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1450명·실종 7만 명…베네수엘라 강진 현장서 벌어진 참상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연쇄 강진으로 사망자가 1450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실종자 신고가 폭증하면서 피해 현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유튜브 'Channel 4 News' 보도화면 캡처

베네수엘라 정부와 CNN,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북부 해안 지역을 잇달아 강타한 규모 7.2와 7.5의 강진으로 현재까지 최소 1450명이 숨지고 315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유엔은 실종자를 약 5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민간 신고 사이트에 접수된 비공식 실종자 수는 7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는 수도 카라카스와 인근 라과이라 주를 중심으로 집중됐다. 두 차례 강진은 짧은 간격을 두고 이어졌고 해안 도시와 산지 주거지가 동시에 흔들리면서 낡은 다층 건물들이 잇따라 무너졌다. 일부 건물은 각 층이 눌려 내려앉는 이른바 팬케이크 붕괴 형태로 주저앉아 구조대의 진입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골든타임 지난 현장, 실종자 가족들 절망

유튜브 'Times Now World' 보도화면 캡처

지진 발생 후 생존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여겨지는 72시간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 현장 구조대는 잔해 속 생존 신호를 찾기 위해 음향 탐지 장비와 수색견을 투입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여진과 도로 통제, 통신 장애로 작업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피해 지역 곳곳에서는 가족들이 실종자 사진과 신분증을 차량이나 벽면에 붙여놓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구조 현장 주변에는 실종자 이름을 부르는 가족들이 몰려 있으며 일부 주민은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치며 가족의 흔적을 찾고 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극적인 구조 소식은 이어지고 있다. AP통신은 지진 발생 나흘 만에 한 남성과 그의 아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됐다고 전했다. 구조 당시 베네수엘라 구조대와 해외 구조 인력이 함께 작업했고 생존자가 구급차로 옮겨지자 주변 주민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앞서 70시간 넘게 갇혀 있던 여성이 구조된 사례도 전해졌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잔해 속 생존 가능성이 낮아지는 만큼 수색 작업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구조 작업 난항, 식수·의료 지원 시급

생존자 수색은 계속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재민 지원 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유엔 인도주의 기구들은 식량과 식수, 의약품, 임시 거처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대피소에 머무는 주민들이 늘면서 식수와 위생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깨끗한 물이 부족해지면 설사병과 감염병이 번질 수 있고 부상자 치료가 늦어질 경우 추가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 임시 화장실과 세면 시설 확보, 상처 치료, 만성질환자 관리, 어린이와 노약자 보호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유튜브 'Times Now World' 보도화면 캡처

이재민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집을 잃은 주민들은 공원과 광장, 학교 운동장, 종교시설 주변에 모여 임시로 밤을 보내고 있다. 여진 공포 때문에 건물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더라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주민이 많다.

일부 주민은 암과 당뇨 등 기존 질환을 안고 대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병원도 지진 피해를 입은 데다 환자와 실종자 가족이 몰리면서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동식 병원과 긴급 의료팀 투입이 피해 확산을 막는 핵심 대응으로 거론된다.

국제사회 지원 확대, 복구까지 장기전

유튜브 'Times Now World' 보도화면 캡처

국제사회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 스페인, 콜롬비아, 칠레, 파나마 등 여러 국가에서 구조대와 의료진이 베네수엘라에 도착했고 국제 구조 인력과 수색견이 피해 지역에 투입됐다. 이동식 병원과 위성 인터넷 장비도 현장에 들어가고 있다.

공항과 주요 도로가 일부 정상화되면서 구호 물자 반입은 조금씩 늘고 있다. 다만 피해 지역까지 물자를 보내는 육상 운송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도로 곳곳이 갈라지거나 잔해로 막혀 있고 일부 지역은 통신망 복구가 늦어져 구호 수요 파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피해가 큰 라과이라 주에 군 병력과 치안 인력을 투입하고 전력망과 통신망 복구에 나섰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 공급이 제한적으로 재개됐고 실종자 신고와 긴급 구조 요청을 접수하는 전용 창구도 마련됐다.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정부 대응이 늦고 현장 통제가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허가증을 받지 못한 자원봉사자와 민간 장비가 현장에 접근하지 못하면서 구조 작업이 지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지역에서는 구호품 배분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했고 상점과 주택 약탈 신고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지진은 장기간 경제난과 국제 제재, 노후 인프라에 시달려온 베네수엘라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병원과 도로, 항만, 전력 시설이 동시에 손상되면서 단기 구조를 넘어 장기 복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사망자와 실종자 수는 추가 수색이 진행될수록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 아직 확인되지 않은 주민이 많고 통신이 끊긴 산간 지역과 해안 마을의 피해 규모도 완전히 집계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강진 피해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국제사회의 지원과 현지 복구 작업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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