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인의 한국살이] “시청률 90%였다”…이란을 사로잡은 ‘대장금’의 진짜 이유

“처음 보는 음식인데 눈을 뗄 수 없었다”…시선을 사로잡은 한국 음식

이란 시청자들에게 가장 먼저 강하게 다가온 요소는 음식이었다.

대장금에는 궁중 요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한국 전통 음식이 등장하는데, 이는 이란 시청자들에게 매우 낯설면서도 강렬한 시각적 경험으로 다가왔다. 색감이 뚜렷하고 정갈하게 담긴 음식 구성, 그리고 여러 반찬이 한 상에 함께 놓이는 방식은 기존에 익숙했던 식문화와는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드라마 ‘대장금’ 속 한 장면으로, 배우 이영애가 궁중 의상을 입고 등장한 모습. 차분하면서도 강인한 표정이 캐릭터 장금의 성장 서사를 잘 보여준다. / MBC

이란에서도 음식은 매우 중요한 문화 요소지만, 표현 방식과 플레이팅, 색의 사용에서 느껴지는 차이는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니라, 정성과 의미를 담아내는 방식 자체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런 옷은 처음 본다”…한복이 만든 강한 인상

두 번째로 큰 관심을 끈 요소는 한복이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입고 등장하는 전통 의상은 이란 시청자들에게 매우 인상적인 이미지로 남았다. 화려하면서도 단정한 색감, 그리고 몸을 드러내지 않는 구조는 이슬람 문화권의 정서와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었다.

특히 색과 형태로 신분과 역할을 구분하는 방식, 그리고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의상 변화는 단순한 옷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코드로 받아들여졌다. 이란 시청자들에게 한복은 ‘한국’이라는 나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생각보다 비슷하다”…관계와 정서에서 느낀 공감

흥미로운 점은, 이란 시청자들이 대장금에 빠져든 이유가 단순히 낯선 문화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드라마 속 인간관계와 가치관에서 강한 공감을 느꼈다는 반응이 많았다.

가족 중심의 삶, 어른에 대한 존중, 예의를 중시하는 태도, 그리고 음식을 매개로 이어지는 관계는 이란 사회와도 닮아 있는 부분이 많다.

특히 주인공 장금이 역경을 극복하며 성장하는 서사는 문화권을 넘어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구조였다. 노력과 인내, 그리고 인간관계 속에서의 갈등과 극복이라는 요소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복을 입은 배우 이영애가 드라마 ‘대장금’ 속 장금 역으로 등장한 공식 포스터 이미지. 전통적인 분위기와 단정한 의상이 어우러지며 한국 사극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꼽힌다. / MBC

“드라마를 보고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실제로 이어진 변화

대장금의 영향은 단순한 시청에 그치지 않았다.

이 드라마를 계기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란에서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드라마 속 대사와 문화에 매력을 느낀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언어에까지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한국어 학원을 찾거나 독학을 시작했고, 더 나아가 한국을 직접 방문하거나 유학을 고려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대장금은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한 나라에 대한 관심을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게 만든 계기가 된 셈이다.

“이 드라마 이후 한국이 달라 보였다”…한류 확산의 시작점

대장금의 성공은 이후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작품을 계기로 ‘주몽’ 등 다른 한국 사극들이 이란에서 연이어 방영되며 인기를 얻었고, 한국 콘텐츠 전반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에는 한국이 낯선 나라로 인식되던 경우가 많았지만, 대장금을 통해 음식, 의상, 문화, 가치관을 접하면서 보다 친숙한 이미지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전통 궁중 주방을 배경으로 음식을 준비하는 장금의 모습. 다양한 색감의 한국 전통 음식과 한옥 구조가 함께 담기며, 당시 해외 시청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긴 장면으로 평가된다. / MBC

낯설지만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

대장금이 이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분명하다.

완전히 다른 문화를 보여주면서도, 그 안에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음식은 낯설었지만 ‘정성’이라는 개념은 익숙했고, 의상은 달랐지만 ‘단정함’이라는 기준은 비슷했으며, 이야기 구조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이처럼 ‘다름’과 ‘익숙함’이 동시에 존재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도 기억되는 이유

시간이 지나도 대장금이 이란에서 계속 언급되는 이유는 단순한 인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드라마를 통해 처음 접한 한국의 이미지와 감정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대장금은 하나의 드라마가 아니라, 이란 사람들에게 한국을 처음 소개한 문화적 출발점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영향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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