인이 된 나라, 그것이 청년 이승만이 꿈꾼 조선의 미래였다. 반면 프랑스 혁명에 대해서는 "끔찍한 살육의 현장"이라고 직접 표현했다. 개혁을 위한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걸 알면서도, 프랑스처럼 피비린내 나는 방식은 안 된다고 못 박은 것이다.

훗날 자신이 세울 나라의 설계도를 29살 청년이 이미 감옥 안에서 그리고 있었다.

한성감옥에서 청년 이승만이 쓴 『독립정신 』

■ 기미독립선언서의 숨겨진 고백, "기독교를 빼면 이해할 수 없다"

1919년 3.1운동과 함께 발표된 기미독립선언서. 이 선언문의 초안을 작성한 것은 당대 조선 지식인 최남선이었다. 그런데 최남선은 훗날 이런 말을 남긴다. "자유, 정의, 평등이라는 표현이 모두 기독교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나에게서 기독교를 빼면 내가 쓴 독립선언문을 이해할 수도 없다."

놀라운 사실은 정작 최남선 본인은 기독교인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기미독립선언문

■ '개인'이라는 개념은 어디서 왔을까… 근대 문명의 뿌리

최남선이 언급한 '기독교 정신'은 종교적 교리가 아니라 지금의 자유 문명을 만들어낸 사상적 뿌리를 뜻한다. 일부 역사학자는 종교개혁을 통해 비로소 존엄한 '개인'이 탄생했다고 평가한다. 왕이나 성직자 같은 권력자뿐만 아니라 평범한 대중도 성경을 직접 읽으며 신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곧 "모든 인간은 신 앞에 평등하다"는 선언이 현대 평등 사상의 출발점이 된 것이다.

오늘날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자유, 평등, 개인의 존엄성은 모두 이러한 역사적 흐름 속에서 탄생했다. 자유민주주의라는 제도의 바탕을 지탱해 온 것은 결국 기독교 문명의 유산이었다. 대한민국의 건국 역시 이 거대한 사상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 우리는 서양인이 아니지만 서구 문명 안에 살고 있다

우리는 서양인이 아니지만 자유민주주의를 누리는 서구 문명 속에 살고 있다. 조평세 박사는 이것을 단순히 서양의 사상적 배경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자유를 누리는 모든 나라가 공유해야 할 인류의 거대한 자산임을 강조한다.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우리의 뿌리가 무엇인지를 기억하고 지킬 수 있어야 비로소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펜 하나로 미국 전체를 뒤흔든 남자, 토마스 페인의 일대기를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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