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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던 영화 '암살자(들)'이 누적 관객 326만 명을 넘어서며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관객을 모은 작품이 됐다. 개봉 직후 정치권 공방으로 홍역을 치렀지만 관객 발길은 꾸준히 이어졌다.


배급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암살자(들)'이 2026년 한국영화 흥행 톱4에 오른 것을 기념해 관객 감사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은 이달 19일까지 누적 관객 수 326만 5450명을 기록했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왕과 사는 남자'(1692만 1397명), '군체'(584만 5788명), '호프'(453만 6360명)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성적이다.
영화는 개봉 이후 각종 논란 속에서도 한동안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추석 연휴와 맞물린 10월 초에는 하루 5만 명 넘는 관객을 모으며 1위를 유지했고, 10월 1일 기준 누적 관객 수는 이미 182만명을 넘어섰다
흥행 4위 달성을 기념한 이벤트는 두 가지다. 먼저 예매권 증정 이벤트는 20일까지 진행된다. 응모 양식을 작성한 참여자 가운데 추첨으로 1인당 2매씩 예매권을 주며, 당첨자는 21일 발표한다. 영화를 예매한 뒤 필수 해시태그를 달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한정판 하이츠(HEIGHTS) 컬래버레이션 티셔츠를 받을 수 있다. 이 이벤트는 11월 1일까지 참여 가능하고, 당첨자는 11월 2일 공개된다. 세부 내용은 하이브미디어코프 공식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식장에서 벌어져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영부인 저격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남아 있는 기록 등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쫓는 인물들을 그린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연출은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덕혜옹주', '천문: 하늘에 묻는다' 등을 만든 허진호 감독이 맡았다. 제작은 '서울의 봄', '남산의 부장들'을 선보인 하이브미디어코프가 했다.
유해진은 사건 현장의 경호를 담당했던 형사 철구를 연기했다. 자신이 직접 본 현장과 수사본부 발표가 어긋난다는 점에 의문을 품고 사건을 파고드는 인물이다. 박해일은 신문사 사회부 부장 재환 역을 맡아 외부의 압력 속에서도 진실에 다가서려는 베테랑 기자를 그렸다. 이민호는 사건 현장을 취재한 신입 기자 영일로 분해, 의혹의 한복판으로 뛰어드는 젊은 기자의 패기를 보여줬다. 박정민은 분량은 많지 않지만 극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이 밖에 엄지원, 박지환, 박훈, 류혜영, 최유리, 김대명, 박성훈, 심은경, 장률 등이 출연했다.
하지만 논란은 개봉 직후 불거졌다. 당시 특별수사본부는 이 사건을 북한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지령을 받은 문세광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냈다. 그러나 영화가 다른 범행 주체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일부 관객과 보수 성향 유튜버 등은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당시 정권의 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며 역사 왜곡이라고 비판했고, 논쟁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이에 제작진은 지난달 28일 입장문을 내고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창작물일 뿐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거나 극 중 가설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작품 밖으로 번졌다. 주연 배우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보수 성향 단체의 집회가 열렸고, 시사회 후 응원 메시지를 남긴 배우들의 SNS에도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결국 제작사는 관객과 참석자 안전을 이유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과 무대인사 일정 등 영화 관련 행사를 취소했다.

올해 한국영화 흥행 1위는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다. 설 연휴를 앞둔 2월 4일 개봉한 이 작품은 1457년 강원도 영월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청한 촌장 엄흥도(유해진)와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 단종 이홍위(박지훈)의 이야기를 담았다. 유지태가 한명회를, 전미도가 궁녀 매화를 연기했다. 개봉 31일째인 3월 6일 1000만 관객을 넘기며 '범죄도시4'(2024) 이후 약 2년 만에 천만 영화가 됐고, 이후 '극한직업'(1626만 명)을 제치고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유해진은 이 작품으로 '왕의 남자', '베테랑', '택시운전사', '파묘'에 이어 다섯 번째 천만 영화를 필모그래피에 더했다. 장 감독은 장편 데뷔 이후 첫 천만 감독이 됐고, 박지훈은 첫 장편 영화로 천만 배우 반열에 올랐다.
2위는 연상호 감독의 '군체'다. 5월 21일 개봉한 영화는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에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과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부산행'(2016), '반도'(2020)에 이은 연 감독의 세 번째 좀비 영화로,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고수 등이 출연했다. 특히 전지현이 '암살'(2015)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작품으로 관심을 모았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됐으며, 개봉 4일 만에 100만, 10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300만 관객을 넘겼다. 이어 개봉 24일째 500만 고지를 밟았다.
3위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다. '곡성'(2016)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나 감독의 장편 신작으로 7월 15일 개봉했다. 비무장지대에 있는 가상의 마을 호포항의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이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은 뒤 정체불명의 외계생명체와 맞닥뜨리는 SF 스릴러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과 함께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했다. 개봉 3일 만에 100만,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매우 빠른 초반 흥행 속도를 보였으며 8월 2일 400만 관객을 넘겼다. 해외 200여 개 국가 및 권역에 선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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