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보다 시진핑이 낫다”…세계인 마음, 미국서 중국으로 돌아섰다

전 세계 36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미국을 처음으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국인 캐나다와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도 중국을 미국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응답이 많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백악관 공식 홈페이지 캡처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비영리·비당파 연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세계 36개국 성인 4만 21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지난 15일 발표했다. 조사는 올해 2월 8일부터 5월 13일까지 전화와 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36개국 중 25개국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미국보다 높았다. 중국보다 미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 인도, 필리핀, 폴란드, 이스라엘 등 6개국에 그쳤다. 나머지 5개국에서는 두 나라에 대한 평가가 비슷한 수준이었다.

퓨리서치센터가 강대국에 대한 국제 여론을 추적한 이래 중국이 미국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센터가 2023년과 올해 모두 조사한 20개국의 호감도 중간값을 비교하면 미국은 60%에서 36%로 떨어진 반면 중국은 32%에서 46%로 올랐다.

캐나다·영국에서도 중국이 미국 앞질러

2023년과 2026년 미국·중국 호감도 변화. / 퓨리서치센터

미국과 국경을 맞댄 캐나다에서는 양국에 대한 평가가 완전히 뒤집혔다. 2023년 캐나다인의 미국 호감도는 57%, 중국 호감도는 14%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미국이 33%로 떨어지고 중국이 44%로 올라 중국이 11%포인트 앞섰다.

영국에서도 중국 호감도가 46%로 미국의 41%보다 높았다. 2023년에는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중국보다 32%포인트 높았지만 3년 만에 순서가 바뀌었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웨덴 등 미국의 전통적인 유럽 우방국에서도 중국을 미국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나타났다.

한국에서는 미국 호감도가 45%, 중국은 28%로 미국이 17%포인트 앞섰다.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높은 나라는 이스라엘로 81%였으며, 가장 낮은 곳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으로 9%였다. 중국 호감도는 파키스탄이 90%로 가장 높았고 일본이 11%로 가장 낮았다.

시진핑 신뢰도, 다수 국가서 트럼프보다 높아

세계 36개국의 미국·중국 호감도 비교. 다수 국가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미국보다 높게 나타났다. / 퓨리서치센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신뢰도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두 정상이 국제 문제와 관련해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믿는 응답은 전반적으로 낮았지만, 36개국 중 22개국에서는 시 주석에 대한 신뢰도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높았다.

독일과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 영국에서는 시 주석의 신뢰도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다만 이들 국가에서 시 주석을 신뢰한다는 응답도 과반에는 미치지 못했다. 유럽에서 시 주석의 신뢰도가 가장 높았던 영국도 37%에 그쳤다.

한국에서는 두 정상에 대한 신뢰도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33%로 시 주석의 15%보다 두 배 이상 높았지만 올해 격차가 크게 줄었다. 반면 중국과 인접한 일본과 인도, 필리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도가 시 주석보다 높았다.

2023년 미국과 중국 지도자에 대한 신뢰도 중간값은 각각 54%와 19%였다. 당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시 주석을 크게 앞섰다. 이번 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21%, 시 주석 31%로 순서가 바뀌었다.

개인의 자유 평가는 미국 우위…격차는 축소

미국과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개인적 자유를 존중한다고 보는 응답 비율. 미국이 중국보다 높았지만 양국 간 격차는 과거보다 줄었다. / 퓨리서치센터

자국민의 개인적 자유를 존중하는 국가라는 평가에서는 미국이 중국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미국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보는 응답이 여러 나라에서 크게 줄면서 양국 간 격차는 좁아졌다.

스웨덴에서 미국 정부가 국민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응답은 2021년 61%에서 올해 27%로 하락했다. 캐나다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한국, 스페인에서도 해당 응답이 2021년보다 25%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이스라엘에서는 미국이 개인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응답이 80%로 중국의 15%보다 크게 높았다. 일본에서도 미국 61%, 중국 6%로 차이가 컸다. 반면 멕시코에서는 중국이 자국민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응답이 35%로 미국의 20%보다 높았다.

중소득 국가 75% “미국, 다른 나라 내정에 개입”

중소득 국가 17개국의 미국·중국 대외정책 평가. 미국이 다른 나라의 일에 더 많이 개입한다는 응답이 많았고, 중국을 더 신뢰할 수 있는 협력국으로 보는 경향이 나타났다. / 퓨리서치센터

퓨리서치센터는 중남미와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중소득 국가 17곳을 대상으로 미국과 중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인식도 조사했다.

응답 비율의 중간값을 보면 미국이 다른 나라의 일에 많이 개입한다고 답한 비중은 75%였다. 중국이 다른 나라의 일에 개입한다고 본 비중은 45%였다. 조사 대상 대부분의 국가에서 미국을 중국보다 더 많이 개입하는 국가로 평가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중국을 신뢰할 수 있는 협력국으로 본 응답이 72%로 미국의 46%보다 높았다. 중국이 자국과 같은 나라의 이해관계를 국제정책에 반영한다고 본 응답도 64%로 미국의 42%를 앞섰다.

파키스탄에서는 중국이 신뢰할 수 있는 협력국이라는 응답이 84%, 미국은 36%였다. 반대로 필리핀에서는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 협력국으로 본 응답이 81%로 중국의 42%보다 높았다.

퓨리서치센터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에 대한 평가는 개선된 반면 미국에 대한 평가는 악화하면서 다수 국가에서 양국의 호감도 순위가 뒤바뀌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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