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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가 흥행하면서 트로이 전쟁을 다룬 과거 작품과 놀런 감독의 전작까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영화 ‘트로이’의 IPTV 구매 건수는 한 달 사이 40배 넘게 늘었고, 1997년작 ‘오딧세이’와 ‘오펜하이머’ 등도 이용량이 크게 증가했다.


구매 순위도 전월보다 103계단 뛰어 7위까지 올라섰다. ‘군체’가 10만1648건, ‘왕과 사는 남자’가 5만152건 등을 기록했다.

2004년 국내 개봉한 ‘트로이’는 고대 그리스의 트로이 전쟁을 소재로 한다. 트로이 왕자 파리스와 스파르타 왕비 헬레네가 함께 떠나면서 벌어지는 전쟁을 중심으로 아킬레우스와 헥토르 등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국내에서는 개봉 당시 약 385만 명이 관람했다.

최근 다시 관심이 쏠린 배경에는 지난 5일 개봉한 ‘오디세이’가 있다.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왕국 이타카로 돌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트로이’가 시간상 ‘오디세이’보다 앞선 전쟁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두 작품의 서사가 이어진다.
놀런 감독은 과거 ‘트로이’ 제작 과정에도 참여했다. 최종적으로 연출을 맡지는 않았지만 당시 접한 트로이 목마의 이미지가 약 20년 동안 기억에 남았고 이후 ‘오디세이’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영상화한 1997년 작품 ‘오딧세이’도 이용량이 늘었다. 안드레이 콘찰롭스키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TV용 2부작으로 제작됐으며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태어난 시점부터 트로이 전쟁 참전, 오디세우스의 귀환까지 다룬다.
이달 IPTV 구매 건수는 2306건으로 지난달 27건보다 8440.7% 늘었다. OTT 웨이브에서도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주간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오디세이’를 연출한 놀런 감독의 기존 영화들도 IPTV에서 다시 소비되고 있다. 2023년 개봉한 ‘오펜하이머’는 이달 4366건이 구매돼 지난달 287건보다 1421.3% 증가했다.
‘오펜하이머’는 미국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무기 개발을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과정을 다룬 전기 영화다. 문명의 파괴와 이에 관여한 인물의 자기 성찰을 다룬다는 점에서 ‘오디세이’와 맞닿는 부분도 있다. ‘오디세이’의 주인공 오디세우스 역시 자신이 당시 사회의 규범을 깨뜨린 데 따른 죄책감과 마주한다.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인터스텔라’와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설정을 다룬 ‘인셉션’도 IPTV 구매가 늘면서 상위 5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오디세이’는 28일까지 누적 관객 801만7000여 명을 기록했다. 올해 개봉작 가운데 ‘왕과 사는 남자’ 1691만7000여 명,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834만4000여 명에 이어 흥행 3위다.
29일 오전 10시 기준 예매율은 66.7%로 상영작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예매 관객은 56만8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영화 ‘오디세이’를 보기 전 가장 먼저 알아둘 것은 이야기의 출발점이다. 작품의 바탕은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에게 전해지는 서사시 『오디세이』다. 『일리아스』와 함께 고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히며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에 참가한 그리스 측 영웅 가운데 한 명이다. 힘만으로 싸우는 전사라기보다 뛰어난 판단력과 지략을 갖춘 인물로 묘사된다. 트로이 전쟁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진 ‘트로이 목마’ 계략 역시 오디세우스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따라서 ‘오디세이’의 시간적 배경은 트로이 전쟁 자체가 아니라 전쟁이 끝난 이후라고 이해하면 된다.
오디세우스의 고향은 그리스 서쪽에 있는 섬 이타카다. 그곳에는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가 있다. 오디세우스가 오랫동안 자리를 비운 사이 이타카에서도 그의 부재를 둘러싼 문제가 생기며, 페넬로페와 텔레마코스 역시 원전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그리스 신들의 관계도 알아두면 이해하기 쉽다. 지혜의 여신 아테나는 오디세우스와 가까운 신으로 등장하며 그의 지략과 판단력을 돕는 존재로 그려진다. 반면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오디세우스의 귀향길과 깊게 얽힌 신이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는 인간의 선택뿐 아니라 신들의 의지와 갈등이 인간의 운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오디세이』 역시 이런 세계관을 바탕으로 전개된다.
귀향길에는 키클롭스와 세이렌, 키르케를 비롯해 그리스 신화에서 익숙한 여러 존재가 등장한다. 키클롭스는 외눈박이 거인 종족이며 세이렌은 노래로 사람을 유혹하는 존재로 전해진다. 키르케는 마법과 관련된 신화적 인물이다. 스킬라와 카리브디스처럼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바다의 위험을 상징하는 존재들도 『오디세이』와 연결된다.
원전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개념 가운데 하나는 낯선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관한 고대 그리스의 환대 규범이다. 여행자와 손님을 보호하고 음식을 제공하는 행위가 중요한 사회적 질서로 여겨졌으며, 이를 지키거나 어기는 문제가 『오디세이』 곳곳의 사건과 인물 관계에 영향을 준다.
결국 영화의 기본 구도는 비교적 간단하다. 10년에 걸친 트로이 전쟁을 마친 오디세우스가 가족이 기다리는 이타카로 돌아가려 하고, 그 과정에 인간과 신, 여러 신화적 존재가 얽힌다. 트로이 전쟁이 먼저 벌어졌다는 점, 오디세우스가 지략으로 이름난 이타카의 왕이라는 점, 아테나와 포세이돈이 그의 여정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정도를 알고 보면 영화 속 인물과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본 배경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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