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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가 극심한 호불호 논란 속에서도 20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10년 전 개봉한 전작까지 OTT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역주행의 주인공은 2016년 개봉해 687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곡성(哭聲)’이다. ‘호프’를 둘러싼 논쟁이 거세지면서 나홍진 감독 특유의 작품 세계를 다시 확인하려는 관심이 전작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2016년 5월 12일 개봉한 ‘곡성’이 10년 만에 디즈니+ 코리아 TOP 10 순위 10위에 진입하며 역주행하고 있다.

‘곡성’은 개봉 당시 누적 관객 수 687만 명을 기록한 흥행작이다.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네이버 기준 평점 8.22점을 유지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반전에 반전, 감독에게 놀아난 느낌”, “현혹된 자만이 느낄 수 있는 공포와 후유증”, “미끼를 내가 물었구나”,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영화”라며 작품이 남긴 강렬한 인상을 언급했다. 반면 “피칠갑만 잔뜩 구경했다”, “무슨 영화인지 모르겠다” 등 난해한 전개와 결말을 지적하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 나 감독의 연출 방식이 ‘호프’와 마찬가지로 극명한 호불호를 만들어낸 셈이다.

‘곡성’의 역주행 배경에는 지난 15일 개봉한 나 감독의 신작 ‘호프’가 자리하고 있다.
‘호프’는 개봉 5일 만에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엇갈린 평가에도 흥행세를 이어가며 300만 관객을 향하고 있다.
영화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뒤, 온 마을을 뒤흔드는 믿기 어려운 현실과 마주하면서 시작된다.
나 감독이 ‘곡성’ 이후 10년 만에 공개한 신작으로 황정민과 조인성, 정호연을 비롯해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등 국내외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호프’를 둘러싼 관객 평가는 선명하게 갈리고 있다. 호평을 남긴 관객들은 액션 시퀀스의 쾌감과 압도적인 비주얼, 사운드에 높은 점수를 줬다. 156분의 긴 러닝타임에도 지루할 틈이 없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반면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후반 10분 전개와 열린 결말에는 혹평이 쏟아졌다. 개연성이 부족하고 화려한 겉모습에 비해 서사가 빈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진짜 이게 끝이야?”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현재 네이버 기준 ‘호프’ 평점은 7.26점이다. 호불호 논쟁이 거세질수록 직접 영화를 보고 판단하려는 관객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과도하게 반복되는 욕설도 불호 반응을 키운 요인으로 꼽혔다. 일부 관객이 직접 횟수를 세어 공유한 내용에 따르면 이른바 ‘숫자 욕’은 영화 전체에서 137차례 등장한다.
나 감독은 후반 작업 과정에서 관련 욕설 약 200개를 이미 덜어냈다고 밝혔다. 그는 욕설을 단순한 비속어가 아니라 인물들의 감정을 전달하는 감탄사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나 감독은 “반은 애드리브이고 반은 대사였다”며 “후반 작업을 하면서 200개 정도는 삭제한 것 같은데도 백몇십 개가 아직 남아 있더라”고 말했다.
작품을 둘러싼 논쟁은 유명 영화인과 평론가들의 평가로도 번졌다. 이창동 감독은 ‘호프’를 오락 영화의 극점에 있는 작품으로 평가했고, 봉 감독은 놀라운 쾌감과 폭주를 보여주는 롤러코스터에 비유했다. 장재현 감독 역시 비주얼과 사운드, 세계관에 압도당했다고 호평했다.

이동진 평론가가 별점 4점을 매기자 일각에서는 나 감독과의 친분 때문에 후한 평가를 내린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에 이 평론가는 “나홍진 감독과 친분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호프’가 훌륭하다는 것은 저의 의견”이라며 다수의 의견이 곧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곡성’은 낯선 외지인이 나타난 뒤 의문의 연쇄 사건이 벌어지면서 평온했던 마을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 156분 분량의 미스터리·스릴러 영화다.
마을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들이 잇달아 발생하지만 경찰은 집단 야생 버섯 중독이 원인이라고 잠정 결론 내린다. 그러나 모든 사건이 외지인의 등장 이후 시작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과 의심은 점점 커진다.
경찰 종구 역시 처음에는 소문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사건 현장을 목격했다는 여인 무명을 만나면서 외지인을 향한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여기에 자신의 딸 효진까지 피해자들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아파오자 종구는 더 이상 상황을 외면하지 못한다.

다급해진 종구는 외지인의 거처를 찾아가 난동을 부리고, 딸을 살리기 위해 무속인 일광까지 불러들인다. 목격자 무명과 무속인 일광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내놓으면서 종구의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지만, 사건의 실체는 오히려 더욱 깊은 안갯속으로 빠져든다.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인물들의 관계는 관객까지 종구와 같은 혼란에 빠뜨린다. 외지인의 정체와 사건의 원인을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드는 전개는 클라이맥스에 이를수록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마지막까지 하나의 해답으로 정리되지 않는 결말을 남긴다.
‘추격자’와 ‘황해’가 빠른 전개로 몰아붙이는 스릴을 선보였다면 ‘곡성’은 서서히 숨통을 조이듯 불안과 의심을 쌓아 올린다. 미끼를 던지고 관객 스스로 선택하게 만드는 방식이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다양한 해석과 논쟁을 불러오는 이유다.

곽도원은 딸을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경찰 종구를 연기했고, 황정민은 무속인 일광으로 변신했다. 쿠니무라 준은 마을에 소문과 의심을 불러온 외지인 역을 맡았으며 천우희와 김환희가 각각 무명과 효진으로 출연했다. ‘곡성’은 2016년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뒤 청룡영화상 4관왕과 대종상영화제 5관왕에 올랐다. 2017년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작품상과 아시아필름어워드 최우수감독상도 받았다.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관객을 끝없이 의심하게 만든 ‘곡성’의 미끼는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유효했다. ‘호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으면서 나 감독이 과거 던져놓은 미스터리까지 OTT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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