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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해본 외국인이라면 한 번쯤 경험하게 되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바로 '회식(會食)'이다. 회식은 단순히 저녁을 함께 먹는 자리가 아니라 팀원 간 관계를 다지고 소통하는 조직 문화의 일부로 오랫동안 자리 잡아 왔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역시 회식을 직장 동료 간 유대감을 형성하고 팀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식사 모임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음주보다 식사와 대화를 중심으로 하는 형태가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인에게는 너무 익숙한 이러한 문화가 외국인들에게는 매우 독특하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직장 동료와 퇴근 후 정기적으로 식사하는 문화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해외 커뮤니티나 한국 생활을 다룬 외국인 블로그에서는 회식을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직장 문화 중 하나로 꼽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외국인이 가장 먼저 놀라는 부분은 회식이 대부분 근무 시간이 끝난 뒤 진행된다는 점이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퇴근 이후 시간을 개인이나 가족을 위한 시간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반면 한국에서는 회식을 통해 직장에서는 나누기 어려운 이야기를 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문화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회식 자리에서는 업무보다 취미나 가족, 일상에 관한 대화가 오가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대화를 통해 팀원 간 거리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목적 중 하나로 여겨진다.

한국 회식에서는 삼겹살이나 소고기처럼 함께 구워 먹는 메뉴가 자주 선택된다. 외국인들은 특히 한 테이블에서 음식을 함께 굽고 나누어 먹는 분위기를 인상적으로 기억한다.
또한 상사나 선배가 직접 고기를 굽거나 직원들의 접시에 음식을 덜어 주는 모습도 해외에서는 신선하게 받아들여진다. 직급과 관계없이 하나의 테이블에서 식사를 나누는 과정 자체가 조직 문화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한국 회식을 이야기하면 술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최근 분위기는 과거와 상당히 달라졌다.
최근 연구에서는 Z세대 직장인들이 회식에 대해 다양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자율적인 참여와 선택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도 있지만 부담을 느끼는 사람도 있으며, 조직 문화와 리더십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점심 회식이나 커피 회식, 문화 체험, 스포츠 활동처럼 술을 마시지 않는 형태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역시 최근 회식이 음주보다 식사와 다양한 활동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회식이 끝난 뒤 노래방이나 카페 등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이른바 '2차' 문화 역시 외국인들이 자주 언급하는 특징이다.
물론 모든 회사가 이런 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회식이 저녁 식사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른 장소에서 대화를 이어가는 문화는 해외에서는 비교적 드문 편이다. 외국인들은 노래방에서 평소 조용하던 상사와 동료가 함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한국 직장 문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으로 소개하기도 한다.
회식은 여전히 한국 직장 문화의 상징 중 하나지만 형태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국제통신사 로이터는 최근 한국에서 회식과 음주 중심의 직장 문화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건강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증가와 자율적인 조직 문화 확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회식 횟수와 '2차' 문화가 예전보다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많은 기업에서는 회식을 자율 참석으로 운영하거나 저녁 대신 점심 회식, 간단한 식사, 문화 활동으로 대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외국인들이 회식을 특별하게 느끼는 이유는 단순히 함께 밥을 먹기 때문이 아니다. 퇴근 후에도 팀원들과 시간을 보내며 관계를 쌓고, 직급을 떠나 같은 식탁에서 대화를 나누며, 노래방이나 카페로 자리를 옮겨 하루를 마무리하는 과정 자체가 한국 사회의 집단문화와 공동체 의식을 보여주는 경험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물론 오늘날 모든 회사가 같은 방식으로 회식을 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 규모와 업종, 조직 문화에 따라 운영 방식은 크게 다르며, 강제적인 참여보다 자율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그렇지만 회식이 한국 직장 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창 중 하나라는 점은 지금도 많은 외국인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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