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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오기 전에는 한국 음식 하면 매운맛부터 떠올렸다. 김치, 떡볶이, 불닭, 매운 찌개처럼 강렬한 맛의 이미지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한국에서 생활해보니 가장 먼저 놀란 건 매운맛이 아니라 단맛이었다.
한식뿐 아니라 한국에서 먹는 서양 음식까지 생각보다 달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 처음에는 “내 입맛이 아직 적응을 못 했나?” 싶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 음식 문화에는 단맛이 꽤 자연스럽게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순간은 피자였다. 유럽에서 피자는 기본적으로 짭짤한 음식이다. 토마토소스, 치즈, 햄, 살라미, 올리브, 버섯처럼 풍미가 강하고 짠 재료들이 중심이 된다. 그래서 한국에서 짭짤한 음식이 먹고 싶을 때 자연스럽게 피자를 주문했다.
그런데 피자 위에 고구마무스가 올라가 있었다.
처음에는 너무 놀랐다. 유럽에서는 피자에 고구마가 올라가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피자라는 음식은 머릿속에서 완전히 짭짤한 음식으로 분류돼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고구마가 피자 토핑으로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에서는 피자도 디저트처럼 먹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피자뿐만이 아니었다. 한국의 일부 레스토랑에서 먹는 파스타도 유럽식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토마토소스나 크림소스가 유럽에서 먹던 것보다 더 부드럽고 달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었다.
유럽에서 파스타는 보통 짠맛과 산미, 올리브오일의 풍미, 치즈의 깊은 맛이 중심이다. 하지만 한국식 파스타는 소스가 더 진하고 부드러우며, 대중적인 입맛에 맞게 단맛이 더해진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때부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서양 음식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다시 만들어지는 걸까?”
실제로 한국에서는 외국 음식이 들어오면 현지화되는 경우가 많다. 피자에 고구마가 올라가고, 파스타 소스가 더 크리미하고 달게 변하고, 마늘빵이나 빵도 디저트처럼 소비되는 방식이 그 예다.

또 하나 크게 달랐던 것은 빵 문화였다.
유럽에서 빵은 식사의 일부다. 짭짤한 수프나 스튜와 함께 먹거나, 치즈와 햄을 올려 먹는 경우가 많다. 바게트, 사워도우, 호밀빵처럼 담백하거나 짭짤한 빵이 일상적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빵은 훨씬 더 디저트에 가까웠다.
크림이 들어간 빵, 달콤한 소보로, 단팥빵, 생크림빵, 고구마빵처럼 단맛이 중심인 빵이 많았다. 물론 한국에도 식사용 빵이 있지만, 일반적인 베이커리에서는 달콤한 빵이 훨씬 눈에 띄었다.
유럽인 입장에서는 “빵집에 왔는데 디저트 가게에 온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또 다르게 느껴진 식재료는 치즈였다. 유럽에서는 치즈가 일상적인 식품이다. 마트에 가면 다양한 우유로 만든 치즈가 여러 형태와 가격대로 진열돼 있다. 부드러운 치즈, 단단한 치즈, 숙성 치즈, 염소 치즈, 양젖 치즈까지 선택지가 매우 넓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좋은 치즈를 찾으려면 가격이 꽤 높은 편이었다.
일반 마트에서도 치즈를 살 수는 있지만, 유럽처럼 다양한 종류를 저렴하게 고르는 느낌은 아니었다. 특히 제대로 숙성된 치즈나 수입 치즈는 가격대가 높아 외국인들에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한국에서 유제품 자체가 유럽보다 덜 일상적인 식문화라는 점도 이런 차이를 만든다.
살라미와 햄도 생각보다 찾기 어려웠다 육가공품도 마찬가지였다.
유럽에서는 살라미, 프로슈토, 햄, 소시지 같은 건조육이나 가공육이 굉장히 흔하다. 간단한 아침 식사나 샌드위치, 와인 안주로 자주 먹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종류의 건조육 선택지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물론 대형 마트나 수입 식품점에서는 살 수 있지만, 유럽처럼 동네 마트에서 다양하게 고를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삼겹살, 불고기, 치킨처럼 조리해서 바로 먹는 고기 문화가 훨씬 강하기 때문에, 말린 고기나 숙성육 문화는 비교적 덜 일상적으로 느껴진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 피자에 고구마가 올라가고, 파스타가 달게 느껴지고, 빵이 디저트처럼 팔리고, 치즈와 살라미가 비싸거나 찾기 어려운 것이 모두 이상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이 단순히 “이상한 맛”이 아니라 한국식으로 재해석된 맛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한국은 외국 음식을 그대로 들여오기보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질감과 맛으로 바꾸는 데 익숙한 나라다. 매운맛, 단맛, 부드러운 식감, 푸짐한 토핑이 더해지면서 전혀 새로운 음식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한국식 피자나 파스타는 유럽 음식의 복사본이라기보다, 한국인의 입맛으로 다시 태어난 새로운 장르에 가깝다.
외국인이 한국 음식을 먹으며 느끼는 가장 큰 차이는 맛 자체보다 “음식에 대한 기준”이다.
유럽에서는 피자와 파스타, 빵이 주로 짭짤한 식사에 가깝지만, 한국에서는 그 안에도 단맛과 부드러움을 넣어 더 대중적인 방식으로 즐긴다. 처음에는 충격적이었지만, 결국 이런 차이야말로 한국 음식 문화가 가진 재미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외국 음식은 그대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한국식으로 번역된다. 그리고 그 번역된 맛이 때로는 외국인들에게 가장 큰 문화 충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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