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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처음 방문한 외국인들이 가정집이나 전자제품 매장을 둘러보다가 가장 놀라는 것 가운데 하나가 있다. 바로 일반 냉장고와는 별도로 '김치만 보관하는 냉장고'가 따로 있다는 사실이다.
해외에서는 하나의 냉장고로 모든 식재료를 보관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김치를 위해 별도의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문화 자체가 낯설게 느껴진다는 반응이 많다. 실제로 유튜브와 레딧(Reddit), 틱톡 등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한국 사람들은 김치를 얼마나 좋아하면 전용 냉장고까지 만들었냐", "김치를 위한 냉장고가 있다는 사실을 보고 문화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인들에게 김치냉장고는 단순히 김치를 넣어두는 보조 냉장고가 아니다. 김치라는 음식의 특성과 오랜 저장 문화를 현대 기술로 이어받은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신기해하는 점은 김치가 한국 식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한국에서는 김치가 거의 모든 식사와 함께 제공되는 기본 반찬이다. "밥과 김치만 있어도 한 끼를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일상적인 음식이며, 다양한 종류의 김치가 계절과 지역에 따라 만들어진다. 학술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간 김치 소비량은 1인당 약 40kg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다.
이처럼 매일 먹는 음식이다 보니 많은 가정에서는 한 번에 많은 양을 보관하며, 자연스럽게 김치를 가장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전용 가전제품이 등장하게 됐다.

많은 외국인들은 "김치를 그냥 일반 냉장고에 넣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
하지만 김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발효되는 음식이다. 일반 냉장고는 냉기를 순환시키는 방식이라 문을 자주 열고 닫으면 내부 온도가 변하기 쉽고, 발효 속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김치냉장고는 보다 일정한 온도와 높은 습도를 유지하면서 발효를 천천히 진행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바람을 직접 순환시키기보다 저장 공간 자체를 안정적으로 냉각하는 방식이 적용된 제품도 많아 김치의 맛과 식감을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강한 김치 냄새가 다른 식재료에 배는 것도 줄여준다.
김치냉장고가 단순히 최신 가전제품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한국에서는 김치를 옹기(항아리)에 담아 땅속이나 장독대에 보관했다. 지하의 일정한 온도는 겨울에는 얼지 않고, 여름에는 너무 빨리 발효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자연 냉장고 역할을 했다.
현재의 김치냉장고 역시 이러한 원리를 연구해 현대 기술로 구현한 것이다. 실제로 국내 연구진과 업계 전문가들은 김치냉장고의 일정한 저장 온도 유지 방식이 전통적인 저장 환경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설명한다.

외국인들이 또 한 번 놀라는 부분은 김치 종류에 따라 보관 모드가 따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한국에는 배추김치뿐 아니라 깍두기, 총각김치, 동치미, 열무김치, 백김치 등 수백 가지 종류의 김치가 있다. 각각 수분 함량과 발효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최적의 저장 온도도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최신 김치냉장고에는 김치 종류별 보관 모드, 숙성 모드, 장기 보관 모드 등이 탑재된 경우가 많다. 해외 소비자들에게는 "김치 하나를 위해 이렇게 세밀한 기능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는 반응이 이어지는 이유다.
김치냉장고는 단순히 김치를 보관하는 가전제품이 아니라 한국 식문화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상징으로도 평가받는다.
2013년 유네스코는 겨울을 앞두고 가족과 이웃이 함께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김장 문화
'김장 문화(Kimjang)'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유네스코는 김장을 공동체의 협력과 나눔을 상징하는 문화라고 설명했다.
오늘날에는 예전처럼 땅에 항아리를 묻는 가정은 크게 줄었지만, 많은 가정이 김치냉장고를 사용하며 이러한 전통을 현대 생활 속에서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외국인들에게 김치냉장고는 단순한 신기한 가전제품이 아니라 "한국에서는 김치가 단순한 반찬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라는 사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물건" 으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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