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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이란 정치 체제의 미래와 중동 정세에 대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37년간 이란 이슬람공화국을 철권 통치한 지도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권력 공백과 지역 불안정이라는 이중의 충격파를 예고한다고 뉴욕타임스는 1일 진단했다.
하메네이의 사망이 이란 체제의 즉각적인 붕괴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관은 이번 공습에 앞서 하메네이 사망 이후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검토했다. 그 결과 중 하나는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실권을 더 강하게 쥐되 핵 프로그램 축소나 대미 유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식적인 후계 지도자는 어떤 인물이 되더라도 강경파일 가능성이 높다고 정보기관은 평가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버지니아주 상원의원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란 야권 단체들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정보력이 취약하다"고 밝혔다. 워너 의원은 "하메네이의 후계자는 강경파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메네이는 핵 프로그램에 집착하면서도 실제 핵무기 개발이라는 마지막 선은 넘지 않았는데, 후계자는 그 선을 바꿀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 정권 교체를 원하는 것은 맞지만, 왜 지금인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습과 함께 이란 국민을 향해 "정부를 접수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상 미국이 이란 정국의 향방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전직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고위 외교관을 지낸 필립 고든은 뉴욕타임스에 "현지에 미군이 없는 상황에서 이란 병사들에게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며 "리비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의 사례처럼 정권 교체가 오히려 안보 공백을 낳고 예측 불가능한 세력이 그 자리를 채우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직 국방부 중동정책 담당 고위 관리 믹 멀로이도 뉴욕타임스에 "이것은 체제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며 "이란 당국은 이전보다 더 잔혹하게 반정부 운동을 탄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셜미디어 분석업체 필터랩스의 조나단 튜브너 최고경영자는 이란의 텔레그램과 현지 메시지 앱 갭의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현재 이란 내에서는 "교과서적인 국가 결집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당장 워싱턴과 예루살렘은 즉각적인 반정부 봉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후계 구도도 안갯속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란 고위 관리 6명과 성직자 2명을 인용해 하메네이가 생전에 세 명의 후계 후보를 미리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사법부 수장 골람호세인 모흐세니에제이, 하메네이의 비서실장 알리 아스가르 헤자지, 그리고 이슬람혁명의 창시자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손자이자 개혁파 성직자인 하산 호메이니가 그 세 명이다.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는 일부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하메네이 본인이 최고지도자직의 세습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스라엘은 헤자지도 이번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밝혀 후계 구도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이란 헌법에 따르면 최고지도자 공석 시 이슬람 성직자 88명으로 구성된 전문가회의가 후계자를 선출하는 동안 임시 평의회가 권력을 이어받도록 돼 있다. 뉴욕타임스는 하메네이의 나이와 건강 상태를 고려할 때 전문가회의가 이미 후계자 문제를 충분히 검토해 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에너지 측면의 파장도 심각하다. 뉴욕타임스는 선박 추적 플랫폼 마린트래픽 데이터를 분석해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량이 70%가량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마린트래픽의 모회사 클플러의 선임 위험·준법 분석가 디미트리스 암파치디스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카타르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이들 국가의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해상 수출 대부분이 호르무즈를 통과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조선 추적 업체 탱커트래커스닷컴에 따르면 이란 해역에는 원유를 실은 유조선 18척을 포함해 55척이 발이 묶였다.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세계 원유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국제사회도 술렁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대체로 신중한 반응을 보인 가운데, 캐나다와 호주만이 미국의 군사행동을 지지했다. 미국 내에서는 70개 이상의 도시에서 반전 시위가 벌어졌으며, 런던 의회 광장에도 수백 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반면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미국 각지의 이란계 미국인 사회에서는 환호와 기대가 넘쳐났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분석을 통해 이번 사태가 중동에서 미국이 개입한 '끝없는 전쟁'의 또 다른 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직 랜드연구소 연구원 알리레자 나데르는 소셜미디어에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약속한 쉬운 정권 교체 전쟁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 기획자들이 이란 정권의 복원력과 양측 모두에 엄청난 고통을 가할 수 있는 이란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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