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식민 지배의 상징적 장소 메이지신궁 내 소원패에 한글로 적힌 충격 내용
도쿄 시부야구에 위치한 메이지신궁 내부에 한국어로 적힌 소원패 / 보배드림

도쿄 시부야구에 위치한 메이지신궁 내부에 한국어로 적힌 소원패가 다수 내걸린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확산한다.

메이지신궁은 일제 식민 지배의 상징적 인물인 메이지 일왕을 모시는 종교 시설이다.

특히 역사 교사를 지망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이곳에 소원패를 남긴 사실이 확인되며 장소가 지닌 역사적 맥락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15일 뉴시스 등에 따르면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메이지신궁을 직접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의 목격담과 사진이 올라왔다.

게시물 작성자는 "메이지신궁에 오니 설마설마했는데 나무 소원패에 한글로 소원을 적어 놓은 한국인들이 태반이었다"라며 "걸려 있는 소원패도 거의 전부 한글로 도배돼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무와 숲 건축물만 보고 가라"라며 "식민지 수탈의 장본인인 일왕을 신으로 모시는 곳에서 소원을 빌지 말라"라고 권고했다.

그는 "메이지신궁은 메이지 일왕과 왕비가 있는 곳이다"라며 "즉 일제 제국주의와 식민 지배의 상징적 인물을 기리는 장소"라고 명시했다.

끝으로 "일본 여행은 갈 수 있다 해도 그런 곳에서 소원을 비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공개된 현장 사진을 보면 일본 신사에서 참배객이 소원을 기원하며 매다는 나무 팻말인 에마에 한국어로 작성된 문구들이 선명하다.

한 관광객은 "임용에 합격해 정교사 되게 해달라. 좋은 역사 교사가 되게 해달라"라는 바람을 적었다. 이 밖에도 "사업번창 소원성취",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 좋은 일들과 사람들로 가득한 인생이 오길" 등 일상적 소망도 눈에 띈다.

해당 사진과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역사 교사 한다는 사람이 메이지신궁 가서 소원 비는 게 맞는 거냐", "목숨 바쳐 나라 지킨 순국선열들 덕분에 자유롭게 여행도 다니며 살 수 있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1920년에 창건된 메이지신궁은 메이지 일왕 부부를 제신으로 모신다.

메이지 일왕이 집권하던 시기 일본은 근대화를 구실로 제국주의 야욕을 본격화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차례로 거치며 대한제국에 대한 침탈을 굳건히 했고, 결국 1910년 한일병합을 강제했다.

이에 따라 한국 사회에서 메이지 일왕은 식민 통치의 원흉으로 여겨지며 메이지신궁 역시 제국주의 침략과 일제강점기의 뼈아픈 역사를 상징하는 대표적 장소로 해석된다.

일본 신사본청 규정에 의하면 에마는 참배객이 신토 신앙의 신에게 소망을 전달하기 위해 구매하는 나무판으로 통상 500엔에서 1000엔에 판매된다.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친일인명사전 및 일제강점기 사료에 따르면 메이지 일왕은 한국 병합 늑약을 최종적으로 추인한 최고 책임자다.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보존 사료를 살펴보면 일제는 한일병합 직후 조선총독부를 통해 전국 각지에 신사를 건립하고 한국인에게 신사참배를 강압했다.

1925년 10월 15일 서울 남산에 건립돼 1945년 8월 16일 해체된 조선신궁 역시 메이지 일왕과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를 제신으로 안치해 한민족의 정신을 말살하고 황국신민화 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식민 통치의 핵심 도구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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