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며칠씩 쓰는데…한국인이 매일 새 수건을 꺼내는 이유

한국 가정의 욕실이나 수납장을 처음 본 외국인들이 의외로 흥미롭게 여기는 물건이 있다. 호텔에서 사용하는 것처럼 크고 두꺼운 목욕 수건이 아니라, 여러 장이 가지런히 쌓여 있는 비교적 작은 크기의 수건이다.

한국에서는 샤워나 세안을 마친 뒤 사용한 수건을 세탁 바구니에 넣고 다음번에는 새 수건을 꺼내는 사람이 많다. 반면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개인용 대형 목욕 수건을 욕실에 걸어 두고 완전히 말리면서 여러 번 사용하는 방식이 흔하다.

한국인의 수건 사용 습관을 보여주는 공식적인 전국 단위 통계는 부족하고 모든 가정이 수건을 한 번만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외국인 커뮤니티와 한국 생활을 소개하는 콘텐츠에서는 작은 수건을 한 번 사용한 뒤 세탁하는 모습이 자주 언급된다. 이 차이는 단순히 어느 쪽이 더 깨끗한지를 넘어 수건의 크기와 욕실 구조, 세탁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다.

한 사람이 깨끗하게 세탁해 접어 놓은 흰색 수건을 정리하고 있다. / 셔터스톡

깨끗한 몸을 닦았는데 수건은 왜 더러워질까

샤워를 마친 직후 사용하는 수건은 겉으로 깨끗해 보이지만 피부에 남아 있던 각질과 피지, 땀, 세정제 잔여물과 미생물이 섬유 사이로 옮겨간다. 여기에 물기까지 더해지면서 축축한 수건은 미생물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미국 청소협회는 목욕 수건을 사용할 때마다 완전히 말리고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3∼5회 사용한 뒤 세탁하도록 권고한다. 이는 수건을 반드시 한 번만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다음 사용 전까지 완전히 건조되지 않았다면 권장 횟수보다 일찍 교체해야 한다는 뜻이다.

영국 레스터대학교 임상미생물학 전문가도 수건으로 피부의 물기를 닦는 과정에서 각질과 박테리아, 곰팡이 등이 옮겨갈 수 있으며, 따뜻하고 습한 욕실은 이들이 증식하기 좋은 조건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험기관의 실험 결과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사용 후 곧바로 건조하지 않은 수건에서는 미생물 집락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세균 수치가 높다고 해서 건강한 사람이 수건을 다시 사용하면 반드시 감염된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위험은 수건이 계속 젖어 있거나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고, 사용자의 피부에 상처나 피부질환이 있을 때 커질 수 있다.

샤워를 마친 여성이 욕실에서 흰색 수건으로 젖은 머리카락의 물기를 닦고 있다. / 셔터스톡

한국의 ‘습식 욕실’도 영향을 준다

한국의 일반적인 욕실은 샤워 공간과 세면대, 변기가 하나의 공간에 있고 샤워할 때 바닥과 벽까지 물에 젖는 습식 구조가 많다. 샤워 후 환풍기를 켜거나 문을 열어 두더라도 욕실 내부의 습기가 완전히 빠져나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공간에 젖은 수건을 접거나 좁은 고리에 걸어 두면 공기가 충분히 통하지 않아 다음 샤워 시간까지 완전히 마르지 않을 수 있다. 특히 기온과 습도가 높은 장마철에는 수건에서 눅눅한 냄새가 나기 쉽다.

수건을 여러 번 말려 사용하는 대신 한 번 사용한 뒤 세탁 바구니로 옮기는 방식은 이러한 욕실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냄새와 습기를 피하는 간단한 선택이 된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자주 사용하는 가정이 늘면서 여러 장을 모아 한꺼번에 세탁하고 완전히 건조하는 것도 과거보다 편리해졌다.

한 사람이 사용한 수건을 세탁기에 넣고 있다. / 셔터스톡

한국 수건이 비교적 작은 이유

한국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건은 해외 호텔의 대형 배스 타월보다 작다. 작은 수건은 몸 전체를 감싸기는 어렵지만 한 번 사용한 뒤 세탁하기에는 효율적이다. 부피가 작아 세탁기 안에서 차지하는 공간이 적고 건조 시간도 비교적 짧기 때문이다.

반대로 크고 두꺼운 배스 타월은 몸을 감싸고 물기를 닦기에 편하지만 매일 세탁하면 세탁물의 부피와 건조 시간, 에너지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다. 이 때문에 큰 수건을 사용하는 문화에서는 가족 구성원별로 수건을 정해 놓고 욕실의 넓은 걸이에 펼쳐 말리며 여러 차례 사용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결국 ‘작은 수건을 자주 교체하는 방식’과 ‘큰 수건을 완전히 말려 재사용하는 방식’은 각각의 생활환경에 맞춰 발전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크기만 다른 것이 아니라 수건을 사용하는 횟수와 세탁 주기까지 연결돼 있는 셈이다.

얼굴 수건과 몸 수건은 기준이 다르다

모든 수건을 같은 주기로 세탁할 필요는 없다. 목욕 수건은 개인이 사용하고 매번 완전히 말린다는 조건에서 3∼5회까지 재사용할 수 있지만, 얼굴을 직접 닦는 수건과 운동 후 땀을 닦은 수건은 더 자주 교체하는 편이 좋다.

여러 사람이 반복적으로 만지는 손 수건은 손을 깨끗하게 씻지 않은 상태에서도 사용될 수 있어 오염 속도가 빠르다. 얼굴 수건 역시 화장품과 피지, 피부 미생물이 묻을 수 있으며 여드름이나 습진처럼 피부 장벽이 약한 사람이라면 한 번 사용한 뒤 세탁하는 방식이 안전하다.

운동용 수건과 수영장 또는 찜질방에서 사용한 수건, 피부 감염이 있는 사람이 사용한 수건도 재사용하지 말고 바로 세탁하는 것이 권장된다. 가족이라도 개인 수건을 구분해 사용하면 세균과 곰팡이가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한 사람이 여러 장의 수건을 세탁기에 넣어 세탁을 준비하고 있다. / 셔터스톡

수건 냄새를 막는 핵심은 ‘완전 건조’

수건을 매번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젖은 상태로 방치하지 않는 것이다. 수건을 재사용하려면 사용 직후 좁은 고리에 겹쳐 걸기보다 넓은 수건걸이에 펼쳐 공기가 통하도록 해야 한다.

세탁한 수건도 완전히 마르기 전에 접어 수납하면 섬유 안에 남은 습기로 인해 냄새가 날 수 있다. 세탁이 끝난 수건은 세탁기 안에 오래 두지 말고 곧바로 꺼내 건조해야 하며, 건조기를 사용할 때도 제품의 세탁 표시를 확인한 뒤 적절한 온도를 선택해야 한다.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수건마다 붙어 있는 세탁 표시와 세제 사용법을 따르는 것이 기본이다. 피부 감염이나 전염성 질환이 있는 가족이 사용한 수건은 다른 세탁물과 구분하고, 수건 소재가 허용한다면 세제와 함께 60℃ 고온 세탁을 고려할 수 있다.

섬유유연제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면 수건 섬유 표면에 성분이 남아 물을 흡수하는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세제 역시 필요 이상으로 넣으면 충분히 헹궈지지 않아 수건이 뻣뻣해지거나 냄새가 남을 수 있으므로 정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새 수건을 써야 할까

건강한 사람이 혼자 사용하고, 수건이 다음 사용 전까지 완전히 마른다면 목욕 수건을 한 번 사용한 뒤 무조건 세탁할 필요는 없다. 미국청소협회는 정상적인 상황에서 3∼5회 사용을 기준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욕실이 습해 수건이 잘 마르지 않거나 수건에서 냄새가 나고,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한다면 횟수와 관계없이 바로 교체해야 한다. 피부가 민감하거나 감염성 질환, 상처가 있는 경우에도 매번 깨끗한 수건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인이 매일 새 수건을 꺼내는 모습은 과도한 위생 습관이라기보다 작은 수건을 사용하고 자주 세탁하는 생활 방식에 가깝다. 반대로 같은 수건을 여러 번 사용하는 문화도 수건을 충분히 펼쳐 말리고 개인별로 구분한다면 반드시 비위생적이라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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