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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이 신작 '반딧불이'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박해일, 박서준, 최대훈이 출연진으로 이름 올려 더욱 이목이 쏠린다.

제작사 미고웍스와 기린영화사는 21일 영화 '반딧불이'가 주요 캐스팅을 마무리하고 오는 9월 27일부터 촬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반딧불이'는 1974년 연좌제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은 형사 '준경'(박서준)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 '만섭'(박해일)에게서 "큰 실적을 거둘 사건이 있다"는 말을 듣고 화용면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은 서슬 퍼런 독재 치하의 1974년과 한국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1950년 여름을 오가며, 24년 동안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화용마을 사람들에게 벌어진 사건의 진실을 좇는다. 특정 시대를 살아낸 사람을 통해 그 시대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이준익 감독 특유의 시선이 다시 한번 스크린에 담길 전망이다.
이날 함께 공개된 배역 구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해일은 1974년 형사 '준경'에게 화용면으로 가면 큰 실적을 올릴 수 있다는 미끼를 던지는 의문의 인물 '만섭'을 맡았다. 그가 왜 '준경'을 화용면으로 이끄는지, 그 정체와 속내가 무엇인지가 극의 핵심 미스터리를 이룬다.
박서준은 연좌제의 족쇄에 묶여 승진도 출세길도 막힌 형사 '준경'으로 분한다. 실적이 절실한 상황에서 '만섭'이 던진 미끼를 따라 화용면으로 내려가, 1950년 그곳 사람들에게 벌어진 일의 진실에 한 걸음씩 다가서는 인물이다.
최대훈은 법과 경찰보다도 위에 군림하는 중앙정보부의 차장 '태식'을 연기한다. 자신의 모든 행위가 애국이라고 자부하는 권력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세 배역이 어떻게 얽히는지 역시 작품을 이끄는 큰 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딧불이'는 이준익 감독이 '자산어보'(2021)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소식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1959년생인 이준익 감독은 2003년 사극 코미디 '황산벌'로 본격적인 연출 행보를 시작했으며 2005년 '왕의 남자'로 정점에 올랐다. 조선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광대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관객 수 1051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선보이며 사극 영화의 흥행성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화려한 스타 캐스팅 없이도 이준기라는 배우를 단숨에 스타덤에 올린 신드롬급 흥행이었다.
이후에도 그는 인물과 시대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작품들을 꾸준히 내놨다. 2015년 '사도'는 아버지 영조와 아들 사도세자의 비극을 밀도 높게 담아내며 6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 모았다. 2016년에는 시인 윤동주와 송몽규의 청춘을 그린 '동주'를 흑백 화면으로 완성해 117만 명의 관객과 만났다. 저예산 흑백영화로는 이례적인 성취라는 평가도 받았다. 이어 2017년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의 삶을 조명한 '박열'은 235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과 평단의 지지를 동시에 얻었다. 이후 정약전과 어부 창대의 관계를 통해 학문과 삶을 성찰한 '자산어보'까지, 이준익 감독은 시대가 가하는 질곡 속에서 살아나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릴 때 가장 빛났다. '반딧불이' 역시 그 연장선에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반딧불이'를 향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건 박해일·박서준·최대훈으로 이어지는 캐스팅 조합이다. 결이 다른 세 배우가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다는 점만으로도 화제성이 상당하다.
박해일은 '살인의 추억', '괴물'을 비롯해 '최종병기 활', '남한산성', '헤어질 결심', '한산: 용의 출현'까지 장르와 시대를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해 온 배우다. 강렬한 존재감보다 서늘한 여백으로 관객의 마음에 잔상을 남기는 그의 화법이 정체를 쉽게 가늠할 수 없는 '만섭'과 어떻게 맞물릴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박서준에게 '반딧불이'는 '콘크리트 유토피아'(2023) 이후 3년 만에 선택한 영화다. '청년경찰'과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으로 스크린에서 활약하고, '쌈, 마이웨이'와 '이태원 클라쓰', '경도를 기다리며'에서 안방극장을 오가며 청춘의 여러 얼굴을 그려온 그는 형사 캐릭터를 통해 또 다른 변신을 예고한다.
여기에 최대훈은 최근 가장 뜨거운 상승세를 타는 배우다. 드라마 '괴물'과 영화 '전,란'을 거쳐,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서 '학 씨'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 세계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이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 남자 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이어 SBS '김부장'으로 연타석 흥행을 기록하며 '믿고 보는 배우' 반열에 올랐다. 유쾌한 생활 연기부터 묵직한 존재감까지 폭넓게 소화해 온 그가 권력의 중심에 선 '태식'을 통해 선보일 새로운 얼굴에도 기대가 실린다.
믿고 보는 세 배우의 조합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예고한 '반딧불이'는 오는 9월 27일 첫 촬영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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