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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사의 거대한 산맥으로 꼽히는 박경리 작가의 대하소설 ‘토지’가 일본어 완역을 통해 한일 문화 교류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원작의 방대한 서사와 한국 근현대사의 결을 일본 독자에게 온전히 전하기 위해 10년에 걸쳐 번역 작업을 이어온 이들이 제2회 ‘이희건 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 상은 한국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금융보국’의 이념을 실천한 신한은행 창업자 고(故) 이희건 명예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양국 간의 학술, 경제, 문화 교류를 증진하는 데 공헌한 인물의 업적을 평가해 시상하며, 지난해 첫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다.
이번 상을 받은 ‘토지’ 일본어 완역팀은 김승복 쿠온출판 대표와 시미즈 치사코, 요시카와 나기 번역가 등 3명으로 이루어졌다. 이들은 지난 2014년부터 약 10년 동안作品 속 주요 역사적 무대를 직접 답사하며 원작의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상세히 고증해 번역의 완성도를 높였다.
재단은 한국 근현대사의 정서와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낸 대표 문학 작품인 ‘토지’를 완역해 낸 이번 성과가 한일 양국의 문화적 가치를 이어주는 대표적인 민간 교류 사례라고 평가했다. 완역팀에게는 상장과 함께 기념 메달, 3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이번 일어 번역본은 이미 대외적으로 깊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2024년에는 제43회 세종문화상 국제문화교류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2025년에는 일본 출판계에서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히는 제79회 마이니치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하태윤 이사장은 이번 완역을 두고 한국 문학을 통해 양국의 역사와 정서를 이어준 뜻깊은 문화교류의 결실이라고 평가하며 재단은 앞으로도 고 이희건 명예회장의 교류 정신을 이어받아 양국의 관계 개선과 우호 증진을 돕는 여러 사업을 지속해서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양국 우호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이희건 상은 지난해 제1회 시상식에서도 괄목할 만한 민간 교류의 주역들을 발굴해 시상했다. 당시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던 인물은 일본의 대형 가전업체였던 산요전기 창업주의 후손, 이우에 사토시 전 회장이다. 재단은 지난해 6월 19일 일본 오사카 웨스틴 호텔에서 첫 시상식을 개최해 이 전 회장에게 상장과 메달, 상금 3000만 원을 수여했다.
초대 수상자인 이 전 회장은 한국의 산업화가 첫걸음을 떼던 1960년대에 삼성전자와 협력해 '삼성산요전기'라는 합작사를 세웠다. 그는 국내 엔지니어 100여 명을 일본으로 초청해 고난도의 선진 기술을 직접 배울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등 긴밀한 기술 협력을 이뤄냈다. 이는 초기 대한민국 전자 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으며 유능한 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아울러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전통 축제인 '사천왕사 왓소' 행사를 보존하기 위해 오사카 왓소 문화교류협회를 설립하는 등 양국 문화 전반의 소통을 주도해 지난 2010년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훈장 숭례장을 수령하기도 했다.
시상식 당시 이 전 회장은 금융을 통해 국가에 기여하겠다는 고 이희건 명예회장의 고결한 철학을 마음에 되새기며 양국의 평화로운 동반자 관계를 위해 남은 여생 동안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재단 측 역시 양국 간 경제 및 문화 전반에 오랜 세월 헌신해 온 공로자를 첫 수상자로 모시게 돼 매우 영광스럽다는 소회를 전했다.
당시 재단은 본상 외에도 재일동포 사회의 위상을 드높인 교육기관을 위한 특별상을 신설해 의미를 더했다. 특별상의 첫 주인공은 일본 전국 고교 야구대회인 고시엔에서 기적 같은 우승을 일궈내며 양국 국민에게 큰 울림을 주었던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국제학원'이다. 재단은 학교 발전을 응원하며 상장과 함께 1000만 원의 상금을 부상으로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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