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루마니아인 한국생활] “한국 할머니들은 왜 이렇게 체력이 좋죠?”… 외국인이 놀란 한국 어르신들의 일상
'어버이날 기념 효 콘서트'를 찾은 어르신들이 흥겨운 축하 공연에 맞춰 손뼉을 치고 있다 / 뉴스 1

산을 오르다 진짜 충격받았다

한국에 와서 가장 놀랐던 순간 중 하나는 등산할 때였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산에 올랐다. 그런데 등산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고, 이미 다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순간 내 옆을 지나가던 건 놀랍게도 나이 지긋한 아저씨와 아주머니들이었다.

그들은 숨도 차지 않은 표정으로 빠르게 산을 올라갔다. 어떤 분들은 친구들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어떤 분들은 음악까지 들으며 여유롭게 걸어가고 있었다.

반면 나는 거의 생존 게임처럼 산을 오르고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한국 어르신들은 이렇게 활동적이지?”

북한산 국립공원 백운대 탐방로에서 등산객들이 늦가을 정취를 즐기고 있다 / 뉴스 1

루마니아와는 조금 다른 ‘노년의 일상’

루마니아에서도 어르신들은 활동적인 편이다. 공원을 산책하거나 시장에 가고, 동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문화가 자연스럽다. 특히 루마니아 어르신들은 벤치에 앉아 햇빛을 쬐며 대화를 나누는 걸 정말 좋아한다. 하루 일상 자체가 비교적 느리고 여유롭게 흘러가는 편이다.

하지만 한국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활력이 느껴졌다.

한국에서는 어르신들이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취미 활동을 하고, 모임에 나가고, 운동을 즐기는 경우가 많았다. 등산 동호회나 노인 복지관 프로그램, 체육 활동 모임처럼 사회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공간도 굉장히 많아 보였다.

그래서인지 한국 어르신들은 단순히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는 느낌보다 여전히 바쁘고 활동적인 사람들처럼 보였다.

벤치에 앉아 바다를 보고 있는 노인 부부 / 셔터스톡

한국 어르신들은 ‘카페 문화’도 자연스럽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건 한국에서는 어르신들이 카페에 가는 모습이 굉장히 자연스럽다는 점이었다.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거나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흔하게 보였다. 어떤 분들은 빵집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저녁에는 가볍게 술 한잔하러 가는 경우도 많았다.

루마니아에서는 젊은 세대가 카페 문화를 더 자주 즐기는 편이라, 한국처럼 어르신들이 자연스럽게 프랜차이즈 카페를 이용하는 모습은 상대적으로 덜 흔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 신기하게 느껴졌다.

한국에서는 나이가 들어도 사회 활동과 외출이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을 사용하는 모습도 놀라웠다

한국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어르신들의 디지털 적응력이었다.

지하철을 타면 이어폰이나 무선 헤드폰을 사용하는 어르신들을 쉽게 볼 수 있었고,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거나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도 굉장히 자연스러웠다.

반면 루마니아에서는 아직도 기술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많다. 최근에는 정부나 지역 사회 차원에서 디지털 교육과 복지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한국 어르신들이 대중교통 앱을 사용하거나 모바일 결제를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꽤 놀라웠다.

노인 휴대 전화에 흡수 조용한 기차 타고 동안. / 셔터스톡

의외로 한국과 루마니아 어르신들은 비슷했다.

흥미로운 건 이렇게 다른 점도 많았지만, 동시에 너무 비슷한 부분도 있었다는 것이다.

루마니아 어르신들은 굉장히 사교적이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부모님은 뭐 하시냐”, “어디서 공부하냐”, “결혼은 했냐” 같은 질문을 아주 자연스럽게 한다.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럽지만, 사실 그건 관심과 친근함의 표현에 가깝다. 작은 대화를 통해 사람과 금방 가까워지는 문화가 남아 있는 것이다.

한국 어르신들도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특히 대전에서 살 때 전통시장에서 한 할머니가 내가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고 하자 갑자기 빵을 하나 더 챙겨주신 적이 있었다.

그 순간 루마니아가 떠올랐다. 시장의 할머니들은 한국과 루마니아가 닮아 있었다 한국 시장에서 채소나 꽃을 파는 할머니들을 보면 루마니아가 자주 생각난다.

루마니아에서도 많은 어르신들이 직접 키운 채소나 과일, 꽃을 시장에서 판매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종종 슈퍼마켓보다 할머니들이 파는 채소를 더 신선하고 맛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때가 많았다. 작은 시장에서 직접 키운 채소를 파는 모습, 손님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 그리고 정이 느껴지는 방식들이 놀랍도록 익숙하게 느껴졌다.

영천시장에서 저소득가정 어르신들과 짝을 이루어 추석맞이 명절음식을 구입하고 있다 / 뉴스 1

결국 나이 드는 방식에도 문화가 담겨 있었다

한국과 루마니아의 어르신들은 분명 다른 점이 많다. 한국 어르신들은 훨씬 더 빠르고 활동적이며 디지털 문화에 익숙해 보였고, 루마니아 어르신들은 조금 더 느리고 대화 중심적인 삶을 살아가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어르신들이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어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즐기고 있다는 점은 비슷했다. 그리고 외국인의 눈에는 그 모습들이 생각보다 훨씬 따뜻하고 닮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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