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루마니아인 한국생활] “한국 미신 생각보다 진심이었다” ... 외국인이 놀란 한국 문화
흰색 절연 빨간색 금속 펜. 단일 개체 잘라내기. / 셔터스톡

한국 사람들도 미신을 정말 많이 믿는다는 걸 알게 됐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아시아 국가들이 미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지만, 실제로 한국에서 생활해 보니 생각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미신이 일상 속에 들어와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

흥미로운 건 루마니아 역시 미신이 굉장히 많은 나라라는 점이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어? 우리 나라도 비슷한 거 있는데?” 하는 순간이 생각보다 자주 있었다.

특히 연애나 돈과 관련된 미신은 두 나라가 놀랄 만큼 비슷했다.

“신발 선물하면 도망간다”는 미신은 루마니아에도 있었다

가장 놀랐던 공통점 중 하나는 신발 선물에 대한 미신이었다.

한국에서는 연인에게 신발을 선물하면 상대가 그 신발을 신고 떠나버린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그래서 커플끼리 신발 선물을 할 때 일부러 동전을 주고받으며 “구매한 것처럼” 행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루마니아에도 비슷한 미신이 있다.

연인에게 신발을 선물하면 관계가 멀어지거나 결국 떠난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 한국 친구에게 이 미신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

서로 전혀 다른 나라임에도 비슷한 믿음이 존재한다는 게 굉장히 신기하게 느껴졌다.

집에서 자신의 신발을 상자에 넣어 젊은 여자 / 셔터스톡

돼지 꿈은 돈을 가져다준다고?

꿈에 대한 미신 역시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한국에서는 돼지 꿈을 꾸면 돈이 들어온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복권을 사는 사람들도 있고, 좋은 꿈이라며 주변에 이야기하는 경우도 흔하다.

루마니아 역시 꿈과 관련된 미신이 굉장히 많다. 특히 개 꿈은 적이나 좋지 않은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과 꿈 이야기를 하다 보면: “우리도 그런 거 믿는데?” 라는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가 있었다.

과학적으로 설명되지는 않더라도, 사람들은 여전히 꿈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한다는 점이 두 나라에서 비슷하게 느껴졌다.

작게의 하얀 날개가 푸른 하늘을 날고 있는 돼지 저금통. / 셔터스톡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빨간색 이름’이었다

하지만 한국 미신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이름을 빨간색으로 쓰는 것에 대한 금기였다.

처음에는 그냥 디자인 취향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친구가: “이름 빨간색으로 쓰면 안 돼.” 라고 진지하게 말해서 굉장히 놀랐다.

한국에서는 과거 죽은 사람의 이름을 붉은색으로 적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살아 있는 사람 이름을 빨간색으로 쓰면 불길하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남아 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굉장히 독특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루마니아에서는 이름 색깔 자체에 특별한 금기를 두는 문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단순한 인터넷 농담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꽤 신경 쓰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엘리베이터에서 4층이 없다는 건 진짜 충격이었다

하지만 가장 문화 충격이 컸던 건 바로 숫자 4였다. 한국에서는 숫자 4의 발음이 ‘죽을 사(死)’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불길하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병원이나 건물 엘리베이터에서 4층 대신 F라고 적혀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설마 진짜로 4를 없앤다고?”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무리 미신을 믿는다고 해도 숫자 자체를 건물에서 없애는 건 굉장히 극단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생각보다 굉장히 자연스러운 문화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4층엘리베이터 버튼은 여자 손가락에 의해 눌려진다 / 셔터스톡

루마니아에도 이상한 미신은 많다

물론 루마니아에도 외국인들이 들으면 놀랄 만한 미신이 많다. 대표적으로 누군가가 내 몸 위로 넘어가면 키가 안 큰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어린아이 위를 실수로 넘어가면 다시 반대로 넘어와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또 식탁 모서리에 앉으면 결혼을 못 한다는 미신도 있다.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웃기지만, 어릴 때는 많은 사람들이 진지하게 이런 이야기를 믿곤 했다.

결국 미신은 나라보다 사람 마음과 더 닮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며 느낀 건 미신이라는 게 단순히 “비합리적인 믿음”만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사람들은 불안한 미래를 조금이라도 피하고 싶어 하고, 좋은 일이 생기길 바라고, 설명할 수 없는 우연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 나라마다 조금 다른 형태의 미신으로 남아 있는 것 같았다.

한국과 루마니아는 멀리 떨어진 나라지만, 연애와 돈, 행운과 불운에 대한 미신이 surprisingly 비슷하다는 점이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졌다.

어쩌면 사람들은 어디에서 살든 결국 비슷한 걱정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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