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클리셰 박살 냈다…넷플릭스서 오늘 내려가는 '역대급 추리극'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현대 정통 미스터리 스릴러의 새로운 지평을 활짝 열어젖힌 라이언 존슨 감독의 수작 <나이브스 아웃> 서비스가 오는 9월 11일을 기점으로 전격 종료된다.

나이브스 아웃 메인 예고편 / 유튜브 '올스타엔터테인먼트 ALLSTAR'

2019년 12월 국내 극장가에 첫선을 보였던 영화 <나이브스 아웃>은 추리 소설의 여왕 아가사 크리스티가 확립한 고전적인 미스터리 양식을 가장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스릴러 장르의 걸작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미스터리 소설가 할란 트롬비가 자신의 85세 생일 파티를 성대하게 치른 바로 다음 날 아침, 굳게 닫힌 저택의 서재에서 목이 베인 채 숨진 변사체로 발견되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웅장한 막을 올린다. 관할 경찰은 현장에 남겨진 정황 증거들을 바탕으로 고인의 단순한 극단적 선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마무리하려 하지만, 정체불명의 익명 의뢰인으로부터 거액의 수임료가 담긴 봉투를 전달받고 현장에 파견된 저명한 사립 탐정 브누아 블랑이 저택에 발을 들이면서 사건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고풍스러운 대저택에 모여 있던 10명의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할란의 막대한 유산 상속과 천문학적인 재산권을 둘러싸고 각기 다른 추악하고 이기적인 동기와 은밀한 비밀을 감추고 있음이 서서히 드러나며, 전원이 강력한 용의 선상에 오르는 숨 막히는 전개가 펼쳐진다.

실제 극장에서 이 작품을 관람한 관객들이 입을 모아 극찬하는 핵심적인 영화적 재미는, 기존 미스터리 장르의 낡은 관습을 과감하고 영리하게 깨부수고 나아가는 역동적인 서사적 구성에 있다. 극 중반부까지는 사건 현장의 단서를 수집하고 범인의 정체를 추적해 나가는 고전적인 구성을 아주 충실하고 모범적으로 따르는 듯하다가, 이내 관객의 뒤통수를 치며 핵심 진실의 일부를 선제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해 버리는 엄청난 파격을 감행한다.

나이브스아웃 메인 예고편 / 유튜브 '올스타엔터테인먼트 ALLSTAR'

서사적 전환을 기점으로 영화는 사건의 진실을 필사적으로 은폐해야만 하는 자와 그 이면에 숨겨진 증거를 파헤치려는 탐정 사이의 팽팽하고 숨 막히는 심리 추적극으로 장르적 체질을 아주 유연하고 매끄럽게 탈바꿈시킨다.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시도하게 되면 즉각적인 인체 반응으로 구토를 일으키고 마는 기묘한 특이 체질의 간병인 마르타와, 느릿한 남부 억양 속에 송곳 같은 통찰력을 숨긴 능구렁이 같은 탐정 브누아 블랑 사이의 아슬아슬하고 기이한 공조 관계는 극 전체에 잊을 수 없는 절묘한 리듬감을 불어넣는다.

넷플릭스 내에서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아쉽게도 마감되지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통로가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독자적이고 탄탄한 플랫폼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왓챠, 티빙, 웨이브 서비스를 통해 각 플랫폼의 라이선스 계약 기간에 맞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감상이 가능하다.

유튜브, 올스타엔터테인먼트 ALLSTAR

영화 <나이브스 아웃>에서 과장되고 끈적한 미국 남부 사투리와 사건의 본질을 꿰뚫는 날카로운 직관력을 동시에 뿜어내며 극을 완벽하게 장악한 다니엘 크레이그는 명실상부 현시대를 대표하는 세계 최정상급 배우다. 단순한 액션스타를 넘어 치밀한 캐릭터 해석과 압도적인 장악력을 뽐내는 그의 폭넓은 연기 역량을 다각도로 체감하고 만끽할 수 있는 필수 관람 대표작 3편을 추천한다.

007 카지노 로얄

다니엘 크레이그라는 연기자의 이름을 전 세계 스크린과 영화 팬들의 뇌리에 절대 지워지지 않게 확실히 각인시킨 최고의 스파이 액션 마스터피스다. 역대 6대 제임스 본드로 최초 캐스팅되었을 당시 쏟아졌던 수많은 원색적인 반대 논란을 단 한 편의 압도적이고 완벽한 결과물로 산산조각 내며 불식시켰다. 깔끔한 맞춤 정장 차림으로 여유를 부리던 기존의 비현실적인 전통적 본드 이미지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진흙탕을 뒹굴며 몸을 사리지 않는 거칠고 짐승 같은 살육 액션과 타인의 죽음 앞에서 상처받기 쉬운 여린 내면을 지닌 초기 007 요원의 불안정한 모습을 극도로 현실감 넘치게 연출해 냈다. 마다가스카르 공사장의 파르쿠르 추격전을 시작으로, 몬테네그로의 화려한 카지노 테이블에서 펼쳐지는 르 쉬프르와의 피 말리는 포커 심리전 장면은 첩보 영화 역사상 가장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회자된다. 본드걸 베스퍼 린드(에바 그린)와 나누는 비극적인 사랑과 처절한 상실감은 이후 15년 동안 전개된 다니엘 크레이그표 007 시리즈 전체의 세계관을 관통하는 서사적 중심축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스티그 라르손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스릴러의 거장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특유의 서늘하고 건조한 질감으로 스크린에 완벽하게 옮겨낸 미스터리 스릴러의 걸작이다. 이 작품에서 다니엘 크레이그는 신념을 굽히지 않는 강직한 신문 탐사보도 전문 기자 미카엘 블롬크비스트 역을 맡아, 거대 재벌 가문의 뒤틀린 역사 속에 숨겨진 40년 전 끔찍한 실종 사건의 비밀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스웨덴의 어둡고 차가운 겨울 풍경을 배경으로, 천재적인 해킹 실력을 지녔으나 깊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리스베트 살란데르(루니 마라)와 공조 관계를 맺으며 단서를 하나씩 풀어가는 지적인 연기는 극 전체에 묵직한 신뢰감을 실어준다. 제임스 본드 시절의 파괴적인 무력 대신 낡은 사진과 먼지 쌓인 서류 더미를 뒤적이는 철저한 현장 취재, 그리고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림 없는 침착한 상황 판단으로 진실에 다가가는 고독한 지성인의 모습을 절제된 표정 연기로 완성해 냈다. 데이비드 핀처 특유의 감각적인 비주얼 연출과 뼛속까지 시린 미스터리 분위기가 어우러져 깊은 몰입감을 안겨준다.

로건 럭키

케이퍼 무비의 대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연출한 위트 넘치고 경쾌한 작품으로, 다니엘 크레이그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파격적이고 유쾌한 캐릭터 변신을 여과 없이 만끽할 수 있는 보석 같은 영화다. 그는 스크린을 압도하던 기존의 차가운 영국 신사의 이미지를 미련 없이 벗어던지고, 폭탄 제조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금고 털이범 조 뱅 역할을 능청스럽게 소화해 낸다. 샛노랗게 탈색한 까까머리와 온몸을 덮은 조악한 문신, 미국 남부 특유의 늘어지는 어투를 구사하며 압도적인 신스틸러로서의 존재감을 분출한다. 가난한 탄광촌 출신의 형제들과 함께 나스카 레이싱 경기장 지하의 거대한 현금 금고를 털기 위해 젤리 곰 사탕과 표백제 등을 활용한 치밀한 수법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폭발하는 광기 어린 코믹 연기는 관객의 허를 찌르며 통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묵직한 액션부터 가벼운 코미디까지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완벽하게 입증해 낸 매력적인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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