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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오답이 아니라 '이것'이다”…전설 페이커가 패배 후 깨달은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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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다음은 왜 슈퍼우먼이 아니고 슈퍼걸일까.

'슈퍼걸'(연출: 크레이그 질레스피 출연: 밀리 앨콕, 제이슨 모모아 외 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에서도 루시 마리 놀(이브 리들리)이 이와 비슷한 대사를 말한다. 이에 슈퍼걸인 카라 조엘(밀리 올콕)은 심드렁하게 열 살 차이가 나서 그렇다고 답한다.
카라 조엘의 나이는 23살이다. 굳이 슈퍼우먼이 아닌 슈퍼걸로 설정한 데에는 젊은 히어로에게서 느껴지는 영함과 신선함을 그려내고 싶은 욕구가 있었을 테다.
그리고 그것의 지향점은 기존 히어로들과는 다른, 다소 반항적이면서 시니컬한 영웅상일 것이다.
'슈퍼걸'의 캐치프라이즈인 "Truth, Justice, Whatever(진실, 정의, 그러든가)"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이는 슈퍼맨의 캐치프라이즈인 "Truth, Justice, And A Better Tomorrow(진실, 정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하여)"를 패러디한 것이다. 슈퍼걸은 슈퍼맨처럼 모두를 구하려는 태도나 발전지향적인 마인드와는 조금 거리가 먼 인물이란 뜻이다.
극중 카라는 가족을 위한 루시의 복수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노란 언덕의 크렘을 쫓는 것도 루시를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전부인 크립토를 구하기 위해서다.
매일같이 술과 음악에 빠져 산다는 캐릭터 설정뿐 아니라 영화 곳곳에서도 불량스러운 '하이틴 히어로'를 그려내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강렬한 걸밴드 음악이 사운드트랙으로 쓰이며, 일렉트로닉한 연출과 효과음 그리고 선글라스 같은 소품과 꾀재재한 몰골까지, 컨셉에 충실한 비주얼은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이다.


다만 이 영화는 문제아의 마이웨이를 담은 이야기이기보다 진정한 영웅으로서 거듭나는 성장기다. 이는 카라가 외톨이로 사는 것을 실은 바라지 않으며 친구 혹은 동료를 원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슈퍼걸도 슈퍼맨과 같은 '슈퍼'한 인물이다 보니 결국 선한 마음을 갖고 행동한다. 루시가 스스로를 망치는 선택을 하려 할 때마다 필사적으로 막아 서며 위험에 처한 주변 인물들을 돕기도 한다.
이 같은 주인공이 알을 깨고 나오는 듯한 새로운 탄생은 여타 히어로물의 첫 편이 그렇듯 필수적 요소이기도 하다. '슈퍼걸'에서는 이러한 플롯이 더욱 어울린다. 고난과 시련의 시기를 이겨내고 나름의 답을 찾는 플롯은 사춘기 소녀의 자아 형성 과정과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캐치프라이즈와 더불어 영화의 마이너한 분위기를 고려할 때, 카라를 더욱 고집스러운 문제아 기질의 캐릭터로 밀어붙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슈퍼맨'과 전혀 다른 캐릭터임을 예고했다면 그것을 관객에게 설득 시키는 데에만 많은 시간을 소모해도 모자를 것이다. 그런데 결말에 다다르면 관객 입장에서는 또 다른 '슈퍼맨'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액션물로서는 상당히 괜찮은 부분들이 존재한다. 눈에서 쏘는 레이저를 제외하곤 슈퍼걸의 스킬이 얼마 보여지지 않는 것은 아쉽지만 슈퍼걸의 완전한 힘이 드러나는 부분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로보(제이슨 모모아)의 매력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마초다운 캐릭터 성격처럼 단순무식한 방식으로 적들을 물리치는 로보의 존재는 이 영화에 희열을 더한다.

'슈퍼걸'은 '크루엘라', '아이, 토냐' 등의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그는 독보적인 캐릭터 서사를 완성시키며 밀도 높은 연출로 관객들을 흡입 시키는 강점이 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감독이자 현재 DC의 수장인 제임스 건이 제작을 맡아 그의 색깔도 뚜렷하게 느껴진다. 여기에 미리 앨콕은 여기에 HBO 드라마 '하우스 오브 드래곤'에 출연해 평단의 찬사와 함께 눈도장을 찍은 유망한 배우다.
'슈퍼걸'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부터 스크린을 압도하는 파워풀한 액션, 그리고 최근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르세라핌(LE SSERAFIM)과 콜라보 음원 등 다양한 볼거리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영화는 24일 개봉해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107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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