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합의안 거부 후 강화 조건 담은 수정안 전송... 논의된 협상 전부 지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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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이란 측과 잠정 합의한 양해각서(MOU) 초안을 승인하지 않고 더 강화된 조건을 담은 수정안을 이란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NYT)는 30일(현지 시각) 미국 당국자 3명을 인용해 이란과의 협상이 최종 타결을 앞두고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이 같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협상 지연에 대한 불만과 특정 조항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키스탄(Pakistan) 등의 중재로 진행되는 협상 과정에서 이란 측의 답변이 늦어지는 데 좌절감을 느껴왔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이 외교 채널을 가동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파키스탄은 의견을 전달하는 핵심적인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메시지 전달과 내부 결재에 소요되는 시간적 지연이 트럼프 대통령의 조급함을 자극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전 대통령 행정부의 핵 합의를 줄곧 비판해 온 만큼 이번 합의안에 포함된 이란 동결 자금 해제 조항에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동결 자금 해제 조항이란 국제 제재로 인해 외국 은행 등에 묶여 있던(동결된) 특정 국가의 자산을 다시 쓸 수 있도록 풀어주는(해제) 것을 뜻한다. 이란은 과거부터 핵무기 개발 의혹과 역내 무장 단체 지원 문제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제 제재를 받아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타결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은 제재를 풀어주는 대신 핵 개발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동결 자금이 해제될 경우 이란이 이를 군사력 강화에 전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더 강한 제안"이 역설적으로 협상 속도를 높이기 위한 압박 카드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즈타바 하메네이(Mojtaba Khamenei) 이란 최고지도자가 기존 합의안을 신속히 수용하도록 압박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타결을 기대하는 순간 조건을 상향 조정해 협상 주도권을 쥐려는 특유의 전술이 발동된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양측이 논의해 온 잠정 합의안의 핵심은 60일 휴전 연장 하에 군사 행동 중단과 호르무즈(Hormuz) 해협 봉쇄 해제를 맞바꾸는 것이었다. 미국과 이스라엘(Israel)이 지난 2월 28일 시작한 군사 작전을 멈추는 대신 이란은 세계 에너지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는 내용이다.

미국은 동맹국인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하고 군사적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단기적인 교전 중단이 필요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요충지로 통항이 제한될 경우 국제 유가 폭등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군사적 충돌을 중단하고 수송로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이 강화됐는지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수정안 발송이 오히려 협상 전체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파키스탄 등 중재자들을 통해 어렵게 조율된 합의안이 바뀐 만큼 하메네이와의 접촉 자체가 어려운 이란의 내부 결재 절차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정치 구조상 중대 사안은 하메네이의 최종 승인이 필수적이므로 수정된 제안을 검토하는 데 진통이 예상된다.

더욱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 미래와 같은 가장 민감하고 까다로운 쟁점들은 이번 합의에서 제외됐다. 이 문제들은 추후 이어질 후속 협상에서 다뤄질 예정이어서 이번 MOU는 완전한 종전이 아닌 "불안한 휴전"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2시간에 걸쳐 고위 참모들과 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회의가 끝난 뒤에도 어떤 결정도 공식 발표하지 않아 최종 결정을 두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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