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수준의 베네수엘라 강진 상황...사망 188명·부상 1520명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연쇄 강진의 사망자가 최소 188명으로 늘면서 구조 당국이 생존자 수색에 총력을 쏟고 있다.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규모를 보여주는 전후 비교 영상 / New York Post 유튜브 보도화면 캡처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4일(이하 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현재까지 최소 188명이 숨지고 152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는 여전히 200명가량이 갇힌 것으로 파악돼 구조 당국이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사망자 188명으로 늘어, 200여 명 잔해 속 매몰

이번 지진은 24일 오후 베네수엘라 북부 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는 첫 지진 규모를 7.2로 파악했고 불과 1분도 지나지 않아 규모 7.5의 더 강한 지진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두 차례의 강한 흔들림은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라과이라주, 미란다주, 아라과주, 카라보보주, 팔콘주 등 북부 일대를 광범위하게 흔들었다. 일부 외신은 이번 지진을 베네수엘라에서 100년 넘게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강력한 축에 속하는 재난으로 전했다.

피해가 가장 컸던 곳은 수도 카라카스 북쪽 해안 지역인 라과이라주다. 이 지역은 베네수엘라의 주요 관문인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과 항구가 있는 곳으로 고층 건물과 주거시설 피해가 집중됐다. 현지 당국은 라과이라주에서만 여러 건물이 무너졌고 일부 지역은 도로와 통신 시설까지 훼손돼 구조 인력 접근이 쉽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주요 공항이 피해를 입어 한때 운영이 중단되면서 국제 구호물자와 구조 인력 투입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TV 브리핑에서 구조대가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며 갇힌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시간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 250채의 건물이 파손됐고 병원 8곳, 쇼핑센터 20곳, 공공기반시설 46곳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재민은 2927가구로 파악됐으며 일부 주민들은 추가 붕괴와 여진 우려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거리와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규모를 보여주는 전후 비교 영상 / New York Post 유튜브 보도화면 캡처

라과이라 재난지역 선포, 병원·공항까지 피해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은 최대 피해 지역인 라과이라주를 찾아 현장 수습을 지휘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라과이라주를 재난 지역으로 지정했다.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은 피해를 입은 병원과 주택을 복구하기 위해 2억 달러 규모의 재건 기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중장비를 투입하기 위해 민간 기업과도 협력하고 있으며 의료진과 구조 인력을 피해 지역으로 집중 배치하고 있다.

지진 발생 당시 수도권 곳곳에서는 천장과 벽체가 무너지고 건물 외벽에 균열이 생기면서 주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카라카스 일부 지역에서는 밤새 수색 작업이 이어졌고 구조대는 붕괴 위험이 남은 건물 주변을 통제하며 잔해 속 생존 신호를 찾고 있다. 외신들은 피해 주민들이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치거나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실종자를 찾는 장면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은 이미 경제 위기와 기반시설 노후화에 시달리던 베네수엘라에 닥친 대형 악재다. 병원과 전력망, 통신망이 취약한 상태에서 강진이 발생하면서 구조와 치료, 이재민 지원이 동시에 압박을 받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과 인터넷 장애가 이어졌고 구조 요청과 가족 연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도 발생했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통신 사업자들과 협의해 피해 주민들의 연락을 돕기 위한 조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구조팀 급파, 트럼프 정부도 긴급 지원

New York Post 보도화면 캡처

국제사회도 긴급 지원에 나섰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대응을 위해 수색·구조팀과 의료·인도주의 지원을 즉각 보내겠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과 통화했다며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와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정예 도시탐색구조팀을 포함한 구조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구조팀은 붕괴 건물 수색 장비와 구조견, 의료 인력, 공학 전문가 등을 갖춘 팀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별도 재정 지원도 추진하고 있다. 외신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진 발생 직후 베네수엘라 국민의 긴급한 필요에 대응하기 위해 상당한 규모의 재정 지원과 수색·구조 활동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지원 규모는 1억 5000만 달러 수준으로 전해졌다. 미국 남부사령부도 구호물자와 장비 수송을 지원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으며 공항 피해로 인한 물류 차질을 줄이기 위해 대체 경로를 검토하고 있다.

유럽과 중남미 국가들도 지원 의사를 밝혔다. 브라질과 멕시코, 캐나다,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은 구조 인력 파견과 의료물자 지원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스페인은 인도주의 지원 물자와 긴급 의료팀 투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접 국가들은 자국민 피해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베네수엘라 당국과 연락망을 가동하고 있다.

유엔 “기존 취약계층 800만 명 더 위험”

유엔도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베네수엘라 현지 유엔팀과 긴밀히 연락하며 피해 규모와 지원 필요 사항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탐색구조자문단을 통해 각국 도시수색구조팀 파견을 조율하고 긴급대응팀도 추가 투입했다. 유엔은 앞으로 며칠이 생존자 구조와 피해 지역 지원의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엔은 이번 재난이 베네수엘라의 기존 인도주의 위기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진 발생 전에도 베네수엘라에서는 약 800만 명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었다. 식량과 의료, 식수, 주거 지원이 필요한 주민이 이미 많았던 만큼 대규모 지진 피해가 겹치면 취약계층의 생활 기반이 빠르게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식량계획은 피해 지역 주민에게 식량과 긴급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국제이주기구와 유엔난민기구도 피해 규모 조사와 구호 활동 지원에 나섰다.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도 베네수엘라 당국과 복구 지원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재건 예산 마련을 위해 국제 금융기구와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가 국제통화기금에 예치된 특별인출권 일부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오랜 경제난과 부채 문제를 안고 있어 이번 지진 복구 과정에서 국제 금융 지원과 재정 운용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구조 골든타임 속 피해 규모 더 커질 가능성

현지 구조 당국은 생존자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잔해 현장을 수색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강한 여진 가능성과 붕괴 위험, 도로 파손, 공항 폐쇄, 통신 장애가 구조 속도를 늦추고 있다. 일부 피해 지역은 중장비가 진입하기 어려워 주민과 구조대가 함께 잔해를 치우고 있다.

사망자와 부상자 수는 추가 수색 결과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 당국은 현재까지 확인된 숫자가 잠정 집계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피해가 큰 라과이라주 일부 지역의 정확한 상황은 아직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다. 무너진 건물 안에 갇힌 주민이 더 있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국제 구조팀이 본격적으로 현장에 도착하고 통신과 도로가 복구되면 피해 집계는 다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강진은 베네수엘라의 재난 대응 체계뿐 아니라 정치·경제적 안정성까지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정부는 구조와 복구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고 국제사회는 인명 구조와 의료 지원을 중심으로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노후한 기반시설과 이미 깊어진 인도주의 위기, 대규모 재건 비용 부담이 겹치면서 베네수엘라의 지진 피해 수습은 단기간에 끝나기 어려운 장기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