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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와서 친구들과 학창 시절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가장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다.
“고등학교 때가 제일 힘들었어.”
처음에는 조금 과장된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친구들의 일상을 듣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아침 일찍 학교에 가고, 수업이 끝난 뒤에는 학원으로 이동하고, 밤늦게까지 공부를 반복하는 생활이 너무 자연스럽게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수능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정말 놀랐다. 단순한 시험이라기보다 인생 전체가 걸린 중요한 이벤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루마니아에도 졸업 시험이 있다. 바로 ‘바칼로레아(BACALAUREAT)’라고 불리는 시험이다. 하지만 한국의 수능 문화와는 분위기가 꽤 달랐다.

루마니아에서 고등학교 생활은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여유로운 편이었다.
보통 수업은 오후 1시에서 3시 정도면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후에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취미 생활을 하거나 집에서 쉬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물론 과외나 추가 활동을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의 학원 문화처럼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강도 높은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그래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루마니아에서는 “공부만 하는 삶”이라는 느낌보다 친구들과 놀고, 취미를 즐기고,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기억이 훨씬 많다.
반면 한국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하루 대부분이 학교와 공부 중심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외국인들이 한국 교육 문화에서 가장 놀라는 부분 중 하나는 역시 학원 문화다.
한국에서는 학교 수업이 끝난 뒤에도 학생들이 영어, 수학, 과학 같은 과목을 배우기 위해 학원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굉장히 자연스럽다. 특히 고등학생이 되면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생활이 흔하게 이어진다. 실제로 한국 친구들 중 일부는 “고등학교 시절에는 놀 시간이 거의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루마니아에서도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한다. 하지만 사회 전체가 하나의 시험 중심으로 움직이는 느낌은 한국보다 훨씬 덜했다.
루마니아 고등학교 시스템에서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학생들이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자신의 전공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등학교는 총 4년 과정이며, 학생들은 언어·문학 중심의 인문 계열이나 수학·과학 중심 계열 등 자신이 원하는 전공 방향을 선택하게 된다.
내 경우에는 외국어와 언어를 좋아했기 때문에 ‘언어·문학 계열’을 선택했다. 그래서 고등학교 후반에는 생물학이나 물리, 심화 수학 같은 과목 대신 문학과 역사, 외국어 중심 수업을 많이 들었다. 특히 영어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배우기 시작하고, 이후에는 프랑스어나 독일어 같은 제2외국어를 추가로 배우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비교적 공통 교육 과정 비중이 큰 반면, 루마니아에서는 학생들이 조금 더 빨리 자신의 관심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였다.
또 하나 신기했던 건 교복 문화였다. 한국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교복을 입는다. 처음 한국 학교 사진을 봤을 때는 드라마 속 장면처럼 느껴질 정도로 신기했다.
반면 루마니아에서는 교복을 입는 학교가 많지 않다. 대부분 학생들은 자유로운 복장으로 학교에 간다.
그래서 한국 친구들이 “교복 입고 놀이공원 갔다”거나 “교복 사진을 졸업 후에도 찍는다”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꽤 흥미롭게 느껴졌다.
한국에서는 교복 자체가 하나의 학창 시절 문화처럼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국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다. 바로 졸업 파티 문화다.
루마니아에서는 고등학교 졸업이 굉장히 큰 행사다. 학교에서 부모님이 참석한 가운데 졸업장을 받고, 이후에는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함께하는 프롬(prom) 파티가 열린다.
학생들은 정장을 입거나 드레스를 입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학창 시절 마지막 순간을 기념한다. 나 역시 그 시간을 굉장히 소중한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 친구들 중 많은 사람들이 “우리는 그런 졸업 파티가 없었다”고 말해 조금 놀랐다. 한국에서는 입시가 끝난 뒤에도 바로 대학 준비나 새로운 시작으로 넘어가는 분위기가 더 강하게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며 느낀 건 한국과 루마니아의 고등학교는 단순히 시스템만 다른 것이 아니라, 학생 시절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가 조금 다르다는 점이었다.
한국은 더 치열하고 목표 중심적이며, 학생들에게 높은 집중력과 책임감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반면 루마니아는 조금 더 여유롭고, 학생 개인의 자유 시간과 사회적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느낌이 있었다.
물론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한국 학생들은 굉장히 성실하고 끈기가 강했고, 루마니아 학생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를 더 빨리 찾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한국 친구들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한 가지는 확실히 느껴졌다.
한국의 고등학생들은 정말 치열하게 청춘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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