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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등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높이는 배우 4명이 한 작품에서 만난다. 이들이 출연하는 영화는 이창동 감독이 ‘버닝’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가능한 사랑’이다.
‘가능한 사랑’은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영화는 오는 9월 열리는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북미 관객에게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은 해고노동자 부부와 이들을 촬영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조우해 서로 다른 삶의 방식과 가슴속 깊이 묻어둔 욕망을 대면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초청 소식과 함께 공개된 퍼스트룩 스틸에는 해변에 함께 서서 제각기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미옥(전도연 분), 호석(설경구 분), 상우(조인성 분), 예지(조여정 분)의 모습이 담겨 이들이 겪게 될 미묘한 갈등과 관계성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영화는 ‘초록물고기’(1997), ‘박하사탕’(2000), ‘오아시스’(2002), ‘밀양’(2007), ‘시’(2010), ‘버닝’(2018) 등으로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오른 이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각본은 ‘버닝’의 오정미 작가가 이 감독과 공동으로 집필했으며 파인하우스필름이 제작을 맡았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가능한 사랑’이 이름을 올린 스페셜 프레젠테이션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거장들의 신작을 엄선해 소개하는 부문이다. 한국 영화 중에서는 과거 ‘기생충’, ‘헤어질 결심’, ‘밀정’, ‘아가씨’ 등이 이곳에서 전 세계 관객과 만났으며 지난해에는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가 초청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카메론 베일리 토론토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이창동 감독을 압도적인 힘과 놀라운 섬세함을 동시에 지닌 예술가로 평가하며 그를 여러 번 토론토영화제에 감독과 심사위원으로 모실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신작에 대해 부부 관계와 계급 구조, 나아가 영화 매체 자체를 깊이 있게 성찰하는 강렬한 작품이라고 극찬하며 동시대 가장 위대한 영화감독으로서 이 감독의 명성을 다시 한번 확고히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초청 사유를 밝혔다.
‘가능한 사랑’은 올 하반기 극장에서 2주 동안 먼저 개봉해 관객들을 만난 뒤 넷플릭스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스트리밍 서비스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극장 선개봉 방식을 두고 차기 아카데미 시상식의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기준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하고 있다.
전도연은 이후로도 영화 ‘무뢰한’(2015),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2020),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2023), 그리고 최근작인 영화 ‘리볼버’(2024) 등 스크린과 플랫폼을 넘나들며 한계 없는 캐릭터 소화력을 증명해 왔다. 미옥의 남편 호석 역을 맡은 설경구는 ‘박하사탕’(2000), ‘오아시스’(2002)를 통해 이 감독의 초기 대표작을 함께 이끌었던 핵심 주역이다.
설경구가 이 감독의 장편 연출작에 출연하는 것은 ‘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이다. 설경구 역시 영화 ‘실미도’(2003), ‘해운대’(2009),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자산어보’(2021)와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2024) 등 묵직한 선과 깊이 있는 연기로 대중의 신뢰를 받아왔다.
특히 전도연과 설경구는 이번 작품을 통해 네 번째로 연기 호흡을 맞춘다. 두 사람은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1)에서 풋풋한 일상적 멜로로 처음 만난 이후, 세월이 흘러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상실을 다룬 영화 ‘생일’(2019)에서 남겨진 부부의 절절한 심정을 대변했다. 이후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2023)에서는 살인청부업계의 대표 및 전설적인 킬러로 분해 날 선 대립 구도를 선보인 바 있다. 이들은 이번 ‘가능한 사랑’에서 다시 한번 부부로 호흡을 맞추며, 삶의 거친 현실과 부부 관계의 균열을 실감 나게 표현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대조적인 삶을 사는 부부 상우와 예지 역은 조인성과 조여정이 연기한다. 두 배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이창동 감독과 처음으로 작업한다. 상우 역의 조인성은 영화 ‘클래식’(2003), ‘비열한 거리’(2006), ‘더 킹’(2017), ‘안시성’(2018), ‘모가디슈’(2021), ‘밀수’(2023)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2023) 등 장르를 불문하고 자신만의 뚜렷한 영역을 확장해 온 배우다.
예지 역의 조여정 역시 영화 ‘방자전’(2010), ‘표적’(2014), ‘인간중독’(2014)을 비롯해, 제72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동시 석권한 영화 ‘기생충’(2019)에서 순진하면서도 독특한 면모를 지닌 부잣집 사모님 연기를 섬세하게 풀어내 세계적인 조명을 받았다. 최근에는 미스터리 옴니버스 영화 ‘타로’(2024)에 출연하는 등 개성 강한 연기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탄탄하게 검증된 내공을 지닌 네 배우의 만남은 영화 속에서 강렬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해고노동자 처지인 전도연과 설경구의 안정적이고 애잔한 호흡, 그리고 이들과 정반대의 사회적 위치에 있는 부유한 다큐멘터리 제작자 부부를 연기하는 조인성과 조여정의 신선한 앙상블이 극명한 대비를 이뤄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서로 다른 계급과 가치관을 대변하는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촬영을 계기로 얽히면서 빚어지는 미묘한 심리적 동요와 감정의 파고가 네 배우의 내실 있는 표현력을 통해 어떻게 구현될지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가능한 사랑’이 진출한 토론토국제영화제(TIFF)는 매년 9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되는 북미 최대 규모의 영화 축제다. 1976년 창설된 이래 칸, 베니스, 베를린과 더불어 세계 4대 영화제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경쟁 부문 중심인 유럽의 주요 영화제들과 달리 관객들의 현장 투표로 최고상인 관객상을 선정하는 비경쟁 영화제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전 세계의 다양한 신작들이 대거 초청돼 전 세계 영화 산업의 트렌드를 미리 읽을 수 있는 중요한 무대로 꼽힌다. 특히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거나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들이 이듬해 초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요 후보로 지목되는 경우가 많아 미국 오스카 레이스의 성패를 가늠하는 전초전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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