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폐쇄 안 풀려도 종전 가능하다고 밝혀”... 미국 학자들도 강력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carlos110-shutterstock.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권을 확보하지 않은 채 이란과의 전쟁을 일방적으로 종료할 수도 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한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가 극심한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 미국이 이처럼 성급히 발을 빼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3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된 상태로 남더라도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 작전을 끝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진이 해협의 좁은 통로를 개방하는 작전이 당초 예정됐던 4~6주라는 기한을 초과해 분쟁을 장기화시킬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자유로운 무역 흐름을 재개시키려는 노력이 실패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과 걸프 지역의 동맹국들에게 해협 재개방을 직접 주도하도록 강력한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해병대원 2500명과 해군 2500명을 추가로 파견해 중동 지역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 규모를 5만 명 이상으로 늘린 바 있다.

이러한 호르무즈 해협 변수 제외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발언들을 되짚어 볼 때 충분히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로 분석된다.

그는 지난 21일 이란이 전쟁 후 봉쇄하고 있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개방을 강력히 요구하며 48시간 안에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는 일종의 최후통첩을 전달했다. 이후 불과 이틀 뒤인 23일에는 해당 공격을 5일간 유예했고 다시 이 유예 기한을 10일 더 연장하며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미국 입장에서 해협의 중요성이 결코 크지 않다는 점 역시 거듭 강조해 왔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의 상당수가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 등 아시아 국가와 유럽으로 향하는 반면 미국의 중동 원유 의존도는 매우 낮은 점을 부각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여부가 유럽과 중동 그리고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일지라도 미국이 종전을 선언하기 위해 반드시 충족돼야 하는 필수 조건은 아니라는 점을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그동안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 유조선은 해협을 통과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해 왔다. 그는 또한 "공짜로 세계 경찰 노릇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중국과 일본 등지에 직접적인 파병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은 해협의 통행 안전을 해협 의존도가 높은 당사국들이 스스로 책임지라는 의도로 풀이돼왔다. 다만 미국이 스스로 촉발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완전히 발을 빼는 방식으로 호르무즈 해협 사태를 해결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은 그간 제기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기조를 유지하다가도 결국에는 뒤로 물러나는 행태를 가리키는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의 가능성이 다시금 고개를 들자 미국 내 전문가들은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협상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거나 무력으로 위기를 확실히 종식시킬 때까지 이란 정권이 세계 무역을 끊임없이 위협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워싱턴 브루킹스 연구소의 이란 전문가이자 부소장인 수잔 말로니는 매체에 "해협이 열리기 전 군사 작전을 종료하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을 시작했기 때문에 그 여파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며 "에너지 시장은 본질적으로 세계적이며 이미 발생하고 있는 경제적 피해로부터 미국을 완벽히 보호할 방법은 없다. 만약 해협 폐쇄가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