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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일은 일부 한국 문화 팬들의 특별한 취미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K팝 노래의 의미를 직접 이해하고 싶어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사람부터 한국 유학과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까지 학습 목적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어 수업을 운영하는 교육기관은 세계 곳곳으로 확대됐으며, 한국어 말하기 대회와 한국어능력시험에 참여하는 외국인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 한국어는 단순히 한국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언어를 넘어 사람과 문화를 연결하는 새로운 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되는 대표적인 계기는 여전히 K팝과 한국 드라마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 가사를 번역 없이 이해하거나 드라마 속 대사를 자막에 의존하지 않고 듣고 싶어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외국인 학습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한국 예능과 웹툰, 유튜브 콘텐츠까지 세계적으로 소비되면서 한국어를 접하는 경로도 다양해졌다. 영상 속에서 반복적으로 들리는 “괜찮아”, “진짜?”, “대박”과 같은 표현을 자연스럽게 익힌 뒤 본격적으로 한글을 공부하는 경우도 많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5 해외 한류 실태조사'에 따르면 해외 응답자의 70.3%가 한국 문화 콘텐츠에 호감을 보였다.
조사 항목에 처음 포함된 한국어의 호감도는 75.4%로 전체 한류 콘텐츠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그러나 최근 한국어 학습은 콘텐츠를 이해하는 단계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국 여행 중 현지인과 직접 대화하고 싶거나 한국 대학 진학, 취업, 장기 체류를 준비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도 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는 실제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해외 한국어·한국 문화 교육기관인 세종학당의 2025년 수강생은 역대 가장 많은 23만9020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약 2만8000명 증가한 수치다.
2007년 세종학당이 처음 문을 열었을 당시에는 3개국 13개 기관에서 약 740명이 한국어를 배웠다. 이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수업을 찾는 학습자도 빠르게 증가했다.
세종학당에서는 읽기와 쓰기뿐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말하기와 듣기 교육도 진행한다. 한국 음식과 전통문화, 음악 등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해 학습자가 언어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온라인 한국어 교육도 학습의 문턱을 낮췄다. 거주 지역에 한국어 교육기관이 없어도 온라인 강의와 디지털 교재를 이용해 한국어를 배울 수 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 학습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한국어 학습 열기는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말하기 대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각국 세종학당과 대학, 한국문화원 등에서는 외국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한다. 참가자들은 한국 생활에 대한 관심과 한국 문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 자신의 꿈과 경험 등을 직접 한국어로 발표한다.
처음에는 간단한 자기소개조차 어려웠던 학습자가 많은 사람 앞에서 긴 이야기를 한국어로 발표하거나 한국 속담과 유행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러한 대회는 단순히 한국어 실력을 평가하는 자리를 넘어 학습자가 오랜 시간 공부한 결과를 보여주고 서로 다른 나라의 참가자들이 한국어로 소통하는 문화 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부 세종학당에서는 학습자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한국어 말하기·쓰기 대회 정보를 제공하고 우수 학습자를 위한 장학 프로그램과 문화 체험 기회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 학습자가 증가하면서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 응시하는 외국인도 빠르게 늘고 있다.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까지 TOPIK 응시자는 약 55만 명으로 시험이 처음 시행된 1997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TOPIK 성적은 한국 대학 입학과 졸업, 장학금 신청, 취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과거에는 자신의 한국어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시험을 보는 학습자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한국에서 공부하거나 일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국어 말하기 능력을 평가하는 세종한국어평가(SKA) 참여자도 증가하고 있다. 2025년에는 세계 72개 세종학당에서 약 6400명이 평가에 참여했으며, 전년보다 참여 기관은 21곳, 지원자는 약 1000명 증가했다.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좋아하는 아이돌의 라이브 방송을 이해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하고, 누군가는 한국 여행에서 직접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한글을 배운다.
그러나 공부를 계속하면서 한국 대학 진학이나 취업을 목표로 삼거나 한국어 통·번역, 관광, 국제 교류 등 새로운 진로를 발견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모바일 언어 학습 플랫폼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확인된다. 2025년 한국어는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이 학습된 언어로 집계됐다.
K팝과 한국 드라마가 한국어에 대한 호기심을 만들었다면 온라인 강의와 해외 교육기관, 말하기 대회는 그 관심이 실제 학습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넓혔다.
처음에는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을 이해하기 위해 시작했던 한국어가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다른 문화를 이해하며 때로는 유학과 취업이라는 새로운 기회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들리는 한국어도 더 이상 낯선 언어만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한국어는 좋아하는 콘텐츠를 이해하는 방법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한국과 직접 연결되는 새로운 시작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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