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루마니아인 한국생활] 마늘 앞에서는 한국과 루마니아가 닮았다
신선한 마늘 구근을 시장에 분류하는 농부의 손, 유기농 수확 및 농업의 품질 관리를 보여줍니다 / 셔터스톡

“이거 생마늘인데 괜찮아?” 한국에서 친구들과 처음 삼겹살을 먹으러 갔을 때 자주 들었던 말이 있다.

“마늘도 먹어?” 불판 위에서 노릇하게 구운 마늘을 집어 들면 친구들은 한 번 더 물었다. “외국인들은 이런 거 잘 안 먹지 않아?” 심지어 고기 옆 반찬으로 나온 생마늘을 그대로 먹으면 꽤 놀라는 친구들도 있었다.

외국인에게 한국 음식의 마늘은 꽤 강렬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삼겹살 한 점을 상추에 올리고 쌈장과 고추, 생마늘까지 함께 넣어 먹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마늘을 불판에 구워 고기와 함께 먹기도 하고, 김치와 찌개, 각종 양념에도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나에게 생마늘을 먹는 모습은 생각보다 전혀 낯설지 않았다. 오히려 친구들에게 “우리도 마늘을 정말 많이 먹는다”고 말하면 이번에는 한국 친구들이 놀랐다.

할머니가 끓여준 ‘파솔레’ 옆에도 항상 생마늘

내가 어렸을 때부터 익숙하게 먹었던 음식 가운데 하나가 루마니아의 콩 요리인 파솔레(Fasole)다. 집마다 만드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콩을 푹 끓여 따뜻하게 먹는 음식으로, 우리 집에서는 할머니가 파솔레를 만들면 종종 생마늘을 곁들였다.

나는 콩 요리를 한입 먹고 생마늘을 베어 먹곤 했다.

할머니는 마늘을 두고 “천연 항생제 같은 음식”이라며 건강과 면역력에 좋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마늘을 실제 의약품이나 항생제처럼 생각해서는 안 되지만, 당시 우리 가족에게 마늘은 단순한 향신료보다 ‘몸에 좋은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래서 한국에 와서 식탁 한쪽에 통마늘이 반찬처럼 놓여 있는 모습을 봤을 때도 크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친구들은 내가 매운 생마늘을 피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나는 오히려 자연스럽게 하나를 집어 들었다. 한국 친구들에게는 그 모습이 뜻밖이었지만 내게는 어린 시절 할머니 집 식탁을 떠올리게 하는 익숙한 맛이었다.

루마니아인의 마늘 사랑을 보여주는 ‘무즈데이’

루마니아의 마늘 문화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무즈데이(Mujdei)다.

무즈데이는 마늘을 잘게 으깨거나 갈아 소금과 기름 등을 섞어 만드는 강렬한 마늘 소스다. 가정이나 지역에 따라 물이나 다른 재료를 넣기도 하고 농도를 다르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이 소스의 가장 큰 특징은 마늘 맛을 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늘 향이 살짝 나는 정도가 아니라, 한입 먹으면 “마늘을 먹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는 맛이다.

루마니아에서는 무즈데이를 생선이나 고기, 감자 같은 음식과 함께 즐긴다. 특히 구운 고기처럼 기름지고 짭짤한 음식에 마늘 소스를 곁들이면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맛을 훨씬 강하게 만들어준다.

한국의 삼겹살에 생마늘과 쌈장을 곁들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무즈데이가 떠오르는 이유다.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두 나라 모두 비슷한 결론에 도달한다.

마늘 소스(무즈데이)와 폴렌타를 들인 닭가슴살 반 마리와 날개 구이 / 셔터스톡

사워크림과 마늘만 있으면 소스가 완성된다

우리 가족과 친구들이 마늘을 먹는 방식은 전통적인 무즈데이에만 머물지 않는다. 친구들과 고기를 먹을 때면 직접 마늘 소스를 만들기도 한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사워크림에 다진 마늘과 소금 등을 섞는 것이다. 부드럽고 새콤한 사워크림이 생마늘의 강한 맛을 조금 누그러뜨리면서도 특유의 향은 그대로 남긴다.

이렇게 만든 소스는 고기에만 어울리는 것이 아니다. 감자튀김을 찍어 먹기도 하고, 피자에 올리기도 한다. 햄버거와 함께 먹어도 좋다. 특히 피자에 마늘 소스를 곁들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람이라면 한국에서 치킨과 피자에 갈릭소스를 추가하는 문화도 그리 낯설지 않다.

한국에서 처음 갈릭 디핑소스를 봤을 때 “한국에도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다.

물론 두 나라가 마늘을 사용하는 방식이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마늘 그 자체의 존재감이 강하다. 삼겹살집에서는 껍질을 벗긴 마늘이 통째로 나오고, 사람들은 생으로 먹거나 불판에 직접 굽는다. 다진 마늘은 찌개와 국, 볶음, 김치 양념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마늘이 음식 안에 숨어 있기보다 눈앞에 그대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내가 경험한 루마니아 식탁에서는 마늘을 으깨 소스로 만들어 먹는 방식이 특히 익숙하다. 무즈데이나 사워크림 갈릭소스처럼 마늘을 다른 재료와 섞어 고기와 감자에 곁들이는 것이다.

한국이 “마늘 한쪽을 그대로 먹어보자”에 가깝다면 루마니아는 “마늘을 소스로 만들어 음식 전체에 뿌려보자”에 가까울 때가 있다.

방법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는 어느 쪽도 마늘을 조금만 사용하는 문화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것은 한국의 전통 음식인 보쌈입니다. 부드러운 수육을 올린 삼겹살에 걸쭉하고 크리미한 노란색 마늘 소스를 얹어 '마늘 보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 셔터스톡

삼겹살집에서 생긴 작은 문화 충격

재미있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잘 모르면 상대방의 식문화를 쉽게 예상한다는 점이다. 한국 친구들은 외국인이 생마늘을 보면 맵고 자극적이라고 생각해 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 역시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인들이 이렇게 많은 양의 마늘을 생으로 먹는다는 사실은 흥미로웠다. 하지만 함께 식사를 하다 보니 차이보다 공통점이 먼저 보이기 시작했다.

삼겹살을 먹으며 친구가 구운 마늘을 내 쪽으로 밀어주면 나는 아무렇지 않게 먹었다. 생마늘이 나오면 그것도 먹었다. 그 모습을 본 친구가 “정말 잘 먹는다”고 신기해하면 나는 루마니아에서 마늘을 어떻게 먹는지 설명했다.

무즈데이 이야기를 하고, 할머니의 파솔레 이야기를 하고, 피자에 사워크림 마늘 소스를 올려 먹는다고 말하면 반응은 대부분 비슷했다.

“루마니아도 마늘을 그렇게 많이 먹어?” 이번에는 한국인이 문화 충격을 받을 차례였다. 알고 보면 ‘마늘 앞에서는 친구’ 한국과 루마니아는 거리도 멀고 음식도 상당히 다르다.

한국 식탁에는 밥과 김치, 찌개가 중심에 있고, 루마니아에서는 빵과 고기, 치즈, 수프와 감자 등 다른 재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마늘 앞에서는 두 나라의 거리가 조금 가까워진다.

한국에서는 삼겹살 한 점에 생마늘을 넣고, 루마니아에서는 구운 고기 위에 무즈데이를 올린다. 한국인은 마늘을 불판에 구워 먹고, 루마니아인은 사워크림에 섞어 감자튀김이나 피자까지 찍어 먹는다.

결국 어느 나라 사람이 더 많이 먹는지를 경쟁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서로 전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식문화 속에서 예상하지 못한 공통점을 발견한다는 점이다.

어쩌면 한국인과 루마니아인이 함께 식사를 할 때 가장 빨리 친해지는 방법은 복잡한 문화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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