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용어 없애고 '임신 부모'로 대체… 뉴욕 민주당, 가족법 용어 교체 논란

뉴욕주 의회가 가족법 조항에서 '어머니'와 '아버지'라는 표현을 성중립적 용어로 교체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캐시 호컬 주지사의 서명만 남겨두고 있다. 공화당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루이스 세풀베다 민주당 주 상원의원(브롱크스)과 에이미 폴린 민주당 주 하원의원(웨스체스터)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주 가족법·가정법원법·국내관계법·교육법에 쓰인 성별 관련 친권 용어를 전면 교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머니'는 '임신 부모'로, '아버지'는 '비임신 부모' 또는 '부모'로 바뀐다. '부성 소송'은 '친권 소송'으로, 법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생물학적 아버지를 지칭하는 법률 용어는 '주장된 부모'로 각각 대체된다. 1만5000단어가 넘는 분량의 법안이다.

법안은 지난 3월 민주당이 다수를 점한 주 하원을 먼저 통과했고, 지난 2일(현지시각) 주 상원에서도 가결됐다.

호컬 주지사는 서명 여부에 대해 즉각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브루클린에서 열린 행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어떤 내용이 제출됐는지 잘 모르겠다.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주지사가 서명할 경우 법안은 오는 11월 1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서명하지 않을 경우 10일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법안 지지자들은 이번 개정이 대리모·시험관 시술(IVF)·비생물학적 양육 등 현실에서 법원이 이미 다루고 있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반영하기 위한 기술적 정비라고 설명한다. 2020년 제정된 아동-부모 보안법 이후 대리모·보조생식 관련 소송에서 법원이 이미 성중립적 표현을 사용해온 만큼, 법 조문을 현실에 맞게 정리한 것이라는 취지다.

공화당을 중심으로 즉각적인 반발이 일고 있다. 브루스 블레이크먼 공화당 주지사 후보는 "민주당이 뉴욕 가정에 선전포고를 계속하고 있다. '엄마'와 '아빠'라는 사랑스러운 표현을 지우고 '임신 부모'와 '비임신 부모'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패트리샤 캔조네리-피츠패트릭 공화당 주 상원의원(나소)은 "뉴욕 주민들이 공과금·생활비·치안 문제로 짓눌리는 상황에서 올버니 민주당이 회기 마지막 날 우선순위로 삼은 게 법에서 어머니와 아버지를 교체하는 일"이라며 "나는 어머니이고 '어머니'로 불리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제라드 카사르 뉴욕주 보수당 의장은 "각성 문화가 도를 넘은 것"이라며 "뉴욕 의회가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샘 피로촐로 공화당 주 하원의원(스태튼 아일랜드)은 "뉴욕 시민이 손을 머리에 얹고 거리를 걸으며 '어머니와 아버지라는 법 조문이 문제야'라고 말하는 경우는 없다"며 "어머니와 어머니, 아버지와 아버지라고 쓸 수도 있는데 왜 굳이 이렇게 해야 하느냐. 이건 어머니·아버지의 문제도, 성소수자의 문제도 아니라 멍청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법안은 미국 내 성별 정체성과 가족 언어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과 맞닿아 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 시절 연방 정부 문서에서 '어머니' 대신 '출산 당사자(birthing person)'라는 표현을 쓰는 방침이 보수 진영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뉴욕주 법안은 그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입법 조치다. 공화당과 보수 단체들이 문화 전쟁의 새로운 전선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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