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수만 있는 줄 알았는데…외국인까지 빠진 한국 여름 디저트 3가지

한국의 여름 디저트가 해외에서 주목받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팥빙수처럼 전통적인 메뉴가 한국 여행 중 한 번 맛보는 음식으로 소개됐다면, 최근에는 외국인들이 직접 화채를 만들어 영상을 올리거나 자국의 대형마트에서 한국 아이스크림을 반복해서 구매하는 모습까지 나타난다.

이러한 흐름을 단순히 K팝이나 K드라마의 영향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얼음과 과일을 활용해 더위를 식히는 방식은 세계 여러 문화권에 존재하지만, 한국 디저트는 부드러운 우유 얼음과 떡, 과일, 탄산음료, 발효유처럼 서로 다른 식감과 재료를 한 그릇에 결합한다. 사진과 짧은 영상으로 과정을 보여주기 쉽고, 개인 취향에 따라 재료를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소셜미디어 시대와 잘 맞는다.

그중에서도 해외에서 실제 판매가 확대되거나 외국인 콘텐츠를 통해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한국 여름 디저트 세 가지를 살펴봤다.

한국식 수박화채를 직접 체험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 뉴스1

1. 팥에서 망고까지, 한국 여름을 대표하는 빙수

빙수는 한국의 대표적인 여름 디저트다. 기본적인 팥빙수는 곱게 간 얼음 위에 삶은 팥과 떡을 올려 먹지만, 최근에는 우유를 얼려 만든 부드러운 얼음에 망고와 딸기, 인절미, 녹차, 흑임자 등 다양한 재료를 더하는 방식이 일반화됐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빙수를 한국을 대표하는 여름 간식으로 소개하며, 전통적인 팥빙수뿐 아니라 매년 새로운 재료와 형태를 활용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외국인에게 빙수가 흥미로운 이유는 서양식 아이스크림이나 슬러시와 식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최신 빙수는 얼음을 씹는 느낌보다는 눈처럼 가볍게 녹는 질감이 특징이며, 한 그릇에 과일과 떡, 콩가루, 아이스크림을 함께 담아 여러 식감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인절미 빙수는 콩가루의 고소함과 쫄깃한 떡을 결합해 과일 중심의 디저트와는 다른 한국적인 맛을 보여준다.

빙수는 한국 안에서만 소비되는 계절 음식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2026년 미국에서 열린 한류 관련 행사에서는 서울의 빙수 매장이 뉴욕에 팝업 형태로 진출했고, 빙수를 처음 접한 현지 방문객들이 K팝 행사와 연결해 제품을 경험했다. 이는 빙수가 한국 여행 중 먹는 디저트를 넘어 해외에서도 한류 문화와 함께 소개되는 메뉴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름철 인기 디저트로 꼽히는 생망고 빙수 / 셔터스톡

가격대와 형태도 다양하다. 호텔에서 판매하는 고급 망고빙수부터 카페 프랜차이즈의 1인용 빙수, 편의점 컵빙수까지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관광객도 일정과 예산에 맞춰 쉽게 경험할 수 있다. 전통적인 팥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과일빙수로 시작할 수 있고, 한국적인 재료에 관심이 있다면 인절미나 흑임자 빙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접근성을 높인다.

2. 새벽 3시에 만들어 먹던 영상으로 세계에 알려진 화채

화채는 과일과 차가운 음료를 함께 담아 먹는 한국식 과일 디저트다. 전통적으로는 오미자나 꿀물에 과일과 꽃잎을 띄우는 여러 종류가 존재하지만, 오늘날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형태는 수박과 딸기, 바나나 같은 과일에 탄산음료와 우유 또는 발효유를 섞어 만드는 수박화채다.

화채가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화제가 된 계기 중 하나는 2023년 공개된 한국 크리에이터의 영상이었다. 새벽에 목이 말라 깼다며 큰 그릇의 화채를 먹는 영상이 확산된 뒤, 해외 이용자들이 비슷한 재료를 준비해 직접 만들어 먹는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후 해외 소셜미디어에서는 화채 먹방과 레시피 영상이 이어졌고, 국내 언론도 외국인들의 화채 챌린지를 새로운 K푸드 유행으로 소개했다.

화채는 정확한 조리법이 하나로 정해진 음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해외 확산에 유리했다. 수박 대신 망고나 통조림 과일을 넣을 수 있고, 사이다와 딸기우유, 요구르트 음료, 연유 등 각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조합을 바꿀 수 있다. 미국 음식 전문매체 이터는 2025년 화채가 틱톡과 캠핑 콘텐츠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며, 과일과 차가운 음료를 한 그릇에 섞는 과정과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가 영상과 ASMR 콘텐츠에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수박화채를 함께 만드는 여름 축제 참가자들 / 뉴스1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들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각자 과일이나 음료 하나씩을 준비해 큰 그릇에 섞을 수 있어 피크닉과 캠핑, 홈파티 메뉴로 활용하기 쉽다. 다만 소셜미디어에서 흔히 보이는 우유와 사이다를 섞은 화채가 모든 전통 화채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화채에는 오미자화채와 유자화채처럼 오래된 조리법도 있으며, 현재 해외에서 유행하는 형태는 한국의 전통적인 개념을 현대적인 재료로 변형한 버전에 가깝다.

3.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강해진 멜론 아이스크림 ‘메로나’

빙수와 화채가 그릇에 담아 먹는 디저트라면 메로나는 편의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막대 아이스크림이다. 1992년 출시된 메로나는 멜론 향과 부드러운 질감을 앞세운 제품으로, 한국에서는 오래된 국민 아이스크림에 가깝지만 해외에서는 K아이스크림을 대표하는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빙그레는 1995년 하와이 진출을 시작으로 메로나 수출을 확대했으며, 현재 공식 영문 홈페이지에서도 메로나를 주요 수출 제품군으로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미국과 중국, 베트남, 호주 등 해외 법인과 유통망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멜론뿐 아니라 망고와 딸기 등 시장별 제품군도 선보이고 있다.

해외 판매 성과도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2024년 보도에 따르면 메로나는 30개국 이상에서 판매됐으며, 하와이 지역의 세븐일레븐과 코스트코에서 막대 아이스크림 판매 상위권에 올랐다. 2026년에는 미국 내 한국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메로나의 비중이 약 70%에 이른다는 보도도 나왔다.

해외에서도 꾸준히 사랑받는 한국 아이스크림 '메로나' / 뉴스1

메로나가 해외에서 받아들여지기 쉬웠던 배경에는 익숙하면서도 다른 맛이 있다. 막대 아이스크림이라는 형태는 누구에게나 친숙하지만, 멜론과 망고처럼 북미의 일반적인 우유 아이스크림에서 상대적으로 보기 어려웠던 과일 맛과 쫀득하고 부드러운 질감이 차별점으로 작용했다. 미국 음식 매체에서는 메로나의 아시아식 과일 맛과 크리미한 식감을 특징으로 소개하며, 여름철 코스트코에서 반복 구매하는 제품으로 다루기도 했다.

최근에는 해외의 유제품 수입 규제와 다양한 식습관에 대응하기 위해 식물성 버전도 개발됐다. 2026년에는 유럽과 캐나다 시장을 겨냥한 비건 메로나가 판매되면서, 한국에서 만들어진 아이스크림이 현지 규정과 소비 성향에 맞춰 변화하는 단계로 들어갔다.

외국인이 한국 여름 디저트에 빠지는 이유

빙수와 화채, 메로나는 형태와 역사가 다르지만 몇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세 제품 모두 차갑고 달콤하다는 기본적인 접근성이 있으며, 과일 맛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한국 음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비교적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매운맛이나 발효 향처럼 적응이 필요한 요소가 적다는 점도 해외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동시에 각각 다른 방식으로 한국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빙수는 떡과 팥, 콩가루를 현대적인 카페 디저트와 결합하고, 화채는 여러 사람이 큰 그릇을 나눠 먹는 문화를 소셜미디어에 맞는 참여형 음식으로 바꿨다. 메로나는 한국의 평범한 편의점 아이스크림이 해외 유통망을 통해 독립적인 K푸드 브랜드로 성장한 사례다.

모든 외국인이 같은 디저트를 좋아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빙수의 해외 팝업과 화채의 글로벌 소셜미디어 유행, 메로나의 수출 실적은 한국의 여름 간식이 더 이상 국내의 계절 메뉴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국인에게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자연스럽게 찾는 음식이 외국인에게는 한국의 맛과 생활문화를 가장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입구가 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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