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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간이 넘는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끝난 뒤 다시 2시간 가까운 해설을 듣는 상영회가 열린다. 벨라 타르 감독의 대표작 ‘사탄탱고’가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해설과 함께 관객을 만난다.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 극장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9시간을 넘는 이례적인 구성이다.

배급사 찬란과 CGV는 지난 4일 ‘사탄탱고’를 제30회 ‘이동진의 언택트톡’ 작품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상영일은 오는 12일과 13일이다. CGV강변을 비롯해 광주상무, 대구, 대전, 대학로, 동대문, 서면, 소풍, 신촌아트레온, 압구정, 여의도, 오리, 용산아이파크몰, 인천, 천안펜타포트, 춘천 등 전국 16개 극장에서 극장별 한 차례씩 상영한다. 예매는 4일 오후 5시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됐으며 실제로 여러 극장에서 곧바로 매진 행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상영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작품의 길이다. 1994년 공개된 ‘사탄탱고’는 러닝타임이 439분, 약 7시간 19분에 달한다. 일반적인 극장 영화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긴 시간이다.
상영 과정에서는 관객의 휴식을 고려해 15분간의 인터미션을 두 차례 진행하며 영화를 세 부분으로 나눠 선보인다. 본편이 끝난 뒤에도 10분간의 휴식 시간이 이어진다.
여기에 이동진 평론가의 해설 영상이 추가된다. 분량은 115분으로 ‘이동진의 언택트톡’ 가운데 가장 길다. 439분짜리 본편과 115분의 해설만 계산해도 554분이다. 인터미션까지 더하면 전체 극장 체류 시간은 9시간을 넘어선다. 이를 위해 영화는 아침 9~10시 사이 시간대 뿐이다.
‘사탄탱고’는 시대를 타지 않는 걸작으로, 헝가리 작가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동명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크러스너호르커이가 1985년 발표한 소설을 벨라 타르가 영화로 옮겼으며, 두 사람은 각본 작업에도 함께 참여했다.
작품은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져가던 헝가리 농촌의 한 공동체를 배경으로 인간의 욕망과 불안, 공동체의 붕괴를 흑백 화면으로 담아냈다.

두 사람의 협업은 ‘사탄탱고’ 한 편으로 끝나지 않았다. 벨라 타르와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이후에도 ‘베르크마이스터 하모니’, ‘런던에서 온 사나이’, ‘토리노의 말’ 등 여러 작품을 함께 만들며 독특한 영화 세계를 구축했다.
두 거장의 작업을 조명하는 특별전 ‘영원한 빛, 위대한 문장: 벨라 타르 ×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도 오는 16일 개막한다.
특별전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영화 5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두 거장이 함께 이룬 세계의 시작인 '파멸', 영화 역사상 최고의 도입부라고 불리는 '베크마이스터 하모니즈', 틸다 스윈튼, 조르주 심농, 벨라 타르, 라슬로 크러스너호르커이라는 환상적 조합 '런던에서 온 사나이', 제61회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대상 & 벨라 타르 은퇴작 '토리노의 말'이 그 작품들이다.
특히 이번 상영은 벨라 타르 감독을 추모하는 자리라는 의미도 있다. 벨라 타르는 지난 1월 세상을 떠났다. 여기에 크러스너호르커이가 작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일이 겹치면서 두 사람의 예술적 동행을 다시 조명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사탄탱고’ 역시 문학과 영화가 결합한 대표적인 협업 사례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이동진 평론가에게도 ‘사탄탱고’는 각별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올타임 10 중 하나라며, 영화에 대해 “붕괴하는 세계와 공멸하는 존재들 사이로 거미줄을 치는 카메라의 굳건한 박동.”이라는 한줄평을 남기며 만점을 남겼다. 이번 해설이 역대 ‘언택트톡’ 가운데 가장 긴 115분으로 제작된 배경에는 작품에 대한 평론가의 오랜 관심도 자리한다.


‘이동진의 언택트톡’은 영화 상영 후 사전에 제작된 이동진 평론가의 해설 영상을 함께 감상하는 CGV의 시네마톡 프로그램이다.
2021년 레오 까락스 감독의 ‘아네트’를 시작으로 이어졌으며, ‘사탄탱고’는 30번째 작품이다. 이번에는 작품 자체의 긴 상영시간뿐 아니라 해설까지 별도의 관람 과정으로 구성해 영화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을 위한 한정 기념품도 준비됐다. 상영을 관람한 전원에게 ‘사탄탱고’ 언택트톡 한정판 엽서와 ‘사탄탱고 끝까지 다 본 사람’이라는 문구가 담긴 핀버튼을 증정한다. 7시간 19분의 본편과 1시간 55분의 해설을 모두 극장에서 경험하는 관객을 겨냥한 특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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