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나는 작품"…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 찍은 한국 영화

영화 '경주기행'이 개봉 첫날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개봉 전부터 이어진 언론과 평단의 호평에 실관람객들의 긍정적인 반응까지 더해지며 본격적인 입소문 열풍을 예고하고 있다.

'경주기행' 공식 예고편 중 일부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유튜브

'경주기행' 개봉 첫날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 흥행 청신호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경주기행'은 개봉 첫날인 지난 26일 외화 강세 속에서도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전부터 한국영화 예매율 1위를 지켜온 데 이어 관객들의 실제 관람으로 흥행세를 이어가며 의미 있는 출발을 알렸다.

영화 '경주기행' 메인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경주기행'은 CGV 골든에그지수 93%,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 9.63점을 기록하며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8년 만의 복수 여행… 영화 '경주기행' 어떤 이야기 담았나

'경주기행'은 막내딸을 잃은 엄마가 가해자가 석방됐다는 소식을 듣자 복수를 위해 자신의 세 딸과 함께 그가 사는 경주로 떠나는 복수 로드 무비다. 엄마 옥실과 세 딸 장주, 영주, 동주는 8년 전 수학여행을 떠난 이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막내 경주의 생일을 맞아 단체 티셔츠까지 맞춰 입고 경주로 가족여행을 떠난다. 얼핏 단란하고 화목한 가족여행처럼 보이지만 봉고차 트렁크에는 낯선 한 남자가 실려 있다. 여행은 알리바이, 목적은 복수, 확실하게 계획한 대로 죽이는 가족여행이 시작된다.

영화 '경주기행' 공식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고등학교 수학여행 중 누군가의 손에 살해당한 막내 경주. 남편은 막내딸의 살해로 절망해 세상을 등지고, 막내딸의 생일을 맞이해 옥실은 경주의 언니들이자 자신의 장성한 딸인 장주, 영주, 동주와 함께 범인 수색에 나서고 마침내 그 놈을 잡는다. 가족여행을 경주의 생일에 맞춰 떠나기로 하고 놈을 막내의 기일에 맞춰 죽이기로 결정한다.

극중 이정은이 연기한 이옥실은 동네 수선집 옥패션을 운영하며 평범하게 생계를 꾸려오다 막내딸 경주와 남편을 잃은 슬픔과 죄책감 속에서 오직 복수만을 바라보며 8년을 버텨온 인물이다. 공효진이 연기한 윤장주는 일찌감치 엄마 옥실의 수선집 옥패션 일을 도우며 동생들을 건사해온 든든한 첫째 딸이다. 가정을 꾸린 뒤에도 엄마 옥실이 1순위인 그는 막내를 위한 복수 여행에 동참하지만 혹시라도 일이 잘못되면 정작 내 가족은 어쩌나 내심 불안을 느끼는 인물이다.

영화 '경주기행' 속 네 모녀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박소담이 연기한 윤영주는 법대 출신 엘리트 둘째 딸이다. 현재는 사법고시를 포기하고 코인 투자에 몰두하는 백수지만 뛰어난 두뇌를 바탕으로 가족의 복수 계획을 치밀하게 설계하는 인물이다. 엄마의 무모한 계획에 의문을 품으면서도 완벽한 알리바이를 짜내는 전략가로 활약한다.

이연이 연기한 윤동주는 프로레슬러 출신인 셋째 딸이다. 선수 시절 링네임은 퍼플마그마였다. 머리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다혈질 행동파이자 사건사고를 몰고 다니는 시한폭탄 같은 인물이다.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은 후에도 차고 넘치는 에너지로 가족 복수 프로젝트에서 몸 쓰는 일을 전담한다.

황현정이 연기한 윤경주는 사망한 막내딸이다. 8년 전 고인이 됐으며 수학여행 중 누군가의 손에 살해당했다.

이정은부터 공효진·박소담·이연까지… 극을 이끄는 '네 모녀'의 완벽 시너지

지난달 27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연출과 각본을 맡은 김미조 감독은 '경주기행'에 대해 상세한 이야기를 전했다. 김 감독은 “경주로 수학여행을 떠난 막내딸 경주가 돌아오지 않자 8년을 기다린 끝에 엄마와 세 딸이 복수를 위해 경주로 떠나는 가족들의 여행을 그렸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영화 '경주기행' 이정은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어 “실제로 자신이 딸 네 명의 자매 중 막내딸”이라며 “어느 날 경주로 가족 여행을 떠났는데 경주가 두 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보통 사람들은 경주를 수학여행지나 관광지로 인식하고 있지만 낮과 밤의 분위기가 전혀 다르며 밤에는 음산하고 스산할 때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경주라는 공간적 특성이 가족의 살인 여행기라는 영화의 소재를 잘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각본을 쓰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경주기행'이라는 제목에 담긴 중의적인 의미에 대해서도 명확히 짚었다. 지명인 경주와 막내딸 경주의 이름이 동시에 담겨 있으며 기행이라는 단어에는 여행이라는 뜻과 기이한 행동이라는 뜻 두 가지가 함께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정은을 비롯해 공효진, 박소담, 이연 등 국내 여배우 중 연기력에서 최고라 불러도 좋을 연기파 배우들을 모두 캐스팅한 비결과 소회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표현했다. “이 네 배우는 연기에 있어서 주름을 잡다 못해 주름이 접혀서 연기로 구겨 버리고 찢어 버린 분들이 아니냐”며 “이들과 함께 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고 극찬했다.

영화 '경주기행' 공효진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항상 함께 하고 싶은 배우들을 메모장에 적어 두는데 이 네 명은 굵은 글씨로 형광펜을 그어서 적어 둔 분들”이라며 캐스팅에 대한 깊은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김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상실이라는 고통을 어떻게 이겨내는가를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분열의 과정을 겪고 가족들이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가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배우 이정은 역시 제작보고회를 통해 자신이 맡은 캐릭터와 연기 임기응변에 대한 생각을 깊이 있게 나눴다. 이정은은 “8년 동안 과거 경주가 죽은 그날의 기억에 묶인 엄마 역할”이라며 “가족들이 합심해서 그 복수를 완성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그 일 하나만을 위해 매진하는 엄마 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옥실 역을 연기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옥실은 막내를 잃은 날의 기억에 멈춰 있고 지독한 사랑을 유지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 핵심적인 감정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본인이 느끼는 두려움을 아이들에게 절대로 들키면 안 된다고 판단했고 그런 내면의 갈등을 염두에 두고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공효진은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작품 선택 과정에 대한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처음 제안받았을 때도 대본이 너무 재미있어서 작품을 함께 하고 싶었지만 이미 진행 중이던 다른 작품들 때문에 일정이 맞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동생 역할들이 모두 캐스팅된 후 캐스팅 제안이 한 번 더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처음 거절한 이후 6개월에서 8개월가량이 지난 시점이었는데 “그 기간 동안 이 대본이 계속해서 생각났다”고 털어놨다.

“이정은 선배를 엄마로 한 번 더 뵙고 싶었고 작품에서 엄마 역은 모든 것을 다 지닌 경이로운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 대본을 보면 배우 누구라도 엄마 역할을 탐낼 것 같은 그런 캐릭터였기에 “이정은 선배가 엄마라면 얼마든지 뒤에서 서포트하겠다는 마음으로 최종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영화 '경주기행' 박소담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박소담은 둘째 딸 윤영주 역할을 맡아 자신이 준비한 해석과 복귀 소회를 진솔하게 전했다. “영주는 딸들 중 가장 머리가 좋은 인물이며 공부를 잘했고 법을 공부한 인물이지만 현재는 백수 상태”라고 소개했다.

“이번 경주 여행의 모든 복수 계획을 전략적으로 자신이 전부 짰다”며 영주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이성적, 논리적, 계획적인 인물이라는 점을 꼽았다. 이어 “나는 계획만 짜주고 빠진다고 말하지만 엄마가 하고 싶어 하는 무언가에 대해 엄마가 가려고 하는 길을 그 누구보다 세세하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설계해 내는 치밀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셋째 딸 윤동주 역을 맡은 이연 역시 독보적인 존재감과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이연은 동주 역할을 대본으로 접했을 때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영화 '경주기행' 이연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아주 한 번 제대로 놀아보자”는 마음으로 작품을 선택했다고 거침없는 출연 계기를 공개했다. “동주는 머리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다혈질 행동파 인물로서 생각을 1초 동안 한다면 행동은 10초 동안 실행에 옮기는 독특하고 강렬한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동주가 펼치는 모든 기이하고 거친 행동의 바탕에는 결국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순수한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고 짚어내며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보여줬다.

작품을 실제로 감상한 국내 관람객들은 “무거운 얘기지만 중간중간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이정은 배우는 분명 이번 영화로 상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오늘 저녁엔 잼민이 딸과 마라탕을 먹으러 가고 싶다”, “형제자매가 있다면, 아니 그냥 가족이 있다면 무조건 공감할 수 있는 영화”, “가볍게 가는 듯하지만 촘촘하고 묵직하다. 진짜 보면서 엄마 생각 많이 나는데 가족이랑 보고 얘기 나누고 싶은 영화다. 이런 영화 얼마 만이야”, “이정은 배우님 연기 반했다. 오랜만에 몰입해서 봤다. 눈물 나는 영화”, “이런 한국 영화만 보고 싶다. 배우 연기력, 감독 연출력, 탄탄한 스토리 라인 모두 좋았다. 네 모녀 행복하자”, “우느라 영화 끝났는데 못 나가는 사람 있더라”, “올해 본 한국 영화 중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모든 배우들의 인생 필모가 될 것 같음. 이정은 최고”, “이 가족의 상처는 어떻게 치유되는가. 서사와 스릴러 다 잡은 웰메이드”, “예고부터 재밌어 보였는데 역시나 존잼. 웃다 울다 너무 잘 보고 나옴” 등과 같은 후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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